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정보
이번에 출시된 한성의 TFX 시리즈는 스펙 구성이 상당히 특이합니다. 일반적으로 고사양 게이밍, 혹은 크리에이터 노트북에 사용되는 45W 등급의 H프로세서를 사용하는데, 별도의 외장 GPU가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 이 녀석을 “고사양 노트북”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스테로이드 먹은 울트라북”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CPU 성능이 좋아도 내장그래픽으로는 일반적인 고사양 노트북에서 기대하던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기는 힘드니까요. 어찌 보면 CPU 성능만 과도하게 높고 그래픽 성능은 한참 부족한 기형적인 구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르누아르 CPU의 내장그래픽 성능이 그래도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일전 수준 내에서는 유연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CPU : 클럭 & 발열
TFX5470H 모델은 별도의 GPU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내부의 모든 쿨링 역량을 오로지 CPU만 식히는 용도로 배정할 수가 있습니다. 그 덕분에 무게가 45W 등급의 CPU가 장착된 노트북 중 독보적일 정도로 무게가 가벼움에도 불구하고 (약 1.5kg) 발열제어 성능이 제법 준수한 편입니다.
전력 소모와 내부 온도 패턴을 보면 이전에 리뷰했던 에이수스의 TUF A15 모델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트레스 테스트 상황에서 CPU 소모 전력은 약 47W, 클럭은 3.6GHz 내외로 유지되면서 코어 온도는 약 85℃ 전후에서 오가는 패턴이었습니다. 하지만 팬 소음이 경이로울 정도로 시끄러웠던 TUF A15 모델과 다르게 TFX5470H는 그냥 평균적인 15W 등급의 울트라북보다 살짝 더 시끄러운 수준에 그쳤습니다.
레노버의 리전5 게이밍 노트북은 스트레스 테스트 상황에서 전력을 무려 65W나 소비하면서 클럭을 3.9GHz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괴력을 보여줬지만 코어 온도가 93℃ 였으니 열과 성능의 등가교환이라고 보면 되겠죠. 결국 CPU 성능과 쿨링 능력만 놓고 보자면 TFX5470H 모델은 보다 무거운 게이밍 노트북들과 비교해서 크게 뒤쳐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CPU : 단순 벤치마크
단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뿐만 아니라 실제 벤치마크 점수도 제법 준수하게 잘 나왔네요. 노트북 무게가 가볍다고 해서 45W 등급의 H프로세서 성능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할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레노버의 리전5 모델처럼 CPU 부스트 소모 전력을 65W 수준으로 높게 설정하지 않는 이상 Cinebench R20에서 4200점 정도가 평균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Geekbench 5 결과를 보더라도 동일한 CPU가 사용된 게이밍 노트북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는 점수를 자랑합니다. 결국 여러모로 한성 TFX5470H는 라이젠7 4800H 프로세서의 성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가 있네요.
사실 저도 테스트하기 전까지는 쿨링 구조의 한계 때문에 동일한 스펙의 게이밍 노트북보다 CPU 성능 활용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CPU : 복합 벤치마크
사실 TFX5470H 모델은 별도의 외장 그래픽이 없기 때문에 극한의 CPU 성능을 테스트하는 항목보다는 일상적인 사무 작업 중의 성능을 평가하는 PC Mark 10의 점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르누아르 이전의 라이젠 2세대 피카소 시절만 하더라도 인텔 CPU와 비교하면 상당히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던 항목이었죠.
하지만 제가 테스트 했던 라이젠7 4800H 노트북 모델들은 모두 한결같이 인텔 CPU 모델들보다 훨씬 좋은 PC Mark 점수가 나왔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당연히 TFX5470H도 예외가 아니었죠.
단순 점수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울트라북에 사용되는 15W 등급의 CPU가 장착된 노트북과 비교하면 부팅 속도나 프로그램 실행속도가 미세하지만, 유의미하게 체감될 정도로 빠릿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픽 : Direct X
TFX5470H는 워낙 특이한 스펙 구성이라 딱히 공평하게 비교할만한 노트북 모델이 없더군요. 그래서 일반적인 저전력 울트라북과 비교해봤습니다. 이론상 라이젠7 4800H의 베가7 내장그래픽은 MX150~250 정도와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그래픽 점수만 놓고 보면 그보다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측정됐네요.
아무리 3D Mark가 그래픽을 위주로 평가하는 테스트 항목이지만 45W CPU가 옆에서 점수를 살짝 거들어준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CPU에 45W의 전력이 공급되기 때문에 내장그래픽도 보다 원활하게 클럭을 뽑아내기 수월한 탓도 있겠죠.
참고로 라이젠 CPU의 내장그래픽은 램이 듀얼채널 구조가 아닐 경우 성능이 거의 반토막나기 때문에 혹시라도 8GB 램 모델을 구매하셨다면 추가로 램을 1개 더 장착해서 사용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그래픽 : 기타 API
FurMark 그래픽 점수는 예상한대로 내장그래픽 다운 수준으로 측정됐는데, 의외로 V-Ray에서 GPU 렌더링 성능이 내장그래픽 모델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높게 나왔네요. 가벼운 3D 도면 렌더링 정도는 충분히 감당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순수 CUDA 연산력이 필요한 작업이나 OpenGL 기반의 프로그램을 구동한다면 아무래도 별도의 외장그래픽이 있는 것이 훨씬 유리하겠지만요.
실사용 : 게이밍
생각보다 중저사양 게임 정도는 제법 쾌적하게 구동이 가능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저사양 게임은 게이밍 노트북과 비교해도 그다지 아쉬울 것이 없을 정도로 준수한 그래픽 옵션에서 높은 프레임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발열제어가 잘 되지 않는 저전력 15W 울트라북 특유의 순간 프레임 드랍 현상도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오버워치 부터는 가끔 난전 상황에서 GPU 병목으로 인한 프레임 드랍이 가끔 발생했습니다. 점수에 목숨 거는 경쟁전이 아닌 이상 무난하게 플레이할 수는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상황이 생길 것이 우려된다면 그래픽 옵션을 낮음으로 타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배틀그라운드는 어떻게든 구동은 되지만 쾌적하게 플레이하기는 힘들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내장그래픽으로는 오버워치 이상의 사양은 즐기기 힘들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실사용 : 편집작업
의외로 동영상 인코딩 속도는 다른 라이젠7 4800H 노트북보다 조금 느리게 측정됐습니다. 이론상 CPU 인코딩을 걸은 것이기 때문에 외장 GPU로 인한 차이는 거의 없어야 하는데, 반복해서 테스트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더군요.
물론 이 정도만 하더라도 인텔 i7-9750H CPU가 장착된 게이밍 노트북보다 좋은 수준이라 TFX5470H 모델의 휴대성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3D 그래픽 렌더링 작업은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르누아르 CPU가 인텔을 압도하는 모습입니다.
노트북으로 이런 CPU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많이 한다면 최소한 인텔의 11세대 타이거레이크 CPU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조건 르누아르 CPU가 성능적인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
** 다빈치 리졸브 동영상 인코딩 결과는 모두 GPU 하드웨어 가속 없이 순수 CPU 인코딩 속도만을 측정한 것입니다. 향후 GPU 하드웨어 가속이 반영된 결과도 수집하도록 하겠습니다! **
실사용 기타
TFX5470H가 스펙 대비 가격이 저렴해서 저도 내심 무선 랜카드나 SSD와 같은 부품에서 원가절감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SSD도 나름 쓸만한 WD Blue NVMe 모델로 장착되어 있더군요. 최대 속도는 살짝 아쉽지만 랜덤 4K 성능이 매우 좋게 측정됐기 때문에 일상 사용 중에 쾌적함은 오히려 최대 속도만 높은 제품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의 속도가 조금 느린 편이라서 용량이 큰 동영상을 자주 옮긴다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사진 전송 용도로는 별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무선 랜카드는 와이파이6가 지원되는 최신 AX200 모델이기 때문에 특별히 교체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 작업실 환경에 와이파이6 구성이 되어있지 않아서 세부 테스트는 해보지 못했지만 연결 속도나 안정성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 총평 ]
TFX5470H 올데이롱 모델은 정말 특이한 스펙의 노트북이긴 합니다. 발열 제어와 내부 전력 설정이 잘 잡힌 편이라 필요할 경우 45W H프로세서의 성능을 온전히 끌어낼 수는 있지만, 그래픽 성능의 한계로 인해 일상적인 사용 패턴으로 그 CPU 파워를 모두 사용해야 되는 상황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모순되게 느껴질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녀석은 45W H프로세서의 성능을 바득바득 다 써먹겠다는 식의 접근 보다는 저전력 15W U프로세서 제품군보다 더 빠릿하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평가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어요. 약간 “뽕 맞은” 울트라북 느낌이랄까요?
그게 아니면 정말로 CPU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자주 하는 작업 패턴이라면 나름 메리트가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생각하기에 TFX5470H 모델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상황은 :
- 방대한 양의 엑셀, 도면 작업을 할 경우
- FHD 수준의 동영상 편집 후 인코딩 시간을 오래 기다리기 싫을 경우
- 그냥 르누아르 노트북이 쓰고 싶은데 다 온보드램 구조이거나 디스플레이 색역이 떨어져서 싫을 경우
정도이지 않을까 싶네요. 어찌됐건 단순 성능 외의 세부적인 사용기도 조만간 리뷰를 통해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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