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에이서는 “Conept D”라는 크리에이터 전용 제품 라인업을 갖추겠다고 공표했었죠. 비교적 신규 브랜드라서 국내는 물론 아직 해외에서도 약간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에이서에서 나름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개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게이밍 노트북과 디스플레이에서 개발했던 기술력을 개량해서 고급, 고사양 제품군에 주력을 하고 있는 나름 프리미엄 “컨셉”을 지닌 브랜드입니다.
국내에는 아직 컨셉D 시리즈 제품 중 일부 모델만 실험적으로 수입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 중 컨셉D 시리즈의 엔트리급 모니터인 CM2241W 모델을 리뷰해볼 기회가 생겼네요.
에이서 코리아에서 대여받은 제품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금전적인 대가성은 없었으며, 모든 리뷰 내용에 대한 자유도를 보장받았음을 밝힙니다.
리뷰 시점의 가격 : 약 49만원
[ 좋아요 ]
- 16:10 비율
- 색역 & 델타E 값
- 단자 구성 & USB 패스스루
[ 싫어요 ]
- 게이밍 모니터 같은 후면 디자인
- 스피커
- 초기 화이트 밸런스
[ 용도 ]
16:10의 화면비, AdobeRGB 100% 색역, 우수한 델타E 값 / 이 세 가지 조건을 원하신다면 은근 이 녀석이 최저가(?) 입니다.
[ 한줄평 ]
타겟층이 매우 뚜렷한 모니터. 일반인에게는 고작 24인치 모니터 주제에 비싸게 느껴질 것이고, AdobeRGB와 델타E 값을 신경써야 하는 전문가에게는 나름 가성비(?) 모니터로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목차 ]
1) 스펙 & 가격
2) 외관 & 포트구성
3) 테스트 결과
4) 결론
1) 스펙 & 가격
저도 전문적인 색역과 색 정확도를 요구하는 작업을 하는 직업군은 아닌지라 크리에이터, 혹은 디자이너 전용 모니터에 대한 시세를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컨셉D CM2241W 모니터를 처음 사용해보면서 느꼈던 점은 “WUXGA 24인치 모니터 주제에 왜이리 비싸지?” 였습니다.
주로 제가 사용하는 일반 사무용, 혹은 게이밍 모니터는 50만원 전후의 가격대에서 최소한 144Hz 주사율이나 2K 이상의 해상도는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굳이 비교 예시를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에이서의 프레데터 모니터만 보더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많은 기능을 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연 컨셉D 모니터의 화면비, 색역, 델타E 값이 디자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비슷한 스펙의 모니터를 검색해보니 가격이 제가 생각하던 것 이상으로 비싸더라고요.
특히 델타E 값은 모니터 제조사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전문적인 측정 장비가 없으면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판단이 애매한데, 제가 조사한 바로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명확하게 델타E가 2보다 낮은 것으로 표기된 제품 중 컨셉D CM2241W 모니터가 제일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컨셉D 모니터가 나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성비(?) 옵션이라고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진이나 디자인 편집 작업을 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이번 리뷰는 현직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TotTot님에게 1주일 동안 모니터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참고해서 작성하게 됐습니다.
3) 테스트 결과
컨셉D 모니터를 처음 보면 목재 무늬로 된 베이스가 눈에 띕니다. 하지만 실제 재질은 목재가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판에 목재 무늬만 씌워놓은 형태더라고요. 저도 원목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강화 합판 정도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살짝 아쉽더라고요. (물론 무게가 감당이 안됐겠지만요.)
그래도 독특한 베이스 디자인과 간결한 봉 구조의 스탠드 덕분에 다른 모니터들과 비교해서 깔끔한 느낌은 듭니다.
모니터 본체 자체는 프레데터 XB 게이밍 모니터 시리즈와 거의 유사한 구조였습니다. 특히 모니터의 후면부의 헤어라인 패턴이나 통풍구, OSD 조작 버튼의 디자인은 “게이밍 모니터” 시절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어서 깔끔한 스탠드 디자인과 괴리감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프레데터 XB 모니터가 기본적으로 좋은 디자인이라서 컨셉D 시리즈에 그대로 사용하고 싶은 에이서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최소한 모니터의 외부 프레임 정도는 조금 더 “크리에이터 제품” 다운 디자인을 채택할 필요는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가 프레데터 XB 게이밍 모니터 시리즈를 리뷰할 때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후면 포트 배열이나 USB 패스스루 기능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USB 패스 스루란? **
모니터와 PC를 미리 연결해두면 모니터에 있는 USB 포트를 마치 PC의 포트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 모니터에 키보드, 마우스, 외장 하드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USB 주변기기를 모니터에 연결해두고 PC 본체에는 HDMI와 패스스루 케이블 1개만 연결해서 케이블 정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저는 항상 패스스루 기능이 있는 모니터나 USB 허브를 사용하는 편입니다.
모니터의 피벗, 틸트, 스위블, 엘리베이션 움직임이 모두 지원이 되기 때문에 사용자에 따라 원하는 각도로 세팅하기에도 용이했습니다. 특히 디자이너 입장에서 세로로 그려진 그림이나 도면을 봐야 하는 상황에서는 모니터를 세로로 세우는 피벗 기능이 유용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게이밍 모니터에서는 약간 쓸데 없다고 생각했던 기능입니다.)
그리고 스위블 각도가 제한적인 다른 모니터들과는 달리, 컨셉D 모니터는 베이스까지 통째로 회전하는 구조여서 360도 무한 회전이 가능하다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3) 테스트 결과
실제 컨셉D 모니터를 실측해보니 색역이나 초기 감마값이 깔끔하게 잘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AdobeRGB는 스펙시트에도 99% 이상으로 명시되어 있어서 그렇다 쳐도 DCI-P3나 NTSC 색역도 99%를 충족하기 때문에 사진, 영상 가릴 것 없이 정확한 색감으로 편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네요.
하지만 초기 화이트 밸런스가 이상할 정도로 높게 잡혀 있더라고요. (푸르게) 저는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6600K 수준의 따뜻한 화이트 밸런스를 선호한다고 알고 있는데 조금 의외인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색조와 화이트 밸런스는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팬톤 인증 디스플레이의 초기 설정이 이렇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더군요.
TotTot님도 평소에 기기를 수동으로 설정해가면서 사용하는 것을 매우 귀찮아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컨셉D 모니터는 초기에 화이트밸런스를 조금 조절한 후에 사용했었습니다.
단순 표현 가능한 색역이 넓은 것 외에도 낮은 델타E 값과 초기 팬톤 인증 캘리브레이션으로 인해 확실히 색감이 일반적인 sRGB 100% 모니터보다 선명하고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4K 이미지를 자주 다룬다면 컨셉D CM2241W의 1920×1200 해상도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FHD 수준의 컨텐츠는 무리 없이 소화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모니터를 전문적인 편집 작업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화이트 밸런스 조절이 필요하고, 고해상도 이미지 편집에는 제약이 있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는 있을 것 같네요.
** 샘플 사진은 색감 판단하기 쉽도록 의도적으로 어둡게 찍었다는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16:10의 화면비는 동영상이나 사진 편집 작업을 할 때 일반적인 16:9 와이드 화면보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가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직도 전문가용 디스플레이가 일반적인 와이드 비율인 경우가 많은데, 갈수록 16:10이나 3:2 비율도 조금 더 많아졌으면 싶네요.
그런데 확실히 게임은 대부분 16:9 화면에 최적화 되어 있어서 컨셉D 모니터로 게임을 할 때에는 시야각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나름 디스플레이 오버클럭으로 75Hz 주사율까지 지원이 된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60Hz와 차이를 느끼기는 힘든 수준이었고요.
당연한 소리겠지만 게임이 주 목적일 경우 컨셉D 모니터 시리즈는 가격 대비 효율이 매우 떨어지는 구성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애초에 그러라고 만든 제품이 아니지만요.)
4) 결론
일반인에게는 50만원이라는 가격이 제법 비싸게 느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AdobeRGB 100%, 낮은 델타E 값을 챙긴 모니터 중에서는 나름 엔트리 등급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 편이어서 나름 컨셉D CM2441W 모델에 대한 수요가 나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탠드와 모니터 본체의 언밸런스한 디자인, 해상도의 한계, 초기 설정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은 단점이기 때문에 이건 가성비(?) 제품을 구매할 때 수반되는 타협사항이라고 생각해야 될 것 같고요.
정말 기대치가 높은 전문가에게는 이 모니터를 적극적으로 추천드리기는 힘들 것 같지만, 이제 막 색역과 색 정확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디자이너라면 입문 용도로 사용해보기에는 괜찮은 녀석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일반적인 사무 작업, 게임 용도로는 구매할 이유가 전혀 없으니 컨셉D 모니터를 구매하기 전에 컨셉(?!)을 잘 이해하고 구매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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