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볼트3가 지원되는 태블릿이라 기대했던 에이서 스위치7 블랙 에디션의 벤치마크 테스트가 완료됐습니다. 물론 태블릿 치고는 크기 조금 큰 13.5인치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울트라북보다 더 강력한 i7-8550U와 MX150으로 무장됐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죠.
심지어 별도의 쿨링팬 없이 내부 수냉 파이프의 열 순환만으로 발열을 처리한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서피스프로 시리즈도 i5 모델까지는 쿨링팬 없는 구성으로 만들지만 i7 모델은 전통적으로 별도의 쿨링팬이 장착될 정도로 발열 제어가 쉬운 CPU는 아니기 때문이죠.
이번 벤치마크 포스트는 평소대로 순정 상태로 진행한 다음 Aorus 게이밍박스 GTX1080 eGPU와 연결해서 테스트했습니다.
저장소 & 와이파이
제가 사용한 모델에는 512GB SSD가 장착돼있습니다. 속도를 측정해보니 일반적인 SATA3 인터페이스 SSD로 보이는군요. 발열 관리 때문에라도 열을 많이 발산하는 고속 NVMe SSD를 사용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이해할 수 있는 결정입니다.
하지만 일반 SATA3 SSD 치고도 조금 느리다는 점은 아쉽군요. 동일한 SATA3 인터페이스 SSD가 장착된 LG 그램과 비교해도 조금 속도가 느린 것으로 측정됩니다.
그래도 일상적인 사용에서 저장소 속도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준은 아닙니다. 사실 아직까지는 기가바이트 단위 파일을 수시로 복사하지만 않는다면 NVMe 고속 SSD가 조금 오버스펙인 느낌이 있긴 하죠.
와이파이 속도도 일반적으로 벤치마크했던 노트북이나 태블릿들보다 조금 느리게 측정됐습니다. 실제로 벤치마크용 게임을 다운로드할 때 평소보다 조금 오래 걸린 것이 체감되긴 했습니다.
CPU 벤치마크
사실 i7-8550U 프로세서는 정말 강력한 CPU입니다. 다만 발열이 많아서 다루기가 힘들 뿐이죠. 특히 태블릿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 쿨링팬 없는 구조로는 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가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성능 저하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겠죠. 그래서 동일한 i7-8550U 프로세서와 16GB 램으로 구성된 노트북의 벤치마크 점수와 한번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Open GL 점수는 그래픽 카드의 유무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이니 일단 무시하겠습니다. CPU 점수만 놓고 보면 스위치7도 첫 테스트에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씽크패드 X1 카본은 제가 테스트해본 동일 스펙 노트북 중에서 가장 벤치마크 점수가 잘 나왔던 기기이고, 태블릿과 노트북의 비교이기 때문에 조금 불공평한 비교라는 점을 감안해야겠네요.
하지만 스위치7의 수냉식 쿨링 시스템이 발생한 열을 빠르게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일한 벤치마크를 반복할수록 스로틀링 때문에 점수가 하락하는 폭이 큰 편입니다.
그래서 CPU 스트레스 테스트를 돌려봤는데, 코어 온도는 평균 65℃ 부근에서 안정화 시키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당히 공격적인 발열 억제 정책입니다. 기본 CPU 스트레스 테스트만으로도 i7-8550U의 베이스 클럭인 2GHz 이하로 내려가기 때문이죠. 대신에 열 자체는 많이 발산되지 않고 기기 자체를 만졌을 때도 그저 따뜻하게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에이서 측에서도 애초에 수냉식 쿨링의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성능을 낮추면서까지 발열을 억제시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GeekBench 점수는 태블릿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GeekBench가 발열이 높은 벤치마크는 아니기 때문에 반복해서 테스트해도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열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작업을 할 때에는 나름 괜찮은 성능을 보이지만, 조금이라도 열이 쌓이기 시작하면 성능 하락이 심하게 보이는 구조라는 결론을 내려도 될 것 같네요.
이 단계에서 PC Mark 점수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지만 참고하시라고 결과만 첨부해드리겠습니다.
물론 스로틀링이 걸려도 일상적인 문서 편집, 인터넷 브라우징 작업에는 불편함을 느낄 수준은 아니지만 괴물 같은 하드웨어를 온전히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군요. 차라리 쿨링팬을 달아줘서 스로틀링울 줄이거나 별도의 쿨링이 필요 없는 5W 등급의 Y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사용성이나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훨씬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3D Mark 테스트
아무래도 MX150 GPU가 장착돼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는 기기들보다 훨씬 좋은 3D Mark 점수를 보여줍니다. 아쉽게도 스펙이 살짝 더 낮은 스위프트3보다 점수가 낮게 나왔지만 스위치7이 태블릿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최종 점수와는 별개로 중간에 스로틀링으로 인해 CPU 클럭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하는 점이 가장 걱정되네요. 아예 꾸준히 프레임이 떨어지는 것보다 순간적으로 프레임이 떨어지는 현상이 게임할 때 더 신경 쓰이기 마련이죠.
보라색으로 표시된 CPU 코어 클럭 그래프를 보면 변동 폭이 큰 것이 확인됩니다. 그래도 전반적인 코어 온도는 70℃ 내외로 관찰되기 때문에 열이 심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노트북보다 손에 쥐고 사용할 일이 많은 태블릿의 특성상 의도적으로 손에 느껴지는 열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인 것으로 보입니다.
게이밍 테스트
아무리 MX150 GPU가 장착됐다 하더라도 태블릿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트북만큼의 성능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오버워치의 경우 1080p 낮음~중간 옵션에서 무난히 50FPS 이상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간헐적으로 난전 상황에서 프레임이 20대까지 떨어지는 순간이 보입니다.
그나마 하스스톤, LOL과 같은 가벼운 게임은 전혀 문제없이 잘 돌아갑니다.
스위치7 블랙 에디션의 MX150은 게이밍 용도로 사용하면 기대한 만큼의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은 꼭 참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애초에 게임이 목적이 아니라 고사양 그래픽 작업을 보조하기 위한 GPU가 아닐까 싶군요.
eGPU 테스트
eGPU를 연결하면 태블릿에 내장된 MX150이 돌아가지 않게 되니까 CPU의 발열 부담이 덜해지는 것이 관찰됩니다.
오버워치는 매우 높음 옵션으로도 무난하게 잘 돌아갑니다. 물론 가끔 프레임 드롭이 보이긴 했지만 최저 프레임이 43FPS 수준이기 때문에 플레이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확실히 태블릿 내부의 MX150이 꺼지니까 CPU 클럭이 1GHz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없더군요.
내장 MX150 상태에서는 위쳐3는 정상적으로 플레이하기 힘들지만 eGPU와 연결해서 실행하니 매우 높음 설정으로도 플레이 가능한 프레임을 뽑아냈습니다. (평균 48.5FPS)
배틀그라운드는 경쟁적으로 플레이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평균 30FPS 이상이면 플레이는 가능하지만 순간적인 조준이 중요한 게임은 최소한 50FPS 이상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울트라 그래픽으로 실행했기 때문에 옵션 타협으로 개선될 여지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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