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노트북

MSI GT76 GT Titan 리뷰 – 진격의 거인

게사장(crabbyreview) 2021. 2. 1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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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은 태생적으로 휴대성이 강조된 기기입니다. 이 때문에 무게, 크기와 같은 요소가 상당히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는 제품군이죠. 하지만 가끔은 휴대성을 포기하고서라도 성능을 극대화 시키는 하이엔드 모델도 존재합니다.

 

MSI의 타이탄 시리즈는 이런 육중한 고성능 노트북의 전통적인 강자였습니다.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노트북” 이라는 폼팩터 내에서 얼마나 극한의 성능을 뽑아낼 수 있는지 제조사끼리 경쟁하는 의미도 있는 플래그십 개념의 제품군이기도 하고요.

 

 

과연 이번에 내부 설계와 외부 디자인이 완전히 리비전된 신형 GT76 타이탄 모델은 어떤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좋아요 : 성능 / 디스플레이 / 확장성

애매해요 : 사운드 / 트랙패드

싫어요 : 가격 / 휴대성

한줄평 : 노트북계의 성능 종결자, 하지만 들고 다닐 생각은 하지 마세요

 

본 리뷰는 MSI에서 대여 받은 제품으로 작성했습니다.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 받았으며, 모든 내용은 제 주관대로 서술할 자유를 보장받았음을 밝힙니다. 해당 제품은 마케팅 샘플 제품으로 실제 판매 제품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목차 ]

 

1. 스펙 & 가격

2-1. 외관 & 포트구성

2-2. 내구성 & 내부구조

3. 키보드 & 트랙패드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5. 성능 & 발열

6. 배터리

7. 총평

 


1. 스펙 & 가격

 

 

누군가에게 위의 스펙시트를 보여주면 데스크탑 사양 구성일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네요. 보통 게이밍 노트북은 45W 등급의 i7-9750H, 혹은 정말 고사양으로 가더라도 i9-9980HK 정도를 사용하는 반면, GT76 타이탄 모델은 고사양 데스크탑에서 사용되는 95W 등급의 i9-9900K를 장착하고 있으니…

 

그 외에도 넉넉한 포트, 용량과 메모리 확장 슬롯을 보면 노트북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GT76 모델을 단순히 노트북이라고 생각하면 무겁다고 느껴지겠지만, 오히려 스펙을 짚어보면 이 정도 사양이 노트북의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물론 그만큼 GT76의 가격은 일반 소비자가 엄두도 내기 힘들 정도로 어마무시합니다. 과연 이런 수준의 고사양 노트북이 데스크탑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가격표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2-1 외관 & 포트구성

 

 

개인적으로 GT76 모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디자인 때문입니다. 과거의 타이탄 시리즈는 MSI 특유의 검정, 빨강 조합이어서 다소 최근 트랜드에 뒤떨어지는 느낌이었던 반면, 이번 신형 모델은 깔끔한 은색 알루미늄 외관으로 재단장한 모습입니다.

 

실물을 보기 전까지는 델의 에일리언웨어와 디자인이 비슷한 것이 아닐까 우려했지만, 막상 만져보니 후면 돌출형 구조에 은색이라는 요소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공통점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최근 MSI도 GS65나 PS63 모델과 같이 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제품이 많이 출시되는 것 같네요.

 

 

GT75 모델만 하더라도 “성능을 위해 무게와 디자인을 포기한다”는 느낌이 있었던 반면, GT76 모델은 두께, 재질, 마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물론, 애초에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을 선호한다면 여전히 투박하게 느껴지긴 하겠지만요.

 

하지만 무게는 여전히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4.5kg 수준입니다. 여기에 충전기 무게까지 합칠 경우 6kg를 가볍게 넘어가기 때문에 자주 휴대하고 다니는 용도로 사용하기는 힘듭니다.

 

 

애초에 한 장소에 거치하고 사용하는 것을 염두에 둔 모델이라 포트 구성은 매우 넉넉합니다. 어지간한 사용 패턴으로는 특별한 동글 없이 노트북 하나로 모든 주변기기 연결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USB-C 포트 중 하나는 썬더볼트 인터페이스까지 지원되기 때문에 원할 경우 USB-C 디스플레이나 eGPU 연결도 가능합니다.

 

 


2-2 내구성 & 내부구조

 

GT76는 “타이탄”이라는 이름답게 육중하고 튼튼합니다. 상판과 키보드덱 모두 힘을 줘서 눌러도 거의 휘는 부분이 없었고 힌지도 튼튼하게 느껴졌습니다.

 

일부 MSI 노트북은 힌지의 결합부가 압력을 자주 받는 위치여서 장기적인 힌지 내구도가 문제시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GT76은 힌지가 후면 돌출부에 완전히 고정된 구조라서 파손 걱정은 없을 것으로 보이네요.

 

다만 발열 제어 때문에 하판의 통풍 그릴이 대부분의 하단부 면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하판은 엄청 튼튼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거치형 노트북에서 하판에 압력이 가해질 일은 없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같지만요.

 

 

하판에 무게가 집중되 구조라서 한 손으로 노트북을 쉽게 열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한지 밸런스, 하우징 내구도 모두 특별히 불만스러운 점을 느낄 수 없었네요.

 

 

GT76의 하판 개봉 자체는 쉬운 편이지만, 램과 SSD 슬롯의 일부는 메인보드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완전 분해를 하지 않을 경우 접근할 수 있는 슬롯이 조금 제한적입니다.

 

하판의 나사는 모두 십자 모양이며, PH1 규격 십자 드라이버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하판을 개봉할 수 있었습니다.

 

 

메인보드를 분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2개의 soDIMM 램 슬롯, 1개의 2.5인치 베이, 2개의 m.2 SSD 슬롯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초기 출고 상태에서는 메인보드 반대편 슬롯부터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램이나 SSD 업그레이드만 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임의로 하판을 개봉할 경우 무상 AS가 무효화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3. 키보드 & 트랙패드

 

개인적으로 MSI 노트북들은 전반적으로 타건감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타건음이 시끄럼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촉각 피드백을 제공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네요.

 

키보드와 노트북 테두리의 RGB 기능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언제나 비활성화 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는 도저히 MSI 노트북의 키보드 배열에 적응을 하지 못하겠더군요. 심지어 과거에 GL63 모델을 4개월 정도 메인 노트북으로 실사용 했음에도 불구하고 왼쪽에 윈도우 버튼이 없는 것은 여전히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Fn 키와 윈도우 버튼 기능을 바꿀 수는 있지만, 그것 또한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예 Ctrl 버튼을 작게 만들고 왼쪽에 Fn과 윈도우 버튼을 모두 달아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트랙패드는 의외로 재질과 촉감이 고급스럽게 느껴지지 못했습니다. 특히 별로로 분리된 클릭 버튼은 조금 거칠게 느껴졌고, 이런 구조 때문에 정작 트랙패드의 크기가 예상보다 작았습니다.

 

물론 이런 거치형 노트북에서는 트랙패드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참고해두시기 바랍니다.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GT76은 FHD 144Hz와 4K UHD 60Hz, 2가지 디스플레이 옵션이 있습니다. 제가 테스트한 모델은 4K UHD 60Hz 모델이었다는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노트북을 게임 용도로 자주 사용한다면 FHD 모델을, 영상이나 그래픽 편집 작업 용도로 사용한다면 4K UHD 모델을 추천드리는 편입니다.)

 

가끔 노트북 홍보 문구에 “색상 재현력 100%” 라고 표기된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sRGB 색역만 100%일 뿐, AdobeRGB와 같은 전문가 편집 작업용 색역은 70~80% 수준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GT76의 디스플레이는 실측한 결과 AdobeRGB 100% 까지 확인이 가능했기 때문에 전문적인 사진 보정 용도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심지어 최대 밝기는 홍보 자료에 표기된 400nits 보다 더 밝게 나오는 수준이었으니 디스플레이 품질 면에서는 불만을 가질 부분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 사진 편집 용도로 판매되는 AdobeRGB 100% 등급의 모니터를 별도로 구매할 경우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상당히 칭찬해주고 싶은 구성입니다.

 

 

GT76의 스피커 사운드 품질은 밸런스나 해상력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이 정도 덩치의 노트북에서는 조금 더 큰 최대 볼륨과 베이스 표현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특별히 사운드에 많이 민감하지 않다면 불편함이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 성능 & 발열

 

사실 굳이 비싸고 육중한 GT 타이탄 시리즈를 사용하는 이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능과 발열제어 때문이겠죠. GT76 모델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의외로 벤치마크 점수가 기대보다 낮게 나왔지만, 게임이나 그래픽 렌더링 작업 중에는 고사양 노트북 중에서도 독보적인 수준의 성능으로 측정됐습니다. (어지간한 하이엔드 데스크탑을 상회하는 수준)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대중적인 게임은 물론, 보다 고사양 최신 게임도 최상 그래픽 옵션으로도 우습게 평균 60FPS 이상으로 구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게이밍 노트북은 코어 온도나 전력 제한 때문에 최대 부스트 클럭을 장시간 유지하기 힘들어하는 반면, GT76은 클럭이나 온도가 요동치는 일 없이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네요. 노트북이 아니라 데스크탑 PC를 사용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GT76 외에도 i9-9900K CPU를 장착한 노트북 모델이 몇몇 있지만, 이 정도로 발열 제어가 안정적인 노트북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물론 오버클럭을 통해 성능을 더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GT76은 매끄러운 안정성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순정 상태 클럭으로도 성능에 부족함을 느낄 일이 없기 때문에 오버클럭은 굳이 하지 않는 것을 권장드리고 싶네요.

 

 

게임이나 고사양 작업 중에도 팬 소음이나 표면 온도도 매우 안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팬을 쿨러 부스트 모드로 구동할 경우 소음이 매우 시끄러워지지만, 오버클럭 없이 오버클럭만 하지 않는다면 굳이 해당 기능을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고요.

 

 


6. 배터리

 

GT76은 애초에 배터리 시간을 기대하기 힘든 종류의 노트북입니다. 배터리는 잠시 노트북을 이동할 일이 있을 때에도 전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개념이지, 전원을 연결하지 않은 상태로는 거의 사용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전원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전력 제한 때문에 최대 성능이 많이 떨어지고, 가벼운 작업만 하더라도 배터리 지속시간이 1시간 30분도 버티기 힘들어했습니다. 일반적인 노트북에서 배터리 용량이 90Wh면 매우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GT76의 하드웨어가 워낙에 전력 소모가 심한 탓이겠죠.

 

 

노트북을 10%에서 90%까지 충전하는데 1시간 반 정도 걸렸기 때문에 특별히 충전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전원을 연결해둔 상태로 사용해야 하는 노트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요.

 

GT76의 충전기 역시 일반적이지 않은데, 230W 규격의 충전 어댑터 2개를 병렬로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코드를 제외한 2개의 어댑터 무게만 하더라도 1kg에 육박해서 평소에 노트북과 충전기를 모두 휴대하고 다니는 것은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7. 총평

 

MSI GT76 타이탄의 컨셉은 매우 단순합니다. 노트북이라는 폼팩터 내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죠.

 

그리고 GT76은 최대 성능, 그리고 안정성, 확장성 측면에서 보자면 하이엔드 데스크탑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자랑합니다. 괜히 i9-9900K CPU를 장착하고 발열 감당 안돼서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버릴까봐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설계 안정성도 뛰어난 것으로 보이고요.

 

 

물론,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이런 육중한 노트북이 필요한지 여부는 스스로 잘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데스크탑의 복잡한 연결이 싫거나, 혹은 고사양 워크스테이션의 위치를 가끔 이동해야 되는 작업 환경일 경우에는 유효하겠지만,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외부에서 작업할 일이 많다면 적합하지 않겠죠.

 

노트북이라는 폼팩터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하고 싶은 사용자라면 성능 측면에서는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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