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뷰는 원래 예정에 없었는데, 제목에서도 보셨다시피 아버지가 기계식 키보드를 써보고 싶다고 하셔서 구매하게 됐습니다. 마침 최근에 주변기기 리뷰도 조금 하고 싶었던 참에 좋은 기회다 싶어서(?) 예전부터 궁금했던 바밀로 VA 시리즈 중에서 선택을 하게 됐죠.
그 중에서도 풀 배열에 차분한 디자인을 지닌 바밀로 VA108M 다크믹스 모델, 과연 소문만큼 괜찮은 녀석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리뷰 시점 가격 : 약 15만원
[ 좋아요 ]
- 스테빌
- 통울림 없음
- 깔끔한 디자인
[ 싫어요 ]
- 측면 각인이 실크 코팅
- 미니 USB 단자
- LED 가시성
[ 한줄평 ]
키캡 재질, 각인, 스테빌, 통울림과 같은 기본기가 충실하게 잘 잡힌 사무용 풀배열 기계식 키보드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추천
사비로 직접 구매한 제품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목차 ]
1. 스펙 & 가격
2. 외관 & 재질
3. 키캡 & 스위치
4. 타건감
5. 기능성
6. 총평
1. 스펙 & 가격
바밀로는 주력 제품을 항상 VA + 키배열 숫자로 모델명을 부여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구매한 VA108M 모델은 108키 풀배열이라는 소리죠. (풀 배열 104개 + 기능키 4개) 당연히 풀배열은 문서 작업할 때에는 유리하지만 오른쪽 마우스 조작 공간이 좁아져서 게임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바밀로는 어찌보면 키보드보다는 키캡으로 더 유명하지 않을까 싶어요. 국내에서도 사쿠라, 고래 에디션의 키캡 디자인으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기도 했고, 모든 제품에 고품질 PBT 키캡을 사용하기 때문에 바밀로 키캡만 따로 찾는 사용자도 있을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중국 내에서는 “짝퉁” 바밀로 키캡까지 유통이 된다고 하니…
물론 그만큼 가격이 조금 비싼 편입니다. 요즘 쓸만한 기계식 키보드가 7~12만원 정도인 경우가 많은데 바밀로는 대부분 15만원 이상은 가볍게 넘어가니 약간 프리미엄이 있다고 봐도 되겠죠. 그래서 사실 저도 구매할 때 “과연 이 녀석인 돈값을 할까”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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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외관 & 재질
박스 구성품은 많이 단촐합니다. 키캡 리무버와 LED 표시등이 있는 여분 키캡 3개가 전부더라고요. 나름 이 정도 가격의 키보드에는 최소한 청소용 솔이라도 챙겨주는 편인데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이건 이미 알고 구매를 했지만, 키보드의 연결 단자가 미니 USB라는 점은 저에게는 단점으로 느껴졌어요. 이미 대부분의 IT 기기들이 USB-C 단자로 통일이 된 마당에 구형 미니 USB라뇨? 그래도 유선 키보드 특성상 한번 연결해두면 다시는 건드릴 일이 없을테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로 합니다.
바밀로 VA108M 모델은 다양한 색상 옵션이 있는데, 저는 아버지 선물 용도로 구매한 것이라 제일 사무적인 느낌이 나는 다크믹스 색상을 선택했습니다. 플라스틱 하우징에 원목 패턴이 각인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심심한 느낌은 아니더라고요. 검은색 키캡도 각진 ABC 초콜릿 같은 느낌이 나서 의외로 귀여운 맛(?)도 조금 있습니다.
하우징은 ABS 플라스틱 같은 느낌이지만 두께가 제법 있어서 약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하우징을 여기저기 두들겨보면 빈 공간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묵직한 느낌이 납니다. 보강판과 흡음제가 모두 들어간 구조라서 그런지 무게는 1.23kg로 조금 무거운 편이고요.
전반적인 키보드의 각도 조절 스탠드, 고무 발판, 테두리 마감과 같은 요소들은 특별히 흠잡을 부분이 없었습니다. 굳이 외관상 단점이라고 한다면 USB 연결부 주변의 원목 각인 패턴이 미세하게 끊어지는 구역이 있다는 정도랄까요?
3. 키캡 & 스위치
모든 버밀로 키보드의 키캡은 PBT 재질에 염료승화 각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난감 같은 ABS 플라스틱의 촉감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굳이 고가의 키보드에 투자한다면 무조건 PBT 재질을 고집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염료승화 방식의 각인은 반영구적이기 때문에 키보드를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최적의 조합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LED 빛이 키캡의 각인을 직접적으로 통과하는 구조는 아니라서 백라이트가 키 테두리에만 비춰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건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라 RGB 블링블링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빛이 투과되는 이중사출식 키캡을 추천드려요.
그런데 의외로 키캡의 측면에 각인된 펑션 기능들은 오래 사용하면 지워지는 실크 코팅 방식인 것 같았습니다. 사실 키캡의 측면을 만질 일은 자주 없기 때문에 어지간해서 각인이 지워지지는 않겠지만, 조금 저렴한 느낌을 주는 요소라 제품의 가격대를 감안하면 조금 아쉽더라고요. 그리고 의도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볼륨 조절 각인도 약간 좌측으로 치우쳐져 있네요? (프로 불편러)
그래도 개인적으로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수준이었고 그 외의 키캡 재질이나 촉감, 밸런스, 고정력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크게 불만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측면 각인만 염료승화 방식으로 해줬다면 완벽한 키캡이라고 평가했을 것 같은데 조금 아쉬운 정도?
스위치는 체리 갈축에 정방향으로 채결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방향 스위치가 부드러운 타건에 유리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네요. (RGB 모델은 스위치가 역방향) 직접 해보지는 않았지만 스위치 핫스왑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테빌은 체리 방식이고 소음이 정말 잘 잡혀있더라고요. 사실 바밀로를 선택한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스테빌 소음이 잘 잡혀있다는 평가가 많아서이기도 했는데, 이 부분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지금 제가 사용 중인 한성 무접점 키보드는 스페이스바 스테빌 소음이 심해서 조금 예민하게 봤던 부분이에요.
4. 타건감
결론만 미리 말씀드리자면, 만족스럽습니다. 균일한 PBT 키캡의 촉감과 조용한 스테빌 덕분에 갈축 키보드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적축에 가까울 정도로 깔끔한 느낌이 들더군요. 적축의 큰 단점 중 하나가 타건감이 조금 심심하다는 것인데, 바밀로 갈축은 적축과 비슷한 느낌에 넌클릭 특유의 손맛을 입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먼저 한번 들어보고 넘어가죠.
키보드 타건감은 워낙 개인 취향이 많이 반영되는 영역이지만, 제가 사용해본 갈축 중에서는 제일 마음에 드는 녀석이었습니다. 여러모로 깔끔한 느낌이 강조된 타건감이라서 향후 기회가 된다면 바밀로 적축과 저소음 적축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바밀로는 적축으로 유명합니다)
굳이 단점이라고 한다면 강하게 타이핑 할 때에는 미세하게 보강판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건 마이크로 녹음한 후에야 알아차릴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정말 예민하신 분들은 거슬려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실사용 중에 느껴질 정도는 아니라 별다른 불만은 없었습니다.
바밀로 키보드는 스텝스컬처2 방식에 독자적인 “바밀로 프로파일” 높이입니다. 굳이 높이로만 따지자면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체리와 OEM 프로파일의 중간 정도라고 하네요. 키캡 교체를 원할 경우 다른 바밀로 프로파일, 혹은 OEM 프로파일의 키캡과 호환이 된다고 하니까 참고해주세요.
5. 기능성
외관만 보더라도 이 키보드에는 특별한 기능이 있을 것 같지는 않죠. 설명서만 보더라도 2페이지에 모든 기능에 대한 안내가 다 있을 정도로 그냥 기본적인 키보드 기능에만 충실한 물건입니다.
LED 백라이트는 단색이고 밝기는 3단계로 조절이 됩니다. LED가 서서히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패턴이 반복되는 “숨쉬기” 옵션도 있지만, 이런 차분한 사무용 키보드에서는 LED가 깜빡거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키캡이 이중사출 구조라서 백라이트가 투과되지 않는 방식인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LED의 최대 밝기 자체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조금 들긴 했습니다.
그 외에 Ctrl 과 Caps Lock의 위치를 바꾸거나 윈도우 버튼을 비활성화 시키는 소소한 기능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참고로 무한 동시입력이 지원되는 키보드이지만 윈도우 환경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6. 총평
개인적으로 바밀로 VA108M은 취향을 많이 타는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바밀로 키보드 자체가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인데 이 녀석은 RGB 기능도 없고 풀 배열이라 게임 용도로 사용하기에도 애매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처럼 게임을 아예 고려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면 (아버지 선물) 의외로 VA108M 다크믹스 모델만큼 차분한 디자인에 기본기까지 충실한 풀배열 기계식 키보드를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잘 살펴보면 풀배열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 저렴한 대체품은 많습니다만 바밀로 키보드는 이유 없이 비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구매한 후에도 후회가 되지는 않았어요. 살짝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도 치명적인 단점들은 아니었고, 키캡 품질이나 타건감과 같은 기본기가 워낙 확실했으니까요. 자신 있게 아버지에게 선물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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