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부터 미니PC, 혹은 미니 ITX 폼팩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가정용, 사무용 PC는 문서 편집이나 인터넷 서핑 정도만 잘 돌아가도 충분한데 굳이 커다란 타워형 데스크탑 PC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였죠. 물론 제가 노트북 마니아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최근에 노트북용 15~45W급 프로세서의 성능이 눈부시게 발전해서 (안타로 리사 수) 대부분의 사용자에게는 차고 넘치는 성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에 부모님이 사용하시는 데스크탑을 교체하면서 아예 미니PC 계열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인텔 NUC 모델을 구매하려 했는데, 혹시 라이젠 르누아르 CPU가 달린 제품은 없는지 찾아보다가 결국 에이수스 PN50 모델을 찾게 됐습니다.
의외로 기성 제품 중에서는 르누아르 CPU가 들어간 제품이 국내에서는 이 녀석밖에 검색되지 않더라고요. 가격이나 구성이 괜찮아 보여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SFF 규격을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입장은 아니라 이번에는 간단히 테스트해본 사용기 위주로 진행하도록 할게요.
[ 목차 ]
1. 스펙 & 가격
2. 외관 & 포트구성
3. 벤치마크 & 성능
4. 총평
1. 스펙 & 가격
사실 베어본 미니PC에서 스펙을 살펴볼 부분은 별로 없죠. 그래도 일단 포트 구성이 다양하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라이젠 CPU이기 때문에 인텔 NUC 시리즈에 있는 썬더볼트 단자가 없지만, 솔직히 미니PC에서 썬더볼트 단자를 쓸 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긴 하네요.
물론 굳이 가격만 놓고 보자면 라이젠5 4500U CPU가 달린 저가형 노트북도 40~50만원에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애초에 집에 두고 사용하는 가정용 PC를 생각했던 것이기 때문에 고려대상에 두지 않았지만요. (노트북도 주변기기 연결해서 미니PC 처럼 사용할 수도 있긴 합니다)
램과 SSD가 없는 베어본 모델이기 때문에 당연히 추가 부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저는 SSD는 삼성 pm981a 512GB, 램은 3200MHz 8GB 2개를 장착했고요. 사실 대부분의 가정용 PC는 8GB 램으로도 충분하지만 왠지 그러기는 아쉽더라고요. 제가 구매한 구성 기준으로는 업그레이드 부품까지 모두 합쳐서 최종 가격은 약 67만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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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외관 & 포트구성
PN50 미니PC의 재질은 주로 플라스틱입니다. 특출난 디자인은 아니지만 에이수스 특유의 헤어라인 패턴이 들어가서 깔끔한 맛은 있더라고요. 그런데 상단에 붙어 있는 “에너지 절약” 스티커는 너무나도 흉측해서 제거하고 사용할 생각입니다. 굳이 마감이나 재질만 비교하자면 제가 회사에서 사무용으로 사용하던 인텔 NUC가 조금 더 낫긴 합니다만, NUC는 라이젠 CPU 모델이 없으니 어쩔 수 없죠.
크기는 성인 손바닥 정도라서 좁은 공간에도 쉽게 배치할 수 있고, 모니터가 VESA 마운트 장착이 가능한다면 아예 모니터 뒤에 부착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부품 장착 전 무게 약 524g) 그런데 개인적으로 미니PC를 모니터 뒤에 장착해서 사용하면 전원 버튼이나 포트 접근성이 나빠져서 오히려 불편하더군요.
통풍은 하단 흡기, 측면과 후면 배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 업그레이드 슬롯에 접근하려면 하단에 있는 4개의 십자 나사를 제거해주면 케이스가 쉽게 열립니다. (PH1 규격의 십자 드라이버 사용 추천) SSD 고정용 나사는 제품 박스 안에 별도로 들어있으니 참고해주세요. 램과 SSD는 슬롯 모양에 맞게 장착하고 SSD만 나사로 고정해주면 됩니다. 램은 양쪽 클립이 “찰칵” 소리 날때까지 확실하게 눌러야 하고요.
컴퓨터 분해 경험이 전무한 초보자도 손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으니 이런 미니PC를 구입할 때에는 괜히 비싸게 업그레이드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포트 구성은 좋은 편입니다. USB 포트도 A타입과 C타입의 조합으로 넉넉하고 전면과 후면에 고르게 배치되어 있어서 부족하다고 느껴질 일은 많이 없을 것 같아요. HDMI, 디스플레이 포트, USB-C DP 연결 모두 지원이 되니 필요할 경우 디스플레이도 3개 까지 연결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SD카드 슬롯도 있으면 좋겠지만 이건 단점이라기 보다는 취향의 영역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인텔 NUC은 SD카드 있던데) 그리고 특이하게도 IR 수신기가 있어서 호환되는 리모컨이 있을 경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니PC를 넷플릭스 머신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나름 쏠쏠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네요.
3. 벤치마크 & 성능
결론부터 말하자면, PN50의 라이젠5 4500U는 동일한 사양의 노트북보다 평균적인 성능이 살짝 떨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노트북보다 통풍이 유리한 구조라서 성능이 더 잘 나와줄 것으로 예상했는데 조금 의외였네요. 아무래도 가정용, 혹은 사무용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라 극한 성능보다는 저전력, 저발열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습니다.
CPU에 100% 부하를 거는 스트레스 테스트 중 초반 2분만 22~23W를 유지했으며, 그 이후는 15W 내외에서 안정화가 되더라고요. 대부분 저전력 노트북이 15~23W를 유지하는 수준이니 특별히 노트북보다 성능이 좋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성능의 제한 요소가 온도가 아닌 전력이기 때문에 싱글코어 성능은 동급 노트북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모든 코어를 100% 활용해야 하는 멀티코어, 3D Mark 작업에서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점수를 보여줬으니 대부분의 사용자는 저전력 설정으로 인한 성능 저하를 느끼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내부 온도는 62℃ 정도로 매우 시원한 편이니까 일장일단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성능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옵션을 제공해주는게 가장 좋았겠지만요)
아무리 PN50이 전력 제한이 심한 편이라고 해도 사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4500U의 성능이면 차고 넘칩니다. 인테넷 서핑, 문서 편집 같은 작업은 일반적인 데스크탑과 비교해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라이젠 르누아르 시리즈의 내장그래픽 성능이 제법 좋은 편이라서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그래픽 옵션을 조금 타협해서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굳이 하자면 FHD 동영상 컷편집 정도는 가능하지만, 썩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고요. 그냥 딱 가벼운 게임 정도는 돌아가는 가정용 PC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4. 총평
전반적으로 만족했습니다. 굳이 단점이라고 한다면 외관이 고급스럽지 않다는 것과 전력 제한으로 인해 최대 성능이 조금 기대 이하였다는 정도? 그런데 애초에 부모님이 집에서 가볍게 사용하실 목적으로 구매한 제품이라 성능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력 적게 먹고 발열이 적다는 것이 장점일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번 라이젠5 4500U 르누아르 CPU가 이런 가정용 미니PC에 사용하기 딱 좋은 성능인데 의외로 기성품으로 판매하는 곳이 국내에 에이수스 밖에 없어서 조금 놀랍더라고요.
만약 사무용 PC를 맞출 때 아직도 ITX 타워급 데스크탑으로 구성하고 계시다면 이제는 진지하게 저전력 프로세서 기반의 미니PC도 고려해보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불과 3~4년 정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골수 데스크탑 PC 마니아였는데 요즘 모바일 CPU들의 발전 속도를 보면 향후 타워형 데스크탑 PC는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더라고요. 데스크탑 PC는 이제 고성능 게임, 혹은 전문가 작업용 수요 정도만 남게 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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