노트북을 구매할 때 적당한 가격, 적당한 무게, 적당한 성능을 지닌 모델을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물론 가벼운 문서작업만 할 계획이라면 적당히 마음에 드는 최신 울트라북을 구매하면 충분하죠. 하지만 어느 정도 그래픽 성능도 필요하지만 휴대성도 있어야 한다면 예산이 엄청나게 높아져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트북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 어렵고 적당한 성능이 필요할 경우 전 개인적으로 15W 급 U프로세서와 MX150 GPU의 조합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 리뷰하게 될 에이서의 아스파이어5도 이런 조합의 전형적인 가성비 노트북입니다. 특히 국내에서 출시된 노트북 중 가장 먼저 8세대 위스키레이크 U프로세서를 사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벤치마크 자료에서도 설명했지만, 기존 i5-8250U와 같은 카비레이크-R 프로세서는 사실상 7.5세대 CPU라고 보는 게 맞죠. (지금까지 모두가 편의상 8세대라고 지칭하긴 했지만요)
그래서 이번 리뷰를 통해서 과연 위스키레이크 프로세서가 카비레이크-R에 비해 유의미한 성능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아스파이어5 노트북이 가격/무게/성능 밸런스를 잘 잡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아요 : 가격 / 발열 / 확장성 / 포트구성
애매해요 : 배터리 / 사운드 / 내구성
싫어요 : 디스플레이 / 카메라 / 업그레이드가 필수
주 타깃층 : 고성능 노트북이 필요하지만 예산이 부족한 경우
한 줄 결론 : 가성비로는 거의 최강급
목차
1. 스펙 & 가격
2-1. 외관 & 포트구성
2-2. 내구성 & 내부구조
3. 키보드 & 트랙패드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5. 성능 & 발열
6. 배터리
7. 총평
1. 스펙 & 가격
전에 리뷰한 에이서 스위프트3 SF314 (MX150) 모델과 매우 유사한 스펙과 가격 구성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디스플레이 크기, 8세대 위스키레이크 프로세서 정도겠네요. 심지어 가격도 스위프트3 모델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스위프트3보다 큰 디스플레이를 원할 경우 유효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 램이 4GB라는 것이 단점이지만, 듀얼 so-DIMM 슬롯이 있기 때문에 원할 경우 램을 최대 32GB까지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요즘 램값도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스스로 램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구조는 매우 반가운 부분이죠.
사실 가벼운 울트라북을 구매하지 않고 굳이 MX150 GPU가 달린 노트북을 구매한다는 것은 조금 무거운 작업이나 게임도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런 용도로 램 4GB는 많이 부족합니다. 최소 8GB나 16GB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권장 드리기 때문에 구입 시 가격에 업그레이드 비용도 꼭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2-1. 외관 & 포트구성
디자인은 특별히 이쁘다고 하기는 힘들 정도로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지적할만한 부분이 없는 무난함이 특징입니다. 상판과 팜레스트는 헤어라인 알루미늄 재질이고 하판은 플라스틱입니다. 사실 하판은 평소에 눈에 자주 띄는 부분도 아니고 무릎 위에 올려놓고 사용할 때 뜨겁게 느껴지지 않아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색상은 총 3가지 종류가 있는데, 레드가 매우 강렬한 게 인상적이네요. 레드는 취향을 많이 탈거 같고 블랙이나 실버는 둘 다 무난한 느낌입니다.
무게는 스펙시트보다 살짝 가볍게 측정됐습니다. 15.6인치 노트북에 별도 GPU가 달린 모델 치고 1.75kg 면 타협 가능한 무게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LG그램과 같이 가벼운 15.6인치 노트북도 있긴 하지만 가격 차이가 2배 이상이고 별도의 GPU가 없어서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에서는 LG그램이 확실히 더 불리하죠.
포트 구성은 칭찬해주고 싶네요.. 특히 요즘 노트북들이 많이 생략하는 랜 포트, SD카드 슬롯을 추가해줬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사진, 영상 편집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는 SD카드 슬롯의 존재가 정말 가뭄의 단비 같죠.
한가지 유의할 점은, 우측에 있는 2개의 USB-A 포트는 2.0버전이기 때문에 파일 전송속도가 느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포트들은 마우스, 프린터와 같은 주변기기 연결용으로 사용하시고 외장 하드는 좌측의 USB-A 3.0 포트를 이용하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2-2. 내구성 & 내부구조
비교적 저가형 노트북이기 때문에 엄청난 마감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 욕심이긴 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전에 리뷰했던 스위프트3 SF314 모델보다 마감 면에서는 더 만족스러웠네요. 알루미늄 상판이나 테두리 마감도 스위프트3와 달리 거친 느낌이 전혀 없이 매끄러웠습니다.
사실 스위프트3 당시에도 가격을 생각하면 그냥 납득 가능한 수준이었는데, 이 정도면 가격 대비 기대 이상의 마감이라 평가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판이 플라스틱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하판 디자인은 크게 신경 쓰는 부분은 아닙니다. 오히려 실용적인 면도 조금 있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고급 노트북은 디자인의 일관성을 위해서라도 하판도 상판과 동일한 재질로 사용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스파이어5에게 그런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가혹할 것 같군요.
내구성은 평범한 수준으로 느껴집니다. 스위프트3보다 긁힘에 조금 더 강할 것 같은 마감이라 안심이지만 여전히 상판 눌림이나 화면 뒤틀림이 제법 있는 편입니다. 강한 압력에 의한 손상에는 취약할 것 같으니 조심해야겠네요.
대여받은 유닛이기 때문에 하판 개봉은 불가능해서 내부구조를 상세하게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서 내부 구조를 대강 짐작해보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열어본 것은 아니라 확실하게 말하긴 힘들지만 배터리 옆에 빈 공간이 많은 점이 아쉽네요. 배터리를 조금 더 크게 넣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냉각용 팬과 히트파이프가 한 개인 구조라 발열이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하판의 통풍구가 크고 히트파이프 자체가 굵어서인지 예상외로 발열제어 성능이 괜찮았습니다.
램과 저장소 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아스파이어5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데, 엑스레이 사진으로 미루어보면 스위프트3와 절차가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습니다.
3. 키보드 & 트랙패드
키보드는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나름 넘버 패드도 있고 키 배열도 치명적인 결함은 없어 보이네요. 단, 넘버 패드 활성화 상태에서는 Home / End / PgUp / PgDn 버튼을 누르기가 조금 번거롭다는 점이 조금 거슬렸습니다.
키감 자체는 조금 조용하고 촉각적인 피드백이 살짝 부족한 편입니다. 키 트래블도 1.5mm 이하 정도로 추정되는데, 타이핑 도중 내가 진짜로 키를 눌렀는지 안 눌렀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래도 1~2시간 사용 후에는 문제없이 잘 적응해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성비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키보드 백라이트도 지원된다는 점은 칭찬해줘야겠네요. 밝기 단계 조절은 불가능하지만 백라이트는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사용성은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트랙패드는 이 가격대 노트북 중에서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스위프트3 리뷰 당시에도 트랙패드의 감도나 촉감은 괜찮지만 클릭음이 조금 저렴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유일한 불만이었는데, 아스파이어5의 트랙패드는 클릭 소리도 부드러워서 보다 사용감이 좋았습니다.
트랙패드의 높이는 충분하지만 옆으로 조금 더 크게 만들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쉽게도 아스파이어5는 지문인식 센서가 없습니다. 사실 이 가격대에서 바랄만한 스펙은 아니지만 의외로 스위프트3에는 지문인식기가 있어서 기분이 좋았었죠.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디스플레이는 아스파이어5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물론 과거 가성비 노트북에서 주로 사용하던 극악스러운 720p TN 패널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긴 하지만요. 나름 IPS 패널이라 시야각은 괜찮지만 색상 재현력이나 최대 밝기는 확실히 부족한 느낌입니다.
물론 저가형 IPS 패널에 색상 재현력이 낮은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디스플레이 색상 설정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모든 색이 탁해 보인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인 것 같네요. 디스플레이 색상 교정 후에는 그래도 일상적인 사용에서는 큰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최대 밝기는 250nits 정도인데, 실내에서 사용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제 리뷰 유닛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두운 환경에서 빛샘이 제법 있는 편이었습니다. 정말 어두운 환경에서 어두운 화면을 띄우는 것이 아닌 이상 관찰하기는 힘들지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웹캠은 자글자글한 720p 카메라입니다. 물론 노트북에서 웹캠 성능을 기대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혹시라도 사용할 계획이 있다면 화상채팅 외의 용도로는 사용하기 힘들 정도로 자글자글합니다.
사운드는 그냥 체급에 비해 평범합니다. 최대 볼륨도 불만스러운 수준은 아니고 여느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베이스는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5. 성능 & 발열
복잡한 점수 얘기를 건너뛰고 얘기하자면, 일반적인 문서, 인터넷 작업 용도로는 부족함 없는 성능입니다. 다만 램 4GB로는 멀티태스킹 중에 성능 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램은 꼭 업그레이드해서 사용하시길 권장 드립니다.
MX150 GPU가 있기 때문에 간단한 동영상 편집이나 게이밍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죠. 물론 그래픽 작업이나 게임을 전혀 하지 않을 계획일 경우 MX150이 없는 아스파이어5 모델도 있기 때문에 본인의 용도에 따라 정해야겠죠.
내장 그래픽과 MX150 GPU와의 그래픽 성능 차이는 하단의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다 강력한 CPU를 사용한 고가 울트라북도 게임과 같은 그래픽 작업에서는 벤치마크 점수가 MX150이 장착된 저가형 기기보다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비교 목적으로 GTX1050Ti가 장착된 노트북의 점수도 추가했는데, 그래픽 카드에 따라 점수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열 제어는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CPU 모든 코어에 100% 로드를 거는 스트레스 테스트 중에도 코어 온도가 70℃ 내외에서 안정화됐습니다. 아마도 위스키레이크 프로세서가 카비레이크-R 프로세서보다 발열 성능이 향상된 것이 아닐까 싶군요.
최대 터보 클럭도 3.9GHz로 높아졌는데, FireStrike 벤치마크 중에서 CPU 부담이 높은 물리 테스트 구간을 제외하고는 안정적으로 최대 터보 클럭이 유지되는 것이 고무적이네요.
벤치마크 점수로는 기존 카비레이크-R 프로세서와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발열, 최대 터보 클럭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eGPU와 조합해서 사용하면 체감 성능 향상이 더 크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게이밍 성능은 하단의 영상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대부분의 게임은 램 업그레이드로 상당한 프레임 향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6. 배터리
배터리는 살짝 아쉬운 수준입니다. 100% 화면 밝기로 특별히 무거운 작업을 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배터리가 5시간~5시간 반 정도 버텨줬습니다. 물론 게임이나 동영상 편집 작업을 하면 2시간 반도 버티기 힘들어했고요.
내부 구조로 보면 배터리를 조금 더 넣을 공간이 있었는데, 기기가 조금 더 무거워지더라도 더 큰 배터리를 장착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충전 속도는 평범합니다. 53% 충전하는데 1시간 43분이 걸렸네요. 65W 충전기 치고는 조금 느린 감이 있지만 충전 속도가 과도하게 빠르면 배터리 수명에도 지장이 있으니 그냥 납득하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충전기 무게는 308g으로 측정됐는데, 특별히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무게라고 생각되네요.
아쉽게도 USB-C 포트를 통한 충전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전용 충전기를 꼭 들고 다녀야 합니다. 배터리 지속시간이 5시간이면 충전기를 아예 집에 두고 다니기에는 조금 아슬아슬한 정도라서 USB-C 충전 미지원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네요.
7. 총평
당연히 아스파이어5는 완벽한 기기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가격대에서 휴대성과 성능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노트북이 그렇게 흔하지는 않기도 하죠.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래픽 작업 성능도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아스파이어5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비레이크-R에서 위스키레이크 프로세서의 세대가 변한 부분에 대해서는 성능 상 큰 체감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인텔 CPU에서 보안으로 문제가 됐던 멜트다운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진 세대이기 때문에 현재 15W 급 노트북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위스키레이크 모델로 구매하는 것을 권장 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가성비 제품이 그렇듯이, 단점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구매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디스플레이, 배터리 외에는 크게 불만스러운 부분은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타협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면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구매가 될 것이라는 결론과 함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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