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벼운 노트북 추천해주세요” 하면 99%는 LG 그램을 추천받게 될 것이다. 그램 라인업은 기존에 LG의 프리미엄 노트북인 Z 시리즈에서 시작됐는데, Z940부터는 1kg 이하로 경량화에 성공해서 “그램”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됐다.
물론 경량화를 위해서 내구성, 배터리, 키보드 백라이트 등 많은 부분에서 타협을 해야 했지만, 당시에는 무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혁신적인 노트북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이후에 2015년에는 14인치 모델을, 그리고 2016년에는 15인치 모델마저 1kg 이하로 경량화하는데 성공해낸다. (사실 15인치가 1kg 이하라는 것은 지금도 놀라운 일이다)
2017년 이후의 그램 시리즈는 큰 변화를 겪지는 않았지만 경량화하느라 포기했던 기능들을 조금씩 보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2018년에 출시된 Z980 모델은 이전 기기들에 비해 많은 부분들이 개선돼서 기존 그램 시리즈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문제들이 많이 해결됐다.
그램 노트북을 구매하려고 하면 모델명이 가장 헷갈리게 되는데, 이건 분명 개선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18.09.27 추가 : 맨 뒤에 “K”는 내수용이라는 표시이고, 그 앞에 붙는 “I”와 “B”가 색상입니다. 13인치 그램은 검은 색상이 없어서 별도의 색상 표기가 없는것 같네요.)
이번 리뷰에 사용하게 된 모델이 바로 위의 예시에 사용된 2018년형 13인치 8세대 i3 모델이다. 혹시라도 더 고사양이 필요하거나 터치스크린, 혹은 썬더볼트3 포트가 필요할 경우 모델명을 꼭 잘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요 : 무게 / 디자인 / 배터리 / 확장성
애매해요 : 가격 / 내구성 / 키보드
싫어요 : 발열 / 사운드 / 충전기
[ 리뷰 구성 ]
1. 스펙
2-1. 외관 & 포트구성
2-2. 내구성 & 내부구조
3. 키보드 & 트랙패드
4. 디스플레이 & 카메라
5-1. 성능 : 벤치마크 & 발열
5-2. 성능 : 일상사용 & 게이밍
6. 배터리
7. 가격 & 총평
[ 1. 스펙 ]
LG 그램 13인치는 펜티엄 / i3 / i5로 나눠진다. 이 때문에 13인치 그램 중에서는 i3가 엄연히 “중급” 모델이다.
8세대 U프로세서들은 7세대에 비해 물리적인 코어가 늘어났지만 공정에는 변화가 없어서 비교적 발열이 심한 편인데, 13인치 그램은 i7-8550U의 발열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사양 구성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특징적인 부분은 SSD 슬롯과 램 SODIMM 슬롯이 2개씩 있어서 필요에 따라 업그레이드가 용이하다는 것인데, 경량화를 핑계로 메인보드에 램을 부착해서 업그레이드 불가능하게 만들고 SSD 슬롯도 하나밖에 제공해주지 않는 13인치 울트라북들에 비해서는 엄청난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심지어 경량 노트북의 대표주자인 LG 그램이 이런 확장성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다른 노트북 제조사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18.09.27 : 정확히 말하면 RAM이 메인보드에 용접된 것은 아닙니라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게 부착된 것이지만 해외 리뷰에서 soldered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저도 무의식적으로 “용접”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ㅜ.ㅜ)
[ 2-1. 외관 & 포트구성 ]
박싱은 엄청 감동적이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평이한 수준이다. 기존 LG 그램 시리즈는 상판의 좌측 상단에 LG 로고가 있었는데, 2018년도 모델부터는 정중앙에 gram 로고만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이 디자인이 더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정품 파우치와 키스킨이 구성품에 포함돼있다는 사실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막상 제품을 구매하고 이런 액세서리들을 별도로 구매하려면 매우 번거롭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외관은 매우 깔끔하고 베젤도 매우 작은 편이다. 카메라도 베젤의 하단부 같은 이상한 위치에 있지 않으니 합격.
약간 사소한 불평을 하자면, 키보드 주변에 붙어있는 각종 스티커들이 매우 지저분해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인텔 스티커를 제외하고는 매우 저렴한 느낌의 스티커여서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스티커를 제거하고 사용하는 것이 깔끔할 것 같다.
LG 그램의 특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무게인데, 처음 그램을 들어 올리게 되면 노트북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 직접 무게를 측정해본 결과 스펙시트보다 더 가벼운 955g으로 측정됐다. 추가 M.2 SSD까지 장착한 상태인데도 이렇다니…
하여튼 이 정도 무게면 가방에 넣지 않고 파우치에만 넣고 손으로 들고 다녀도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가벼운 무게를 위해 희생하는 부분도 많지만 휴대성을 이렇게 극대화한 것은 누가 뭐래도 칭찬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트 구성은 울트라북 치고는 꽤나 알찬 편이다. USB-A 포트 2개와 USB-C 포트 1개를 챙겨서 주변기기를 연결하는데 특별한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USB-C 포트가 썬더볼트3를 지원했으면 좋을 텐데, 일부 15인치 모델의 그램에서만 지원된다.
개인적으로 마이크로 SD 슬롯보다는 카메라에 사용되는 일반 SD 슬롯을 선호하지만, 이 부분은 취향 문제일 것 같다. 드라이브 속도가 조금 느려도 상관없다면 대용량 마이크로 SD 카드를 상시 넣어둬서 보조 저장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SSD 추가 장착보다 저렴하고 덜 번거롭긴 하다.
(18.09.27 추가 : 켄징튼락의 정확한 발음이 켄싱턴락 이였군요. 혼란스러운 표기법 사과드립니다.)
한가지 궁금한 점은 USB-C 포트가 충전도 지원되는데도 왜 굳이 전용 충전기와 포트를 따로 사용했냐는 것이다. 차라리 정품 충전기를 USB-C 규격으로 만들어주고 본체에 충전포트 대신 USB-C 포트를 하나 더 추가해줬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 2-2. 내구성 & 내부구조 ]
그램 시리즈의 몸체는 마그네슘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때문인지 일반적인 알루미늄보다는 플라스틱에 가까운 촉감이다. 그래도 전반적인 촉감이나 외형은 충분히 프리미엄 하다는 느낌이 든다.
마그네슘 합금 위의 도색이 제법 먼지가 잘 묻는 질감인데, 장기간 사용하면 이 때문에 하얀색 도색이 일부 변색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걱정이다. 긁힘에도 취약할 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에 동봉된 파우치를 꼭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힌지는 부드러우면서도 고정력이 좋다. 이렇게 가벼운 본체에 한 손으로 열리는 무게 중심을 잡기 쉽지 않은데, 한 손으로도 매우 부드럽게 열린다. 쉽게 열리는 노트북 중에서 힌지의 고정력이 약한 경우가 많은데, 그램은 무릎 위에 놓고 거칠게 타이핑해도 화면이 쉽게 흔들리는 일이 없었다.
이전 그램 모델들은 경량화를 위해 마그네슘 합판이 얇아서 키보드 주변부 흔들림이 많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이번 2018년도 모델은 이 부분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 보이는 정도의 눌림은 대부분의 울트라북에서 관찰되는 수준이다.
그리고 디스플레이도 전작에 비해 많이 튼튼해졌다. 2017년도 이전의 그램 모델 리뷰 영상들을 보면 디스플레이가 마치 춤추는 허수아비 풍선처럼 웨이브를 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나 본체가 너무 과도하게 뻣뻣하면 낙하 충격에 쉽게 깨져버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노트북에 약간의 탄성이 있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리뷰용으로 대여받은 기기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내부 개봉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13인치 신형 그램의 내부 사진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15인치 사진으로라도 참고해보도록 하자.
사실 이런 경량 모델에서 램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SODIMM 구조인 경우도 거의 없고, M.2 SSD 슬롯도 보통 1개인 것을 감안하면 확장성은 매우 칭찬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량이 모자라면 추가 SSD를 구매하면 되고, 램이 모자라면 교체가 가능하다.
배터리도 동급 13인치 울트라북이 50~60Wh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넉넉한 크기이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8세대 U프로세서가 이전 세대에 비해 발열이 많이 심한 편인데, 냉각용 팬과 히트 파이프가 1개씩밖에 없다는 것이다. 팬과 파이프가 2개씩인 울트라북들도 8세대 U프로세서의 발열을 잡기 매우 힘들어하는 것을 고려하면 필히 발열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쿨링용 장치를 추가했으면 아마도 기기 무게가 1kg이 넘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평상시에 스로틀링이 조금 걸리더라도 상관없을 정도의 가벼운 작업만 할 경우에는 체감이 되지는 않겠지만 혹시라도 썬더볼트3가 지원되는 15인치 모델을 eGPU에 연결할 생각이라면, CPU의 발열 때문에 매우 불규칙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 3. 키보드 & 트랙패드 ]
크기에 비해서 키 트래블은 넉넉하게 느껴진다. 정확한 스펙 정보를 구할 수는 없지만 체감상 1.2~1.5mm 사이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2016년 모델에는 키보드 백라이트가 없었는데, 이런 불만스러운 점들도 점차 개선해줬다는 부분도 칭찬해주고 싶다. (스마트폰도 이렇게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보지…)
유일한 단점은 키 캡이 매우 가볍고 살짝만 눌러도 작동된다는 것, 그리고 눌렀을 때 촉각적인 피드백이 조금 약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도 무게를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2017년도 후반 모델에는 지문인식 센서가 트랙패드에 위치해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지문인식 센서를 트랙패드에 부착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일상 사용에 있어서 매우 거슬리는 위치인데 왜 저기에 배치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다행히도 이번 모델은 전원 버튼이 지문인식 센서와 합쳐져 있는데, 노트북을 켤 때 지문 인식을 시켜놓으면 부팅 후에 알아서 로그인까지 자동으로 해준다. 인식률도 손이 지저분하거나 젖은 상태만 아니라면 항상 문제없이 잘 인식한다.
개인적으로 전원 버튼이 Delete 키와 Backspace 사이에 위치할 경우 실수로 누르는 경우가 많아서 매우 싫어하는 배치이지만 LG 그램은 전원 버튼이 다른 키보다 함몰되어 있어서 실수로 누르는 사고가 거의 없었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 신경 쓴 흔적들이 매우 만족스럽다.
트랙패드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트래킹이나 클릭 감도도 좋고 클릭음이 과하게 시끄럽지 않다. 드라이버도 최상으로 쳐주는 프리시전 드라이버라서 멀티 터치 제스처도 모두 문제없이 인식된다.
맥북이나 델 XPS와 같이 트랙패드가 유난히 뛰어난 제품보다는 트랙패드 감도가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평균 이상의 성능이다. 일반적인 문서 작업은 마우스 연결 없이도 문제없이 할 수 있을 정도.
[ 4. 디스플레이 & 카메라 ]
디스플레이도 프리미엄 울트라북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참고로 원할 경우 터치스크린 옵션도 추가 가능하니 입맛에 맞게 선택도 가능하다.
본 리뷰에 사용된 유닛은 초기 색온도가 약간 노란 편이었는데, 이 부분은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취향에 맞게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최대 밝기는 310nits 정도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환경에서 밝기 때문에 불편할 일은 없다. 색상 재현력도 sRGB 98% 수준이라 만족스럽다. sRGB 99%인 HP 스펙터 X360과 바로 옆에 두고 봐도 색감이 밀리는 느낌이 없다.
색 대비는 조금 떨어지는 느낌인데, HP 스펙터 X360에서는 각 색 사이에 있는 미세한 구분선들이 더 잘 구분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정도면 전혀 불만을 가질 수준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빛샘 현상은 거의 없다. 매우 어두운 환경에서 좌측 상단에 약간의 빛샘이 보였지만, 이 정도로 극한의 환경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다.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빛샘을 느끼기는 힘들다.
전면 카메라는 노이즈가 매우 심한 720p의 화상채팅용 카메라다. 그냥 상대방에게 얼굴이 보인다 정도지 이걸 이용해서 무슨 사진을 찍을 생각은 하지 말자.
그래도 작년 모델에는 베젤 공간이 적다고 힌지에 카메라를 넣었는데, 이번에는 얇은 베젤에 어떻게든 카메라를 넣어준 사실만으로도 칭찬해줄 수 있다. 어차피 노트북의 카메라 품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많이 없을 거라 생각하니…
[ 5-1. 성능 : 벤치마크 & 발열 ]
8세대 U프로세서는 i3와 i5의 성능 차이가 유독 심한 편이다. i3는 이전 세대의 U프로세서처럼 듀얼코어 구조인데, i5-8250U부터는 물리적인 코어가 4개인 쿼드코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8세대 U프로세서 기반 울트라북은 어지간하면 i5 모델로 구매하라고 권하겠지만, 이번 LG 그램 i3-8130U의 벤치마크 결과를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게 됐다. 그 이유는 바로… 발열제어가 너무나도 안되기 때문이다.
Cinebench 점수부터 보자면, 이전 7세대의 i7-7500U와 비슷한 300 초반대의 점수가 나왔다. i3 주제에 바로 전 세대 i7과 맞먹는 점수라니… 8세대 CPU가 발열 심한 것만 제외하면 성능 향상은 정말 엄청나긴 한 것 같다. 레퍼런스로 i5-8250U의 Cinebench 점수도 첨부했는데, 이는 발열이 어느 정도 잘 해소되는 기기에서 측정한 값이다.
생각보다 높은 점수에 신나게 발열 테스트를 해보러 XTU로 향했지만… 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i3-8130U는 듀얼코어이기 때문에 8세대의 악명 높은 발열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야 정상이다. 이 프로세서의 최대 터보는 3.4GHz인데, 위에 언급한 내부 냉각 구조와 LG 그램 바이오스의 보수적인 발열 정책 때문에 2.9GHz 이상 클럭이 올라가지 못한다. 아예 발열제어에 자신이 없어서 최대 터보를 3.0GHz에 락을 걸어버린 듯한 모습이다.
장점이라면, 쿨링팬 돌아가는 소리가 매우 정숙하다. 처음에는 돌아가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본체에 귀를 가까이 대봐야 했을 정도이니… 사실 i3-8130U 정도면 쿨링팬과 히트 파이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발열 해소가 됐을 건데 LG가 정숙성에 무리하게 욕심을 낸 것 같다.
그래도 클럭 속도가 들쑥날쑥하는 스로틀링 현상까지는 없으니까 일단은 넘어갈 수 있지만 이 정도 발열제어면 i5-8250U 모델부터는 스로틀링이 매우 심하게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어차피 고성능 프로세서를 사용해도 최대 성능을 뽑지 못할 거, LG 그램 13인치는 어지간해서 그냥 i3-8130U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발열 구조상 추가적인 취약점은, 냉각을 위한 공기의 흡입구와 배출구가 동일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배출구로 나온 뜨거운 공기가 다시 흡입구로 일부 순환되는 매우 좋지 않은 구조다. 하판에 따로 배기구를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는 유리하긴 하다만…
여러모로 발열제어 능력은 낙제점이다. 이럴 거면 그냥 저전력 Y프로세서를 써서 냉각팬이 없는 구조로 설계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가지 위안을 삼자면, 가벼운 문서작업이나 웹서핑 중에는 발열로 인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 아니더라도 심한 멀티태스킹이나 CPU 부하가 조금이라도 높은 작업을 하면 성능 하락을 느낄 수는 있을 정도다.
노트북으로 게임을 할 것이 아니라면 큰 의미는 없겠지만, 3D Mark 점수도 참고해보도록 하자.
벤치마크 중 키보드의 “F5” 부근이 가장 뜨겁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불쾌할 수준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40℃ 이하면 합격) 후면은 41℃까지 올라갔지만 이 역시도 용인 가능한 수준 내라고 생각한다.
내부에서 발생한 열을 밖으로 전달시키지 않고 고이 안에서 간직하고 있나 보다…
와이파이 테스트는 5GHz 기준으로는 전혀 문제없었다. 2.4GHz 와이파이는 조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는데, 워낙에 혼선이 잦은 주파수이기 때문에 환경에 따라 오차가 많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도록 하자.
신호 수신 감도도 평균적인 노트북보다 멀리까지 안정적으로 잘 잡히는 모습을 보여줬다.
[ 5-2. 성능 : 일상사용 & 게이밍 ]
문서작업, 웹브라우징, 간단한 사진 편집과 같은 기본적인 작업은 문제없이 돌아간다. 하지만 위의 발열 문제와 i3-8130 CPU의 성능 한계로 인해 과도한 멀티태스킹 시에는 느려지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리뷰할 때 항상 “과도한 멀티태스킹”이 어느 수준인지 설명하는 게 힘든데, 일단 영상으로 확인해보도록 하자.
인터넷 창을 갑자기 10개 정도 한꺼번에 띄우니까 CPU 사용률이 100%를 찍으면서 힘겨워한다. 하지만 로딩이 끝난 창은 부드럽게 스크롤링이 가능했고, 상식적인 선 내에서 사용하면 별다른 막힘없이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장착된 SSD는 NVMe는 아니고 일반적인 SATA3 SSD인데, 성능은 그냥 일반적인 수준이다. 그리고 구매할 때 유통사에서 추가로 SSD를 하나 더 장착해줬는데, 성능이 제법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제품 수령 전에 유통사를 통해 SSD를 추가 장착 요청을 하면 성능이 좋은 것을 끼워주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스펙에도 신경을 뜬다면 직접 SSD를 구매해서 장착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여튼 추가 장착된 D 드라이브의 쓰기 속도가 느린 것은 LG의 잘못이 아니지만 참고가 될만할 거 같아서 추가했다.
사운드 성능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사실 스피커의 성능은 무게에 비례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도 있다. 스마트폰 외장 스피커보다는 낫지만 울트라북 평균에 비해서 사운드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기는 한다.
게임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일부 사양 덜 타는 타이틀은 실행 가능하다. 롤은 초반에도 1080p 중간 옵션에도 무난히 60FPS 이상 찍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옵션 타협만 한다면 쾌적하게 플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버워치와 디아블로3는 720p에 최저사양으로 돌려도 프레임이 30 이하로 떨어지는 순간이 많다. 이 정도면 “실행이 된다”에 의미를 두는 것이지 원활하게 플레이하기는 힘들다고 봐야겠다. 특히 오버워치는 게이밍 영상 녹화까지 하려니 CPU가 너무 힘들어해서 불가피하게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언제나 강조하지만, 노트북으로 게임까지 곁들이려면 최소한 i5-8250U 이상에 최소 MX150급 그래픽 카드가 장착된 모델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발열 제어가 잘 되는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 6. 배터리 ]
무게와 더불어 2018년도 그램의 최고 장점 중 하나다. 그램 시리즈의 초창기 시절에는 무게 때문에 배터리 용량이 많이 희생됐기 때문에 배터리가 가장 큰 약점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해당 부분을 꾸준히 보완한 LG를 칭찬해줘야 할 것 같다. 1kg 이하의 무게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배터리 시간은 어찌 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긴데, 테스트하는 과정이 너무 오래 걸려서 힘들었을 정도이다. 결론만 요약하자면 80% 화면 밝기로 유튜브, 인터넷, 블로그 포스팅 작업을 했을 때 배터리가 약 13시간 정도 지속됐다. 1시간을 써도 10%가 안 빠지니… 쓰다가 지친다.
그런 반면 충전은 조금 느린 편인데, 배터리 크기에 비해 48W 충전기는 조금 약하지 않나 싶다. 5%에서 80%까지 1시간 45분이 걸렸고, 100%까지 완충되는 데는 2시간 10분이 걸렸다.
백번 양보해서 충전이 느린 건 이해한다 쳐도, 이 정도 W에 왜 이리 충전기가 큰지 모르겠다. 65W 짜리 충전기와 비교해도 크기가 비슷하게 느껴지고, 심지어 길쭉해서 휴대도 불편하다.
배터리 지속시간이 10시간이 넘으니 어지간해서 하루 만에 방전시킬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집에 돌아와서 자기 전에 충전하는 것만 까먹지 않으면 충전기는 집에 놓고 다녀도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트북 자체가 가벼운 데다가 충전기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LG 그램이 노트북 중 휴대성이 가장 뛰어나다 해도 무리가 없지 않을까 싶다.
혹시라도 충전기를 들고 다녀야 하더라도 노트북 본체와 충전기 무게를 합쳐도 어지간한 울트라북보다 가볍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굳이 USB-C PD 지원으로 인해 충전이 가능하게 만들어놓고 왜 굳이 전용 충전 포트를 유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냥 USB-C 포트를 하나 늘려주고 USB-C 충전기를 줬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65W 짜리 USB-C 충전기로 충전해보니 기존 정품 충전기보다 조금 빠르게 충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품 충전기가 정 마음에 안 들면 적당한 USB-C 노트북 충전기를 구매해도 된다. 굳이 별도로 구매한다면 델의 XPS13 9370 충전기를 추천한다. 이쁘고 콤팩트하고 선 정리도 용이하다. (광고 아님)
[ 7. 가격 & 총평 ]
사실 LG 그램 시리즈는 성능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기는 하다. 하지만 무게와 배터리로 얻게 되는 휴대성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범위 내이다. (사양에 따라 약 100~140만 원)
과거 모델에서 고질적으로 지적되던 내구성, 배터리, 카메라 & 지문인식 센서 위치와 같은 단점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면서 그램의 아이덴티티인 “무게”도 지켜냈다는 점은 다시 한번 칭찬해줘도 될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발열 구조를 개선하고 모든 모델에 썬더볼트3 포트를 달아줬으면 좋겠지만… 아마도 2019년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울트라북들은 USB-C 충전기에 썬더볼트3 포트가 기본 사양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오로지 무게를 위해 이라는 콘셉트로 시작해서 대히트를 쳤지만 그 이후 별다른 개선 없이 게으른 모습을 보여주는 델의 XPS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자세다.
아직도 발열이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지만, 노트북을 구매할 때 휴대성을 중시한다면 사실 다른 합리적인 대안이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여전히 추천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단, 발열로 인한 한계는 명확히 인지하고 본인의 작업 로드에 따라 구매 결정을 하는 것도 잊지는 말자.
그램에 대한 리뷰와 후기는 넘쳐나지만 정확히 LG 그램 시리즈의 정확한 장단점에 대한 내용이 부족해서 언제 한번 소개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제품 대여가 들어와서 이번 리뷰를 작성할 수 있게 됐네요. 다시 한번 “배자몽”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부디 오래오래 만족스럽게 사용하시길…
'리뷰 > 노트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이수스 젠북 UX433 – 제로 베젤에 도전하다 (0) | 2021.02.14 |
---|---|
에이서 아스파이어 5 – 가성비 위스키레이크 노트북 (0) | 2021.02.14 |
디클 클릭북 D141 메탈 – 멀리서 보면 고급, 가까이서 보면 보급 (0) | 2021.02.14 |
에이서 프레데터 헬리오스 500 – 시즈모드 준비 완료 (0) | 2021.02.13 |
HP 엘리트북 755 G5 – 라이젠의 승리 (0) | 2021.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