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6가 공개된 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와이파이6의 개념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가 많이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일단 기존 와이파이보다 빠르고 신호가 세다는 정도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와이파이6의 기본 원리와 의미에 대해서 간단히 한번 알아보도록 할게요.
사실은 이번 포스팅은 따로 기획했던 것은 아니고 제가 최근에 와이파이6가 지원되는 공유기를 리뷰할 일이 생겨서... 손쉽게 링크할 수 있는 레퍼런스 자료가 필요해서이긴 합니다 :)
[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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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와이파이의 세대 구분
흔히 "무선 인터넷"으로 알려져 있는 와이파이는 1997년에 개발된 후 1999년 이후부터는 나름 체계적으로 각 세대마다 구분할 수 있는 코드명이 부여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이름 체계가 공돌이 감성이 기반해서인지, 실제 소비자에게는 매우 직관적이지 않은 시스템이었어요.
1~2세대는 802.11a/b, 3세대는 802.11g, 4세대는 802.11n, 5세대는 802.11ac, 6세대는 802.11ax... 이런 식으로요. 흔히 스마트폰 스펙시트에 보면 와이파이 a/b/g/n/ac/6 규격이 지원된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건데, 이건 와이파이 1세대부터 6세대(와이파이6)까지 모두 지원된다는 표시입니다.
그래서 와이파이 연합(WiFi Alliance)에서 최근에 이런 네이밍 체계를 보다 직관적으로 바꿨습니다. 간단하게 세대마다 와이파이 4, 와이파이5, 와이파이6로 부르는 식으로요. 그래서 일반적인 와이파이6 지원 공유기는 모델명에 대부분 "a"나 "ax" 문구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와이파이6 규격을 사용하려면 공유기와 모바일 기기 모두 ax 신호 규격에 호환이 맞춰져 있어야 하고요.
2. 와이파이6의 특징
대부분의 경우 단순히 "와이파이6는 빠르다"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와이파이5의 최대 대역폭이 1.3Gbps, 와이파이6는 12Gbps니까 이론상 거의 10배 가까이 빠른 수 있는 것이 맞긴 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인터넷 회선 자체가 100Mbps(약 0.1Gbps) 정도인 경우가 많고,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더라도 500Mbps~2.5Gbps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즉, 공유기가 와이파이6가 지원이 되더라도 통신사에 가입된 인터넷 서비스가 해당 대역폭을 다 활용할 정도의 대역폭이 아니라는 것이죠.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국내 통신 3사를 통틀어서 10Gbps급 기가인터넷 가입자 수가 500면 미만이었다고 하니, 사실상 와이파이6의 최대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는 가정은 극소수라고 봐도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와이파이6 지원 공유기를 구매하는 것일까요? 그냥 사용자 기분만 좋아지는 해골물인 것일까요?
결론만 먼저 말씀드리자면 : 아닙니다. 일단 대역폭이라는 것 자체가 속도와 동일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대역폭은 해당 회선이 한번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고속도로가 몇 차선이냐 정도라고 봐야겠죠. 모든 차선에 차가 꽉 차게 되면 당연히 병목 현상 때문에 차들이 느려지기는 하지만, 차가 없는 상황에서는 1차선 도로라고 하더라도 차가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속도"와 "대역폭"의 상관관계가 그려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기존의 공유기는 무선 신호(패킷)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와이파이6는 동시에 여러 신호를 처리해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기기가 하나의 공유기에 접속된 상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신호가 처리 순서를 기다려야 되는 대기 시간이 적기 때문에 반응속도 역시 기존 와이파이5보다 빠르고요.
그러니까 굳이 집에 와이파이6 환경을 구축하는 사용자는 인터넷 속도보다는 여러 기가 연결된 상태에서의 쾌적함, 그리고 게임과 같이 순간적인 반응이 중요한 작업에서 지연속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그 외에도 신호 효율을 개선해서 와이파이에 연결된 기기가 무선 통신에 사용하는 전력을 낮춰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배터리 지속시간 향상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과 달리, 일반적인 상황에서 와이파이6가 특별히 와이파이5보다 신호 범위가 더 넓지는 않습니다. 신호 효율 개선 덕분에 신호가 약한 장소에서도 효율이 더 좋을 수 있다 정도로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조금 내용이 두서 없는 것 같으니 와이파이6의 특징에 대해 간단히 다시 요약해드리자면 :
- 대역폭 향상
- 다중 신호 처리 방식 개선
- 빠른 반응 속도
- 전력효율 개선
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3. 왜 필요한가?
[ 한 공유기에 여러 기기를 연결할 때 ]
제가 와이파이6를 처음 사용해본 장소가 바로 동네 카페였습니다. 노트북을 가져가서 와이파이에 연결했는데 화면 우측 하단에 "와이파이6에 연결되셨습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뜨더라고요? 그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동시에 수십 명 이상이 같은 공유기에 연결해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와이파이6가 확실히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강의실에서 와이파이 연결했는데 접속 인원이 너무 많아서 숨 넘어갈 것 같이 느린 속도를 경험해본 적도 많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제가 학교 다닐 때에는...) 이런 장소에서는 와이파이6 공유기를 사용하면 확실히 대역폭 초과로 인한 병목 걱정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요.
[ 개인 서버 / NAS 사용 ]
요즘은 집이나 회사에 별도의 서버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경우가 많아졌죠. 저도 파일 저장 및 공유 용도로 NAS를 사용하는데, 대용량 파일을 무선으로 주고 받을 때에는 같은 와이파이 망에 접속된 기기들의 응답 속도가 떨어진다고 느껴집니다.
저도 지금까지 굳이 와이파이6 환경을 구축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은 제가 사용하는 노트북이 모두 AX 규격이 지원되는 랜카드가 장착되어 있기도 해서 NAS 사용 환경 개선 때문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 반응속도에 목숨 거는 게이머 ]
게이밍 노트북 관련 정보를 문의하시는 분들 중에 "유선 랜포트 달려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무선 인터넷 특성상 미세하게나마 지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유선 연결을 선호하기 때문이겠죠.
일반적인 게임 환경에서는 상관 없겠지만, 반응 속도를 1ms라도 늘리기 위해서 수십만원을 투자하는 진성 게이머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키보드와 마우스 같은 게이밍 장비는 응답속도가 빠른 제품이 많이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인터넷 연결마저 무선 세팅을 꿈꾸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분들에게는 연결 안정성이 좋고 응답 속도가 빠른 와이파이6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그런 하드코어 게이머 수요층을 겨냥한 고가의 공유기 제품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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