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노트북

레노버 씽크패드 X1 익스트림 – 1년 실사용한 후기

게사장(crabbyreview) 2021. 2. 1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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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양 노트북이 필요한 경우는 대부분 2가지입니다. 3D 그래픽이나 영상 편집 작업을 해야 하거나, 혹은 게임을 해야 하거나죠. 최근에는 고사양 노트북 중 게임 용도 보다는 고사양 편집 작업 용도의 “크리에이터 노트북”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인데, 레노버의 씽크패드 X1 익스트림도 이런 제품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 “크리에이터 노트북” 카테고리에 관심이 많아서 예전부터 델 XPS 15, MSI GS65 (이건 표면상 게이밍 노트북이지만), 기가바이트 에어로15와 같은 모델을 직접 구매해서 사용해봤는데, 씽크패드 X1 익스트림이 제일 만족스럽더라고요.

 

전 리뷰 때문에 노트북을 수시로 구매하는데다 기변증이 심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는데, 씽크패드 X1 익스트림은 제 메인 노트북으로 1년 가까이 버텼으니 만족도가 제법 높다고 할 수 있죠. 자세한 내용은 이미 리뷰에서 다뤘으니, 이번에는 나름 장기간 사용하면서 느꼈던 점과 내구성에 대한 내용 위주로 다시 한번 다뤄볼까 합니다.

 

 


장점

 

뭐, 사실 마음에 드는 노트북이니까 오래동안 잘 쓰고 있는거겠죠? 그래도 저에게 씽크패드 X1 익스트림의 최대 장점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주저하지 않고 “무게”라고 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45W 프로세서가 장착된 노트북은 아무리 가볍다 해도 2kg에 근접하는 반면, 이 녀석은 무게가 동일한 사양의 구성 중에서 제일 가볍습니다. (약 1.7kg) 여기에 충전기 크기도 작은데다가 배터리도 대용량이어서 휴대하고 다니기가 편했습니다.

 

대부분 고사양 노트북에서는 배터리 지속시간을 거의 기대하기 힘들지만 씽크패드 X1 익스트림은 가벼운 작업만 할 경우 배터리가 6시간 이상은 넉넉하게 버텨주더군요. 그래서 평상시에는 충전기를 연결한 상태로 고사양 작업을 하다가, 외출할 때에는 충전기를 지참하지 않고 울트라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에는 많은 노트북들이 SSD 슬롯을 2개 이상 달고 나오지만, 과거에는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된 크리에이터 노트북들은 내부 공간 부족으로 인해 SSD 슬롯이 1개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XPS 15, 젠북 프로) 하지만 씽크패드 X1 익스트림은 m.2 SSD 슬롯이 2개라서 저장소 구성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 큰 장점이죠.

 

현재 초기에 장착된 256GB NVMe SSD 1개에 1TB SATA SSD를 추가로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체 가능한 램 슬롯 역시 장점이지만, 이건 대부분의 크리에이터 노트북들의 공통적인 구성이긴 하죠. 그 대신 씽크패드 X1 익스트림은 하판 개봉 및 내부 정비 난이도가 독보적일 정도로 쉬운데다가 여차하면 대체 부품을 직업 구매해서 수리하기 용이한 구성이라는 점이 돋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씽크패드 시리즈의 공통적인 사항이지만, 키보드의 품질이 정말 노트북 중에서 최고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좋습니다. 과장 없이 어지간한 데스크탑용 펜타그래프 키보드보다 타건감이 더 좋게 느껴질 정도니까요.

 

흔들림 없이 견고한 키캡, 노트북임에도 불구하고 깊게 느껴지는 키 눌림, 적당한 탄성의 반발력, 그리고 적응하기 쉬운 배열 등, 어떤 방면으로 봐도 나무랄 것이 없는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씽크패드 시리즈가 프로그래머 노트북이라는 이미지가 생긴 것도 이 키보드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리고 자잘한 장점으로는 꾸준한 바이오스 업데이트, GPU의 옵티머스/논옵티머스 출력 선택 가능한 점,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 부족함 없는 포트 구성 정도가 있겠네요.

 


단점

 

모든 제품이 그렇듯이, 당연히 단점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얇은 본체에서 고사양 부품의 발열을 감당해야 하니 리소스를 많이 잡아먹는 작업을 (렌더링, 게임 등) 할 때에는 팬 소음이 제법 시끄러운 편입니다. 이 때문에 레노버에서 성능을 강제로 낮추는 바이오스를 배포한 적이 있었으나, 사용자들의 반발로 인해 다시 성능이 원상복구 됐습니다. (물론 팬 소음도)

 

하지만 이건 물리 법칙의 영역이라 획기적인 공정의 CPU가 출시되지 않는 이상 해결 방법이 없으니 큰 불만은 아닙니다. 이 정도 성능과 무게에서는 당연히 타협해야 된다고 생각될 정도니까요. 사실 제 기준에서는 사양 대비 소음을 잘 잡은 편이라고 봅니다. (최대 팬 소음 약 42~45dB)

 

 

노트북의 카본 섬유 재질은 가벼운 무게와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하지만, 지문이나 손의 유분이 엄청 잘 묻어나는 편입니다. 이 때문에 노트북을 수시로 닦아줘야 하는데, 카본 섬유의 특성상 물이나 알콜을 약간 묻히지 않으면 잘 닦이지도 않죠.

 

귀찮아서 몇일만 방치해도 상판과 팜레스트가 기름으로 얼룩덜룩해져서 깔끔하기 유지하기는 조금 번거로웠습니다. (지금은 그냥 포기하고 막 쓰는 중)

 

 

그나마 차세대 GPU가 장착된 2세대 모델에서는 조금 낫지만 씽크패드 X1 익스트림은 애초에 게이밍 용도로 나온 제품이 아니라서 게임 성능이 많이 떨어집니다. 물론 오버워치 정도는 가능하지만, 144FPS 구동이나 배틀그라운드 이상의 고사양 게임은 확실히 버거워하는게 느껴지고요.

 

게다가 동시에 CPU와 GPU 부하를 많이 주면 발열을 감당하기 조금 힘들어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게임을 할 때에는 아무래도 취약한 모습을 보여줄수 밖에 없죠. 아예 게임 구동이 안되면 포기라도 하겠는데, 뭔가 게임이 되긴 하지만 시원시원하게 플레이가 되는 건 아니라서 더더욱 애타게 느껴집니다.

 

이 녀석을 메인 노트북으로 사용하겠다고 마음 먹을 때에는 “게임은 이 정도만 돌아가도 괜찮겠지 뭐” 라고 생각했지만, 사용할수록 뭔가 근질근질하더군요. 제가 아직까지 별도로 프레데터 헬리오스 300을 처분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바로 가끔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경우 때문일 정도니까요… (최근에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 디비니티 오리지날 씬 2 했네요.)

 

 

그래서 게임 성능을 보완하기 위해서 썬더볼트 eGPU를 사용하는 것도 시도해봤는데, 이 역시 매끄럽지는 못합니다. 멀쩡하게 잘 작동하다가도 가끔 eGPU의 그래픽 드라이버와 노트북 자체의 GTX 드라이버가 꼬여서 둘 중 하나가 인식이 잘 안되버리는 경우도 생기고, 썬더볼트 단자만으로 노트북의 전력 소모를 감당할 수 없어서 결국 전용 충전기도 같이 꽂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충전 케이블을 2개 연결한 꼴이 되어버리니 배터리 수명도 빨리 닳아버리는 느낌입니다. 2~3달 정도 꾸준히 eGPU를 사용했는데 배터리 수명이 85% 정도로 떨어져 있더군요.

 

뭐, 그래도 eGPU가 잘 작동할 때의 게임 성능은 그래도 제법 만족스럽긴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AS 분야에 대해서는 제가 수리받을 일이 없었어서 평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과거에 다른 제품들 때문에 레노버의 AS를 경험했을 때에는 쾌적하지는 못했다고만 해두죠.

 

원래 레노버 글로벌의 AS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들었는데, 국내에서는 레노버의 모든 AS가 TGS에게 하청이 된 상태여서 본사와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지 않고 부품 수급도 많이 느린 편입니다. 그리고 TGS 쪽에서 AS를 받을 때에는 초기불량에 대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릴지언정, 판정서 자체는 잘 발급해주지만 사용 중에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식 AS기간이 남아있어도 소비자 과실로 유상 수리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으니 참고해두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레노버 제품은 (최소한 국내에서는) 구매 후 초기에 불량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서비스 센터를 통해서 환불, 혹은 교체 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총평 ]

 

개인적으로 씽크패드 X1 익스트림만큼 “노트북 하나로 모든 PC 작업을 처리하자”는 욕심을 충족시켜주는 제품은 없었습니다. 팬 소음 정도는 고사양 노트북에서 해결해야 할 영원한 숙제라서 불평할 생각은 없고, 결국 게임 성능이 부족하다는 것이 유일하게 불편하게 느껴졌던 부분이니까요.

 

사실 게임도 그냥 적당히 중저사양 게임을 중간~높음 옵션으로 60FPS 부근으로 즐긴다고 생각하면 꼭 나쁘다고 하기도 어려운데, 사람 욕심이라는게 쓰다보면 사양 높은 게임도 하고 싶어지고 그러더라고요.

 

결국 거의 칭찬으로만 글을 마무리하게 되는 것 같은데, 그만큼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기변증 환자의 말이니 믿으셔도…) 물론 만족도가 높은 만큼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니 정말 무게, 성능, 완성도 모두 포기하기 힘든 노트북 마니아분들 아니면 적극 추천하기는 어렵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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