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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서피스 신제품 발표회 요약

게사장(crabbyreview) 2021. 2. 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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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피스 제품군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번 10월 2일 서피스 신제품 발표회를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나름 새벽에 일어나서 라이브로 시청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라이브 방영을 안 하겠다고 하는군요?

 

 

덕분에 오래간만에 잠은 많이 잤지만, 조금 이해가 안 가는 결정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해외 기사와 트위터로 자료를 모아봤는데… 아, 이번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심하게 게을러졌더군요. 이만큼 실망스러웠던 서피스 신제품 발표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스스로도 부끄러운 줄 알고 라이브 방송을 안 했던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요즘 출시하는 서피스 제품마다 너무 호평을 받아서인가요? 아니면 배트맨에서 나왔던 하비 덴트의 “영웅으로 죽거나, 악당이 될 때까지 살아남거나” 격언처럼 서피스 팀이 영웅의 모습을 잃어가는 첫걸음이 아닌가 싶어서 우려스럽습니다.

 

 

이번 발표는 4가지 종류의 서피스 제품군 업데이트와 1개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해 진행됐는데, 라이브 방송이 아닌 관계로 제품 홍보 영상 위주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서피스 랩탑

2 & 서피스 프로6

2. 서피스 스튜디오2

3. 서피스 헤드폰

4. 안드로이드 앱 미러링

 


[ 서피스 랩탑2 & 서피스 프로6 ]

 

평소 같으면 각각 나눠서 설명드릴 텐데, 이번에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너무 발전된 게 없어서 그냥 묶어서 안내드리겠습니다.

 

 

가장 큰 변경점은 CPU가 드디어 4코어인 8세대로 업데이트됐다는 점입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만 사실 이전 세대에서 이미 8세대 CPU를 장착하고 나왔어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늦은 업데이트입니다.

 

심지어 8세대 U프로세서는 기존의 카비레이크-R과 새로 출시된 위스키레이크로 나눠지는데, 정확히 어떤 프로세서를 사용할 것인지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위스키레이크를 사용할 예정이었다면 대놓고 자랑하고 다녔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나마 “최신” 8세대 프로세서라고 언급했으니 위스키레이크로 출시되길 희망해봅니다.

 

(추가내용 : 카비레이크-R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서피스 랩탑2도 마찬가지로 CPU 업데이트 외에는 새로운 기능이나 디자인 변경점이 전혀 없습니다. 매우 게을러 보이는 움직임이군요.

 

그나마 다행인 건 말도 안 되는 4GB 램 옵션을 제거했고 이제는 최소 사양이 Core-i5와 8GB 램부터 시작합니다. (사실 이건 칭찬하기도 민망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점은, 2년 전부터 서피스 사용자들이 그렇게도 USB-C 포트를 달아달라고 했는데 서피스 전용 커넥터에 미련을 못 버려서 이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USB-C 포트가 없습니다. 서피스 고에는 달아주고선 USB-A 포트를 뺏어가더니 왜 간단한 포트 구성에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이번에는 당연히 USB-C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서피스 사용자들은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겠군요. USB-C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썬더볼트3 지원도 안됩니다. 위스키레이크 CPU를 사용했다면 PCIe 레인이 넉넉해서 썬더볼트3 쯤은 간단하게 달아줄 수 있는데 이쯤 되면 그냥 달아주기 싫다고 면전에다 소리 지르는 수준이죠.

 

유일하게 자랑하는 부분이 이제는 블랙 색상이 추가됐다는 거네요. 기대하던 신제품 발표라고 하기엔 너무나 알량합니다. 아이폰7 출시 당시 블랙 색상 추가로 엄청나게 우려먹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도 똑같이 많이 반성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서피스 스튜디오 2 ]

 

서피스 스튜디오도 마찬가지로 CPU와 GPU 업데이트 외에는 눈여겨볼게 별로 없습니다. 7세대 CPU와 1000번대 파스칼 시리즈 GPU가 사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서피스 스튜디오 1세대 출시 당시에 8세대 CPU는 없었다 쳐도, 1000번대 파스칼 시리즈 GPU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는데 900번대 맥스웰 시리즈 GPU를 사용한 것도 많이 실망스러웠었죠.

 

 

900번대와 1000번대 GPU의 성능 차이가 하늘과 땅인 점을 감안하면 큰 실책이긴 합니다. 그리고 이제 와서 GPU를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면 출시된지 2년이나 된 1000번대 GPU를 사용하느니 조금 기다렸다가 2000번대 튜링 GPU를 사용했으면 어떨까 싶네요.

 

 

대용량 2TB SSD를 장착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지만, 3천 달러가 넘는 1세대 서피스 스튜디오에서 HDD를 달아줬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괘씸한 거긴 했죠. 당시에는 워낙 혁신적인 제품이어서 논란이 덜되긴 했지만요… (연인들끼리 싸울 때 과거의 잘못까지 지적하는 것 같군요)

 

더더욱 괘씸한 것은 이제 곧 9세대 CPU가 나오는 마당에 감히 7세대 CPU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이네요. (정확히는 i7-7820HQ CPU와 GTX 1060/1070 선택 조합입니다.)

 

제가 애플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이런 스펙 장난질 때문인데, “소비자가 체감하기 힘들 것이다”라는 이유로 수백만 원짜리 제품에 이런 치졸한 원가절감은 많이 화가 나는군요. 소비자도 체감할 거 다 체감하고요, 스펙에 따른 성능 차 다 느낍니다. 차라리 기기 가격을 올리더라도 이런 하이엔드 제품은 스펙상으로 완벽하게 출시해줬으면 싶네요.

 

 

그리고 사실 서피스 스튜디오는 성능보다는 모니터의 힌지 기능성과 디지털 펜 지원이 되는 광활한 화면이 가장 큰 특징이기 때문에 그냥 모니터 기능만으로 사용 가능하게 출시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여지없이 묵살됐군요.

 

물론 서피스 스튜디오라는 제품 자체가 독특하고 이런 제품을 만들 기술력이 있는 회사가 없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런 게으른 모습은 분명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찬사를 받았던 1세대 서피스 스튜디오와 달리 이번 서피스 스튜디오2의 홍보영상은 저렴한 중국 신제품 출시 영상에나 쓰일법한 배경음악을 사용해서 더더욱 실망입니다. 서피스 스튜디오가 전문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이런 영혼 없는 알맹이 광고와 괜히 “힙”해보이려는 배경음악은 제품 이미지와 너무나도 맞지 않아 보이네요.

 


[ 서피스 헤드폰 ]

 

조금 뜬금없는 제품이었네요. 사실 헤드폰을 팔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체 인공지능 비서인 코타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아닐까 싶네요. 서피스 헤드폰도 애플의 에어팟처럼 음성인식 기능으로 코타나와 연동이 가능합니다.

 

 

2015년 코타나 인공지능 비서가 출시된 이후 한국도 테스트 후 지원될 예정이라고만 하는데 3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한국에서는 코타나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도대체 언제 지원해줄 예정인 건지, 코타나와 엣지 브라우저 활성화에 관심이 있는 건지 궁금하군요.

 

 

제품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가격이 350달러니까 대략 메이저한 음향기기 업체들의 중상위 라인업 헤드폰 정도 가격대겠네요. 디자인도 준수하고 각도나 길이 조절도 사용자 취향에 맞게 조절 가능해 보이네요.

 

 

헤드폰 양옆에 있는 다이얼로 볼륨과 노이즈 캔슬링 정도를 조절 가능하다고 합니다. 거추장스러운 버튼 없이도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은 매력적이네요. 필요할 경우 외부 소리를 일시적으로 증폭시켜주는 기능도 있어서 헤드폰을 벗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대화가 가능합니다.

 

기계적인 부품의 완성도가 워낙 좋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이기 때문에 다이얼의 내구성이나 감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신뢰가 갑니다.

 

 

그 외에도 헤드폰을 벗으면 자동으로 재생되던 음악이 일시 중지된다거나 전화가 왔을 때 헤드폰 옆을 톡톡 쳐서 전화를 받는 기능들은 소소하지만 유용해 보입니다.

 

정작 음질 자체가 중요하겠지만, 이건 정식 출시 후에나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안드로이드 앱 미러링 ]

 

윈도우 스마트폰이 단종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안드로이드 앱 형태로 윈도우 런처를 만들어서 배포하기 시작했죠. 하드웨어는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더라도 소프트웨어는 윈도우 플랫폼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윈도우 컴퓨터와 연동 기능들이 워낙 좋아서 사용하고 싶기는 합니다만, 정작 안드로이드 런처 앱의 세부적인 기능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전 아직 사용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인터페이스, 앱 정렬 기능 등)

 

 

엣지 브라우저도 나쁘지는 않지만 조금 더 다듬어야 하고 코타나도 한국어를 배워야 그나마 쓸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여튼, 이번에 발표한 앱 미러링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 런처를 사용할 경우 안드로이드 화면에 있는 앱을 연동된 노트북이나 컴퓨터의 화면에 띄워서 바로 사용 가능하게 해주는 기능이라고 합니다.

 

이게 단순히 앱을 띄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에 있는 파일을 드래그 앤 드롭으로 바로 컴퓨터로 복사할 수 있을 정도로 인터페이스 연동을 시킨다고 하네요. 스마트폰의 카카오톡 창을 컴퓨터로 끌고 와서 PC카톡 설치 없이도 사용하거나, PC에 스마트폰의 갤러리 앱을 열어서 간단히 컴퓨터로 복사하는 등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 같네요.

 

 

사실 이번에 실망스러운 발표회에서 유일하게 기대되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런처 앱의 인터페이스 자체는 개선이 필요하지만 이런 유용한 기능들이 추가된다면 다시 한번 사용해볼 의사가 생기게 되겠네요.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윈도우 스마트폰이 성공했으면 진작에 구현됐을 기능인데 먼 길 돌아서 온 느낌이라 조금 씁쓸할듯하지만요…

 


[ 개인적인 평가 ]

 

 

물론 매 신제품 발표마다 대박을 터뜨릴 수는 없습니다. 한해 정도는 간단한 스펙 업그레이드 정도로 기기 리뉴얼이 되더라도 이해해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2년 넘게 소비자들이 요구한 간단한 USB-C 포트도 추가해주지 않고, 업계 최고가의 기기를 만들면서 1~2세대 뒤처진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를 바보로 아는 행동으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서피스 헤드폰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제일 기대할만한 내용이라뇨… 나름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런 형편없는 신제품 발표회는 조금 화가 나네요.

 

과연 서피스 팀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거만한 하드웨어 부서로 흑화할지, 이번에 모진 소리 듣고 다시 과거의 창의력을 보여주게 될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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