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터블, 혹은 2in1 노트북은 크게 2가지 종류로 나눠집니다. 바로 서피스처럼 키보드 탈부착이 가능한 태블릿, 혹은 힌지가 360도 회전하는 노트북이죠.
국내에서는 이런 하이브리드 제품이 크게 인기 있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제조사들도 조금씩 컨버터블 노트북을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 노트북 펜S 역시 최근에 출시된 컨버터블 노트북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삼성의 와콤 EMR S펜의 존재가 다른 경쟁 제품들과의 차별점입니다.
특히 필기가 중요한 대학생 소비자들에게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제품이지만, 올해 초에는 삼성 노트북 펜S 외에도 다양한 컨버터블 노트북들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번 리뷰를 통해서 구매 기준을 잡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좋아요 : 무게 / 배터리 / 썬더볼트 / 디스플레이
애매해요 : 트랙패드 / 발열 / S펜 / 성능
싫어요 : 키보드 / 소프트웨어 / 가격 / 확장성
주 타깃층 : 자금 상황 넉넉한 대학생
한 줄 결론 : 삼성 거품이 살짝 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성능 & 사용감
[ 목차 ]
1. 스펙 & 가격
2-1. 외관 & 포트구성
2-2. 내구성 & 내부구조
3-1. 키보드 & 트랙패드
3-2. S펜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5. 성능 & 발열
6. 배터리
7. 총평
[ 1. 스펙 & 가격 ]
삼성 노트북 펜S는 13인치, 15인치 모델로 나눠집니다. 이는 개인이 원하는 화면 크기와 휴대성에 따라 판단하면 되는 분이지만, 15인치의 i5, i7 모델에는 MX150 그래픽카드가 장착돼있다는 점을 참고하면 되겠습니다.
물론 MX150은 인텔 내장 그래픽에 비해 훨씬 성능이 좋지만, 노트북 펜S는 썬더볼트3 포트가 있기 때문에 사양 높은 그래픽 작업이나 게임을 병행할 계획이라면 외장 그래픽(eGPU) 세팅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스펙시트만 놓고 보면 구성 자체는 준수해 보이지만, 경쟁 제품들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점이 구매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결제하면서 후덜덜했을 정도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삼성의 브랜드 밸류, AS의 용이성, S펜의 활용도에 따라 그만큼의 프리미엄에 대한 가치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이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2-1. 외관 & 포트구성 ]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삼성 특유의 “용달 블루” 색상은 조금 연령대가 있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상이죠. 대학생 필기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노트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어필할만한 밝은 색상 모델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19.01.26 추가 : 화이트 색상도 출시됐습니다.)
색상과 디자인만 놓고 보자면 30대 남성을 겨냥한 것처럼 느껴지네요. (그리고 전 30대 남성입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취향 문제지, 특별히 삼성 노트북 펜S의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무게는 컨버터블 노트북 치고 매우 가벼운 편이어서 노트북 펜S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네요. 특히 태블릿 모드로 파지할 일이 잦은 컨버터블 노트북의 경우 무게가 더더욱 중요하죠.
다양한 방식으로 거치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키보드나 상판이 바닥에 긁힐까봐 불안한 마음이 조금 들긴 합니다.
포트 구성은 매우 단순합니다. 두께 때문에 모두 USB-C로 통일되어 있고, 좌측에 있는 2개의 포트는 썬더볼트3 인터페이스가 지원되기 때문에 eGPU를 포함한 다양한 주변기기를 연결하는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 구성품에 USB-A와 HDMI 동글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전 포트 구성에 불만이 없습니다만, 아직 USB-C 기기가 많이 없다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 2-2. 내구성 & 내부구조 ]
기본적으로 360도 컨버터블 노트북은 힌지 구조와 얇은 두께 때문에 약간은 내구성에서 타협을 봐야 합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삼성 노트북 펜S의 내구성이나 마감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테두리도 모두 튼튼하게 느껴지고 하판이나 팜레스트의 유격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상판이나 키보드에 힘을 주면 조금씩 눌러지지만, 컨버터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용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컨버터블 노트북들은 대부분 360도 돌아가야 된다는 특성 때문에 힌지의 고정력이 약한 경우가 많은데, 노트북 펜S의 힌지 고정력은 제가 사용해본 컨버터블 노트북 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노트북을 한 손으로 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판을 개봉하려면 아마도 하단의 고무판을 제거해야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공식적인 하판 개봉법에 대한 매뉴얼이나 정보를 찾을 수 없어서 엑스레이 사진으로 대신했습니다.
내부에 교체 가능한 m.2 SSD 슬롯 1개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쿨러 주변에 남는 공간이 많이 아깝게 느껴지는데, 노트북이 조금 무거워지더라도 램 확장용 soDIMM 슬롯이나 추가 m.2 SSD 슬롯을 추가해줬으면 참 좋았을 것 같네요.
그리고 이전에 리뷰했던 스위프트 5와 마찬가지로, 노트북 펜S도 경량화를 위해서 작은 메인보드가 좌측에 배치된 형태이기 때문에 손으로 들어 올릴 때 노트북의 좌/우 무게 밸런스가 맞지 않게 느껴집니다.
물론 취향 차이겠지만, 전 과도한 경량화보다는 밸런스 잡힌 무게와 내부 구성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 3-1. 키보드 & 트랙패드 ]
키보드는 솔직히 말해서 충격적일 정도로 실망스러웠습니다. 레이아웃 자체는 13인치 노트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지만, 타건감이 제가 사용한 노트북 중 거의 최악이었네요.
키 캡의 플라스틱도 거칠고 얇아서 전혀 고급스러운 느낌이 없고 눌렀을 때의 피드백이 거의 없어서 내가 제대로 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타이핑 중에 키 캡에서 플라스틱이 서걱거리는 소리까지 나서 매우 거슬리게 느껴졌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20~30만 원짜리 저가형 셀러론 노트북에나 어울릴 법한 키보드 품질이었습니다. 이 정도 가격대의 노트북에서는 당연히 평균 이상의 품질을 기대하는 항목인데 매우 의외였네요.
트랙패드는 촉감이나 클릭음, 프리시전 드라이버로 인한 제스처 지원은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묘하게 커서가 물에 떠다니는 듯한 움직임 지연이 조금씩 느껴졌습니다. 뭔가 커서 움직임을 조금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삼성의 자체적인 드라이버가 프리시전 드라이버의 트래킹 움직임을 뒤에서 조절하는 느낌이었달까요?
신속하고 정확한 프리시전 드라이버의 느낌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트랙패드는 멀쩡하게 좋은 하드웨어와 드라이버를 사용해놓고 삼성이 괜한 욕심을 부려서 사용감이 오히려 떨어지게 된 것 같네요.
[ 3-2. S펜 ]
S펜의 첫인상은 매우 좋았습니다. 항상 잃어버릴 걱정을 하며 들고 다녔던 엔트리그 펜들과는 달리, S펜은 깔끔하게 노트북 내부에 수납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우 편하게 느껴졌네요.
펜의 크기나 그립감은 갤럭시 노트9의 S펜과 동일합니다. 펜의 하단부만 노트북의 테두리 재질과 동일한 마감이라는 점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던 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노트북의 스타일러스 펜 중에서 와콤 EMR 방식을 제일 좋다고 하는데, 이 S펜이 몇 안 되는 노트북용 와콤 EMR 펜입니다.
제 와이프가 평소에 저렴한 와콤 인튜어스 타블렛을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그림 그리기 용도로는 전용 와콤 타블렛이 낫다고 하는군요. 그래도 필기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지금까지 사용해봤던 와콤 AES 스타일러스를 지원하는 노트북보다는 훨씬 좋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끔가다가 펜의 입력이 심하게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이 때문에 글씨가 잘못 써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문제 같아 보이기 때문에 추후 수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조금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기본적으로 내장돼있는 삼성의 필기용 프로그램들은 쓸만하지만 그냥 윈도우용 무료 원노트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원노트에 익숙한 탓도 있습니다) 특별히 삼성 프로그램들이 추가적인 기능을 제공해주는 것도 아니고, 음성 노트와 그림, 필기 노트가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분리돼있어서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네요.
종합적으로 보면 필기감은 좋고, 간단한 스케치는 가능하지만 세밀한 그림을 장시간 그리기에는 그립감과 정확도가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수준이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입력 지연은 추후 패치를 통해 해결되길 기대하겠습니다. (아니면 제 기기의 문제인 걸지도…)
[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
디스플레이는 sRGB 100%에 근접한 FHD 패널입니다. 이 가격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품질의 패널이지만, 일시적으로 밝기를 500nits 수준까지 높일 수 있는 야외 모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색감 프로필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별도의 장비 없이도 입맛에 맞게 색감 세팅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색상 재현력은 특출나다고 하긴 힘들지만, 전문적인 사진 편집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sRGB가 100%에 근접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선명도에 예민한 사용자의 경우 2K~4K 해상도 옵션이 없다는 점은 아쉬울 수 있겠지만, 전 어차피 울트라북에서는 배터리 지속시간 때문에라도 FHD 해상도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터치 감도는 사용 중에 오작동이 생기거나 불편함을 유발할만한 일을 전혀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카메라 안면인식, 지문인식 로그인 기능은 인식률이나 속도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삼성 세팅에 들어가 보면 윈도우 카메라에 뷰티 모드를 설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운드는 얇은 노트북의 어쩔 수 없는 한계는 분명 있지만, 13인치 카테고리 중에서는 매우 좋은 편이었습니다. 높은 볼륨에서도 소리가 찢어지는 현상은 없었고, 중~고음까지는 깔끔하게 잘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 5. 성능 & 발열 ]
i5-8265U의 성능은 이미 수차례 테스트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딱 잘라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인터넷, 문서, 영상 시청 용도로는 전혀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고, 포토샵이나 영상 편집은 제한적으로 가능하고, 게임은 딱 오버워치 최저 옵션이나 롤 중간 옵션으로 실행 가능한 수준입니다.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사양 게임이나 3D 렌더링과 같은 작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발열 관리는 컨버터블 노트북 치고는 나쁘지 않다 수준이지, 우수하다고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코어 온도가 심하게 뜨거워지지 않는 대신 스로틀링이 조금 공격적으로 걸리는 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다행히 장시간 동안 고사양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누적된 열은 빠르게 제거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썬더볼트3 eGPU에 연결해서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는 용도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단, 썬더볼트 eGPU를 연결하니 기존 삼성 프로그램들과 충돌이 나서 일부 삼성 드라이버를 삭제하고 나서야 인식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 드라이버를 제거하고 나니 안면인식 로그인 기능이 사라졌다는 점은 꼭 유념하고 있어야 할 것 같네요.
eGPU를 연결해서 고사양 게임을 즐길 계획이라면 램이 16GB인 것이 유리하지만, 삼성 노트북 펜S는 램이 온보드 형식이어서 16GB 세팅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비싼 i7 모델을 구매해야 된다는 점이 불만스럽네요.
[ 6. 배터리 ]
배터리 성능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화면 밝기 80%로 인터넷, 블로그 포스팅과 같은 작업을 했을 경우 약 8시간 동안 버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 정도면 충전기를 집에 두고 다녀도 어지간해서 밖에서 노트북이 방전되는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네요.
동봉된 65W 충전기로의 충전도 매우 빨랐습니다. 1시간 만에 75% 정도가 차고, 1시간 20분 정도 만에 완충됐기 때문에 급할 때 잠시만 꽂아놔도 충분한 배터리 시간이 확보될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썬더볼트3 포트를 포함한 모든 USB-C 포트가 PD 충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충전 방식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겠네요.
그리고 전원에 연결한 상태로 노트북을 장시간 사용할 경우 배터리 수명이 조금씩 줄어들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85%까지만 충전하는 기능도 탑재돼있습니다.
이래저래 배터리 카테고리에서는 비판할 부분이 단 한 개도 없군요.
[ 7. 총평 ]
삼성 노트북 펜S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갈리는 기기였습니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기기가 있을 수는 없겠지만, 노트북 펜S와 같은 고가 제품은 자잘한 단점은 허용돼도 “치명적인” 단점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키보드의 품질과 S펜의 간헐적인 입력 지연은 노트북 펜S의 원래 목적을 고려하면 상당히 치명적인 단점들이 아닌가 싶네요. 그나마 S펜의 문제는 해결될 가능성이 있고, 키보드 품질은 제 지인들 중에서는 그냥 참고 쓸만하다는 의견도 제법 있어서 조금 지켜볼 여지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의 2가지 단점을 수용할 수만 있다면 전반적인 사용성 자체는 좋은 노트북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특히 삼성의 브랜드 밸류와 국내에서의 AS 용이성을 감안한다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경쟁사 제품들과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하기만 했어도 국내 컨버터블 노트북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리뷰 후 제 느낌은 “2019년 컨버터블 노트북은 당연히 펜S지!”가 아니라 “가격에 따라 다른 노트북들과 저울질해봐야겠는걸?” 이었으니까요.
에고… 결국은 마감이 조금 늦어졌네요. 워낙에 평가할 항목도 많고 예상치 않았던 단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내용이 평소보다 많이 길어진 것 같네요.
다른 리뷰 유닛과는 다르게 이번 노트북은 당분간은 가지고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궁금한 점은 댓글로 문의 주시면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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