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정보
스펙시트와 가격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좋습니다. 100만원 이하에 좋은 디스플레이, 대용량 배터리, 가벼운 무게, 썬더볼트, 램과 SSD가 확장 가능한 구성이라니 노트북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도 순전히 제 개인적인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서 구매한 녀석인데, 여러모로 성능적인 부분에서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더군요. 대부분 발열과 쿨링에 관한 문제였는데, 한번 벤치마크 결과들을 보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트레스 테스트 & 발열
제가 최근에 테스트 했던 노트북 중에서 최악의 쿨링 성능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인텔의 저전력 프로세서가 15W 등급일 때에는 눈감아 줄 수 있겠지만, 11세대 타이거레이크는 28W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봐야겠죠.
물론 에이서 아스파이어5, 스위프트5와 같이 전력이 18W 정도로 유지되는 모델도 있었으나, 팬 소음이 슈퍼플라이 J9F 모델만큼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50dB 정도면 사실상 게이밍 노트북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될 정도의 소음이에요. 그리고 밸런스(엔터테인먼트) 모드로 구동해도 소음이 많이 줄지는 않았으며. 성능은 훨씬 더 떨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11세대 타이거레이크 i5-1135G7의 기본 클럭이 2.4GHz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밸런스 모드로는 기본 클럭도 확보하지 못하는 처참한 수준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저소음 모드에서의 성능은… 아무리 저소음 모드가 성능을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해도 클럭이 1GHz도 안되는 것은 너무하네요.
슈퍼플라이 J9F 모델이 하판에 별도의 통풍 타공 구멍이 없어서 힌지 사이의 좁은 틈 사이로 공기의 흡입, 배출이 모두 이루어지는 구식 설계더라고요. 안그래도 타 노트북 제조사들이 발열 때문에 골머리 썩는 타이거레이크 CPU를 제대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CPU : 단순 벤치마크
슈퍼플라이 J9F는 공기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내부 열이 누적되는 구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CPU에 부하가 장시간 지속되지 않는 이상 기본적인 성능은 11세대 타이거레이크 CPU의 표준 오차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더라고요. 덕분에 지속시간이 길지 않은 Cinebench R15과 R20은 점수가 괜찮게 나왔지만, 10분이 넘게 지속되는 R23 테스트의 멀티코어 점수는 매우 낮게 나왔습니다.
아스파이어5는 램 대역폭이 낮아서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케이스인데, 슈퍼플라이 J9F는 3200MHz 램을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점수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타이거레이크 CPU는 램 클럭에 따라 성능 차이가 심하게 납니다)
CPU에 장시간 부하가 가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럴거면 왜 굳이 썬더볼트4가 달린 최신 11세대 노트북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딜레마가 생기더군요.
CPU : 복합 벤치마크
PC Mark는 문서 편집, 인터넷 서핑과 같은 가벼운 작업에 대한 성능과 반응성만 테스트하기 때문에 슈퍼플라이 J9F도 괜찮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발열 제어가 좋지 못한 구조라서 부하가 높게 걸리는 작업(영상 편집, 게임 등)은 평균적인 타이거레이크 노트북보다 떨어지지만, 가벼운 사무용 노트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참고로 삼성 갤럭시북 이온2는 MX450 그래픽이 있는 모델이기 때문에 미디어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것이 정상입니다.
그래픽 : Direct X
타임스파이 (고성능 모드)파이어스트라이크 (고성능 모드)파이어스트라이크 (밸런스 모드)파이어스트라이크 (저소음 모드)
여기에서도 부족한 쿨링 성능이 발목을 잡네요. 3D Mark 테스트에서도 평균적인 타이거레이크 노트북에 비해서 낮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램 클럭 문제가 있던 에이서 아스파이어5 모델은 조금 예외고요.
특히 저소음 모드로 구동할 때에는 점수가 2021년 노트북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수준입니다. 혹시라도 슈퍼플라이 J9F의 썬더볼트 포트를 활용해서 eGPU 연결을 노리고 계시다면, 포기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애초에 발열 때문에 만족스러운 성능을 뽑아내기 힘드실거에요.
그래픽 : 기타 API
다양한 그래픽 API 성능 테스트는 결과가 뒤죽박죽이었습니다. 3D 그래픽 렌더 테스트인 V-Ray는 준수한 점수가 나왔고, 오토캐드나 어도비 편집 툴에 주로 사용되는 OpenGL, OpenCL 점수는 매우 낮게 나왔네요.
특히 인텔 CPU는 라이젠과 비교해서 OpenGL과 OpenCL 성능이 좋다는 것이 큰 장점인데, 슈퍼플라이 J9F는 딱히 많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네요. 물론 2~3년 전 노트북의 성능을 생각하면 이것도 좋은 점수이긴 하지만 지금은 2021년이잖아요?
실사용 : 게이밍
발열 테스트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게임 성능 역시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특히 오버워치와 같이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에서는 연산력이 순간적으로 따라가지 못해서 극심한 프레임 드랍이 자주 발생했다는 점이 가장 불편했어요.
보통 타이거레이크 내장그래픽 노트북으로 오버워치나 GTA5 같은 타이틀은 나름 중~하 그래픽 옵션으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슈퍼플라이 J9F는 딱 “롤 머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네요. 노트북으로 가벼운 게임도 병행하고 싶으시다면 보다 더 저렴하고 좋은 선택지가 많으니 가능하면 이 모델은 멀리 하시기 바랍니다.
[ 총평 ]
슈퍼플라이 J9F의 발열 제어와 성능 유지력은 현 세대 노트북 중 최하위권이라고 평가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대부분의 노트북 제조사들은 11세대 타이거레이크 CPU의 높은 전력 요구량과 발열을 감당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쿨링 설계를 개선하는 중인데 이 녀석은 그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28W급 전력을 요구하는 타이거레이크 CPU가 달린 노트북에 하판에 통풍을 위한 타공 구멍조차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엄연히 따지면 해외 베어본 노트북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ODM 방식의 유통을 거치는 제품이기 때문에 주연테크가 설계한 물건이 아니긴 합니다. 물론 최종 제품 선정 및 수입은 주연테크가 결정한 것이지만요.
슈퍼플라이 J9F 모델을 그냥 가벼운 문서 편집, 인터넷 서핑과 같은 가벼운 작업 용도로만 사용할 계획이라면 이번 테스트에서 언급된 발열, 성능 저하 문제를 겪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작업만 한다면 굳이 최신 11세대 타이거레이크 노트북을 구매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싸고, 가볍고, 디스플레이 좋고, 타이거레이크 CPU의 내장그래픽 성능까지 제대로 활용하면서 썬더볼트 eGPU까지 연결 가능한 만능 노트북을 원하셨다면 이쯤에서 포기하고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다른건 몰라도 성능적인 부분은 확실하게 포기하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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