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로 노트북을 사용하기 때문에 모니터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냥 가끔 큰 화면으로 게임을 하고 싶거나 듀얼 모니터 세팅이 필요할 때 연결하는 정도죠. 그래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모니터도 저렴한 20만원대의 MSI MAG241C 모델입니다.
사실 20만원 초반대면 144Hz 주사율의 게이밍 모니터 제품군 중에서는 최저가에 해당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TN, VA 패널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MSI MAG241C도 VA 패널) 그런데 이번에 웬일로 LG가 보급형 울트라기어 24 시리즈에 IPS 달아서 출시했네요?
원래 LG는 가성비 제품군에서 원가절감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심하게 해서 도저히 살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제법 진정성이 느껴지는 스펙 구성이더라고요. 그래서 정말로 이번에는 LG가 정신 차리고 가성비 제품군에 힘을 쓴 것인지, 아니면 스펙시트에 드러나지 않는 함정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요약 ]
| [ 좋아요 ] 가격 IPS 패널 최대 밝기 |
[ 싫어요 ] 디자인 프레임 재질 암부 표현력 |
[ 용도 ]
가성비 144Hz 게이밍 모니터
[ 한줄평 ]
개인 용도뿐만 아니라 텍스트 가독성, 밝기도 훌륭한 편이라 다용도로 활용하기 좋다. 서브 용도의 게이밍 모니터를 보고 계시다면 강력 추천.
리뷰 제품은 (주)유어아이디로부터 대여받았습니다. 소정의 컨텐츠 제작비 지원이 있었고, 리뷰 내용에 대한 제약 사항이나 사전 검수는 없었음을 밝힙니다.
[ 목차 ]
* 각 소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부분으로 창이 이동합니다 *
1. 스펙 & 가격
"원래 이 가격대의 144Hz 게이밍 모니터는 꼭 하나씩 나사가 빠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외인 듯...?"
20만원 초반대는 게이밍 모니터를 구매하기 살짝 아쉬운 가격대입니다. 아무래도 게이밍 모니터 특성상 높은 주사율은 꼭 챙겨야 하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원가절감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가성비 게이밍 모니터들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저렴한 TN, 혹은 VA 패널을 사용했습니다.
물론 IPS 패널이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응답 속도, 텍스트 가독성, 색 표현력 방면에서 두루 밸런스 잡힌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범용적으로 쓰기에는 확실히 유리한 점이 많죠.
↓ 각 패널 타입의 특징
- 각 패널의 특징에 대해 세부적으로 설명하면 너무 오래 걸리니 간단히만 짚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TN : 제조 단가 저렴 / 빠른 응답 속도 / 낮은 색 재현력 / 좁은 시야각
VA : 높은 암부 표현력 / 가격 대비 높은 색 재현력 / 느린 응답 속도 / 텍스트 가독성
IPS : 넓은 시야각 / 선명한 텍스트 가독성 / 상대적으로 단가 비쌈 / 부족한 암부 표현력
그런데 이번에 새로 출시된 LG의 신형 24인치 울트라기어 모니터가 20만원대 초반의 가격에 IPS를 달고 나와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가성비 제품군에서 극단적인 원가절감으로 유명한 LG가 이런 강수를 둘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최근에 경쟁력 좋은 외산, 혹은 가성비 좋은 브랜드에게 시장 점유율을 점점 잠식당하고 있어서 나름 LG가 한번 분위기 환기를 위해서 전략적으로 출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24인치면 살짝 작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대부분의 게임은 화면 전체가 한눈에 다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지나치게 큰 크기는 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작업 용도는 32인치, 게임 용도는 24~27인치가 적당) 그런데 울트라기어 27인치 모델은 가격이 38만원으로 확 올라버리기 때문에 그냥 24인치로 타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네요.
2. 외관 & 디자인
"저렴한 플라스틱 재질과 촌스러운 디자인. 그런데 어차피 사용하면서 모니터 뒤를 볼 일은 자주 없으니 뭐..."
[ 디자인 ]
솔직히 이 가격대에서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LG 울트라기어 24GN600 모델은 나름 "게이밍"스러운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스탠드와 패널 후면에 빨간색 포인트 컬러가 많이 썼는데, 개인적으로 살짝 촌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과 빨간색 부분의 광택이 표현이 오히려 장난감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과거 울트라기어 24GL 모델에 비해서 베젤도 많이 얇아져서 투박한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네요. 사실 모니터를 사용하면서 후면부를 볼 일이 많은 것도 아니니까 전면부 디자인이 더 중요하겠죠?
[ 스탠드 ]
스탠드 구조는 매우 단순합니다. 각도 조절 기능도 딱 상/하 20도 정도 소폭으로 조절되는 틸트만 가능하고요. 거의 플라스틱 재질로만 만들어진 구조라서 힘을 많이 주면 부러질 것 같은 스탠드이긴 하지만, 일상적인 사용 중에 파손이 우려될 정도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이 모델은 기본 스탠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VESA 100mm 브래킷을 이용해서 모니터 암에 부착해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만족도가 높지 않을까 싶어요. (아쉽게도 저는 모니터 암이 없습니다)
[ 포트 구성 ]
이 가격대에서는 USB-C나 데이터 패스스루 기능을 기대하긴 어렵죠. 딱 HDMI 2개, DP 포트 1개가 끝입니다. 가끔 저가형 게이밍 모니터에서 HDMI가 1.4 규격인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도 이 녀석은 HDMI 2.0 규격이라서 어떤 단자를 사용하더라도 144Hz까지 온전하게 호환이 됩니다.
모니터 내장 스피커는 없지만 3.5mm 오디오 잭은 있으니 HDMI 포트를 사용할 경우 별도의 음향 장치를 모니터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참고로 막혀 있는 USB-A 포트는 오로지 펌웨어 업데이트 용도이기 때문에 평상시에 사용하지는 마세요.
굳이 사용할 일이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모니터 하단부에 자세히 보시면 켄싱턴 락까지 있긴 합니다.
3. 디스플레이 테스트 결과
"매우 충실한 기본기. 암부 표현력이 떨어지는 것은 단점."
[ 실측 결과 ]
실제로 디스플레이 값을 측정해보니 여러모로 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sRGB 95~98%에 NTSC는 딱 72% 정도 나오는 평범한 300nits 패널을 예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sRGB 100% 색역과 로 측정돼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어쩐지 모니터를 처음 켜봤을 때 "밝고 선명하다"는 느낌이 확 들긴 하더라고요.
그런 반면 색 대비는 의외로 많이 낮게 측정이 됐습니다. 공식 스펙시트에 1000:1이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혹시라도 제 측정기가 잘못됐나 싶었는데, 다른 노트북을 측정해보니 제대로 800~1200:1의 값도 잘 잡아내는 것으로 봐서 기계 오류는 아닌 것 같고요. 확실히 눈으로 보더라도 암부 표현력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 잔상 테스트 ]
카메라 셔터 속도를 1/125로 설정하고 촬영을 진행한 결과 144FPS 움직임에서 잔상은 거의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제가 기존에 사용하던 VA 패널 게이밍 모니터보다 좋은 모습이네요. 실제로 FPS나 리듬게임과 같이 빠른 움직임이 많은 상황에서 보다 눈이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똑같은 144Hz 모니터라고 하더라도 잔상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서도 체감이 다르더라고요.
[ 빛샘 테스트 ]
빛샘 역시 IPS 패널이라면 일정 부분은 감수해야 하는 특징 중 하나입니다. 어두운 실내에서 모니터 밝기를 100%로 설정해둔 후 카메라 ISO를 조금씩 올리는 식으로 테스트했고, 높은 ISO에서는 모니터 구석에서 빛샘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사용 중에 빛샘이 느껴질 수준은 아니어서 이 정도면 IPS 모니터 치고는 빛샘이 잘 잡힌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 플리커링 테스트 ]
스펙시트에 플리커프리라고 써져 있으니 확인해봐야겠죠. 모니터 밝기를 50%로 설정한 후 240프레임으로 고속 촬영을 해봤습니다. 플리커 현상은 전혀 보이지 않더군요.
[ 프레임 스킵 테스트 ]
화면의 내용이 빠르게 바뀔 때 모니터가 표현하지 않고 생략하는 프레임이 있는지 테스트해봤습니다. 240프레임 고속 촬영한 후 확인해봐도 특별히 건너뛰는 프레임은 없었습니다.
4. 인터페이스 & 부가기능
"조그셔틀과 인터페이스는 깔끔하고 직관적. HDR, 블랙 스테빌라이저와 같은 부가 기능은 그다지 유용하지 않았다."
[ 인터페이스 ]
모니터의 온스크린 디스플레이(OSD)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어서 따로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원활하게 여러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외부에 지저분하게 조작 버튼이 노출되지 않고 깔끔하게 하단부에 조그셔틀 하나로 모든 메뉴 조작이 가능한 형태더라고요.
다양한 프리셋을 제공해주긴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최초 설정인 "게이머1" 프리셋 상태가 제일 마음에 들어서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추가로 "LG On Screen Control"이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모니터를 만지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모니터의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더라고요. 보통 저가형 모니터에서는 별도의 소프트웨어 컨트롤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 HDR 기능 ]
울트라기어 24GN600은 HDR10 기능을 지원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 작동해보니 도저히 쓸만한 기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HDR 기능은 실제 명암 표현력(다이나믹 레인지)이 넓어지면서 한 화면에 표시되는 암부와 명부를 보다 뚜렷하게 구별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 모델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HDR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다이나믹 레인지 자체가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모니터의 색 표현 초점이 어두운 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HDR 상태에서는 더 짙은 검은색 표현이 가능해지긴 하지만 디테일이 더 높아진다는 느낌은 없어요. 밝은 장면이 많은 게임에서는 사용해볼 수 있겠지만, 어두운 장면이 많은 게임에서는 시인성이 오히려 떨어지기 때문에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 블랙 스테빌라이저 ]
블랙 스테빌라이저 기능을 사용하면 확실히 어두운 장면에서의 사물 구분이 더 잘 됩니다. 그런데 이게 마법 같이 암부 표현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검은색을 뭉개면서(?) 강제로 시인성을 높이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어두운 장면이 많아서 사물을 구별하기 힘든 게임이나 영화 장면에서는 아쉬운대로 활용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기타 기능 ]
울트라기어 24GN600은 기본적으로 프리싱크가 48~144Hz 변동 주사율 내에서 지원이 되기 때문에 호환이 되는 PC 구성에서는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사용하는 노트북이 인텔 CPU에 엔비디아 MX450 그래픽이라 그런지 프리싱크 활성화가 안되더군요.
모니터에 자체적으로 조준선을 띄우는 옵션도 존재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슈팅 게임에서 저격을 자주 하시는 분들은 가끔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5. 총평
"가격과 LG IPS 패널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합격. 의외로 치명적인 단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번에 협찬 리뷰 제의가 들어왔을 때 거절하려 했습니다. 과거에 저가형 LG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는 가슴에 손을 얹고 구독자분들에게 추천드리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 신형 모델의 가격과 스펙시트를 찬찬히 읽어보니 의외로 울트라기어 24GN600 모델은 저가형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충실한 구성으로 출시했더라고요. 이 정도면 제가 직접 구매해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협찬을 수락하게 됐습니다.
소소한 단점들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 이 가격대에서는 예상되는 범주 내였고, 오히려 화면 밝기, 선명도와 같은 기본기가 탄탄해서 개인적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LG가 저가형 모니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출시한 제품이라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으니까요.
뭐 LG 사정이야 어쨌든 간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보통 이 가격대에서는 스펙이나 브랜드,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했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서브 용도의 게이밍 모니터 (특히 FPS 게임), 혹은 노트북에 적당히 물려줄 범용성 좋은 모니터를 찾고 계시다면 올해 상반기는 이 녀석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6. 구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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