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노트북

2021년형 LG 그램16 노트북 리뷰 – 완성도는 높아졌지만 가격은 하늘을 뚫어버렸다

게사장(crabbyreview) 2021. 2. 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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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기다려주고 계셨던 올해 신형 LG 그램의 16인치 모델 리뷰입니다. 그램 시리즈에 대해서는 따로 소개가 필요 없을 것 같으니 바로 시작하도록 하죠.

 

참고로 이번 리뷰가 끝나면 조만간 갤럭시북 이온2 vs 그램16 컨텐츠도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2021 그램 / 이온2

 

 


리뷰 일자 기준 가격 : 약 173만원

 

[ 좋아요 ]

  • 휴대성
  • 디스플레이
  • 키보드
  • 스피커

[ 싫어요 ]

  • 발열 / 성능
  • 내구성
  • 가격 (혹은 램 확장성)
  • 설계상의 몇가지 의문점들

[ 용도 ]

고성능 작업을 할 계획이 없고 가벼운 대화면 노트북이 필요한 사용자에게 추천.

 

[ 한줄평 ]

확실히 이전 모델보다 여러모로 완성도가 좋아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부감이 들 정도로 가격이 너무 과하게 비싸짐.

 


직접 구매한 노트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러다 파산하겠어요!)

 


[ 목차 ]

 

1. 스펙 & 가격
2-1. 외관 & 포트구성
2-2. 내구성 & 내부구조
3. 키보드 & 트랙패드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5. 성능 & 발열
6. 배터리
7. 총평

 


1. 스펙 & 가격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 꼭 16~17인치 대화면이 필요한 것이 아니면 훨씬 합리적인 대안이 많음”

 

 

LG의 그램 시리즈는 원래 비싼 모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인텔 11세대 타이거레이크 모델로 넘어오면서 가격이 과하게 비싸졌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군요. 그램16은 사실상 작년의 15.6인치 모델의 후속작이라고 보면 되는데, 초기 출시 가격이 10만원 넘게 올랐습니다.

 

물론 요즘 전자제품은 대부분 부품 공급 부족 때문에 전반적으로 단가가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 정도 가격 상승은 이해할 수 있는 범주 내라고 볼 수는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그램 시리즈는 램이 업그레이드 불가능한 온보드 구조이고, 16GB램 옵션의 가격이 너무 과하게 비싸다는 것입니다. (램 장사질)

 

엄밀히 따지자면 램을 8GB에서 16GB로 업그레이드 하는 옵션 비용은 10만원 정도라서 납득할 수 있지만 i5 사양에 프리도스, 16GB램 옵션은 없더라고요? 16GB램을 원하면 강제로 윈도우10이 포함되거나 i7 사양 모델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램을 인질 삼아 상위 모델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잔머리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저전력 CPU에 내장그래픽 구성의 울트라북이 100만원 후반~200만원 초반대면 델의 XPS나 레노버의 씽크패드 X1 카본 시리즈에 준하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영역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램이 정말로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개선해야 될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가격표이긴 해요.

 

예전과는 달리 그램이 아니더라도 에이수스의 젠북, 혹은 에이서 스위프트5와 같이 가벼운 노트북 선택지가 많기 때문에 그램 시리즈는 이제 무게보다는 디스플레이 크기로 승부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그램을 구매한다면 상대적으로 대체품이 적은 16~17인치 모델이 좋다고 생각하고, 작은 14인치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훨씬 품질 좋고 저렴한 대안이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램과 삼성 갤럭시북 시리즈는 출시 가격과 세일 가격의 차이가 매우 큰 편이어서 급하지만 않다면 굳이 정가를 다 주고 구매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저는 리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약구매 했지만요)

 

올해는 어떻게 될지 장담드릴 수는 없어도작년의 그램17 i5 기본사양 모델도 160만원 정도에 출시했다가 세일할 때 135만원 정도까지 떨어졌다고만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2-1. 외관 & 포트구성

“이전 모델보다 베젤이 더욱 얇아지고 마감이 고급스러워졌다. 블랙 색상은 왜 진작에 만들지 않은 것일까?”

 

저는 원래 그램의 하얀 도색을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2019~2020년에 그램17을 구매해서 사용할 때에도 꼭 회색 모델을 선택했었죠. 첫 눈에는 하얀색이 예뻐 보일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흠집이 나도 쉽게 눈에 띄고 오래 사용하면 노트북이 이염, 혹은 변색되서 보기 흉해졌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블랙 색상 출시 소식은 저에게는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그냥 학생을 위한 노트북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해서 이제는 제법 “비즈니스적”인 느낌도 풍긴다고나 할까요?

 

외부 마감도 많이 보강되어서 그램 시리즈 특유의 흐물거리는 장난감 같은 느낌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진짜 “메탈” 소재를 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과거 그램은 저렴한 플라스틱 느낌이 강했…)

 

 

그리고 그램 시리즈의 베젤은 확실히 해가 지날수록 얇아져서 이제는 거의 베젤리스 노트북의 대명사인 델의 XPS 시리즈와 견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베젤 두께에 많이 예민한 분들도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게는 당연히 그램 시리즈 답게 1.17kg로 매우 가볍습니다. 16인치의 크기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경량 14인치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죠. 그런데 제가 그램17 모델을 1년 넘게 메인 노트북으로 실사용 해본 결과, 제품이 아무리 가벼워도 크기가 커지면 휴대할 때 백팩이 꼭 필요해져서 생각만큼 휴대성이 좋게 느껴지지는 않더라고요. (17인치는 더 심함)

 

그램16도 마찬가지로 작은 크로스백이나 파우치만 가지고 휴대하고 다니기는 조금 부담스러운 크기라 노트북을 자주 들고 다녀야 한다면 저는 여전히 14인치 제품 중에서 고를 것 같아요. 애초에 이런 이유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는 휴대용 노트북들이 주로 14인치 크기로 만들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이건 개인 휴대 패턴에 따라 체감이 다를 수 있으니 제 개인 경험 정도로만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포트 구성 자체는 마음에 듭니다. 이제 충전 단자도 기본적으로 USB-C 형태로 변경돼서 썬더볼트 포트가 2개로 늘어났다는 것도 좋고요. 마이크로 SD 슬롯이 풀 사이즈 SD 슬롯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속도도 제 SD카드의 최대치인 90MB/sec 까지 무난히 뽑아냈고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USB-C 단자의 마감이 심하게 거슬렸습니다. 단자의 테두리가 지나치게 외부로 노출되어 있어서 디자인상 저렴한 느낌이 나고 손톱을 틈에 넣어서 쉽게 휠 수 있을 것 같아서 내구성에 대한 걱정이 들더라고요. 일반적으로 고급 노트북들은 노트북의 외부 프레임을 각 포트의 모양에 맞게 성형을 해서 단자 테두리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LG가 이런 세세한 디테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아요.

 

보통 100만원 이하의 가성비 노트북이라면 이런 부분은 신경쓰지 않을건데, 이번 신형 LG 그램은 “프리미엄” 제품군에 걸쳐 있는 가격대이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부분도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갤럭시북 이온2, 애플 맥북에어, 심지어 에이서의 스위프트5도 단자 모양에 맞게 외부 프레임 성형을 당연하다는 듯이 해줍니다.

 

 


2-2. 내구성 & 내부구조

“작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무게를 위해 내구성을 희생한 면이 많음. 쿨링 구조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결정이 많다.”

 

제 개인적인 견해지만, 과거의 그램 시리즈는 쿠크다스 그 자체였습니다. 그램의 홍보 자료에는 밀스펙 인증을 받았다며 자랑을 많이 하지만, 이를 위해서 희생한 요소들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생각이에요.

 

예를 들자면, 낙하 충격 항목을 위해 노트북의 내부에 빈 공간을 많이 남겨서 외부 프레임의 탄성을 늘리거나, 방진 테스트 항목을 위해 외부에 쿨링 통풍구를 최소화하는 것과 같이요. 물론 이런 요소들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으신다면 전혀 상관 없겠지만, 저는 마케팅 요소 외에는 큰 의미가 없는 밀스펙은 포기하더라도 LG가 조금 더 소비자 친화적인 설계를 했으면 싶습니다. 어차피 그램 시리즈를 군용으로 납품할 것은 아니잖아요?

 

 

다행히 LG도 이번 신형 타이거레이크 CPU의 발열 문제를 의식했는지, 드디어 그램도 하판에 통풍구를 만들어줬더라고요. 과거 그램 시리즈들 하판이 꽉 막힌 것을 보면 가슴이 확 답답해졌었는데…

 

그런데 문제는 기껏 타공 구멍을 뚫어준 후에 2/3 정도는 절연 테이프로 막아버렸네요? 이럴거면 처음부터 왜 넓게 타공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더라고요. 이건 제 개인적인 뇌피셜이지만 아마도 LG의 설계팀에서는 통풍구 구멍을 넉넉하게 잡았다가 추후 밀스펙 인증 문제, 혹은 디자인상 문제 때문에 경영팀에서 통풍구의 일부는 가려버린 것이 아닐까요?

 

신형 그램 / 구형 그램 하판 비교

 

그리고 내부의 SSD 슬롯의 위치도 보면 CPU 바로 옆에 2개가 나란히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파일을 복사할 때 금방 SSD가 온도가 높아져서 속도가 느려지더라고요.

 

물론 m.2 SATA3 슬롯만 있던 시절보다는 낫지만 향후 그램 시리즈에서는 이 SSD 슬롯의 위치를 열이 잘 분산되는 곳으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쟁작인 삼성 갤럭시북 시리즈만 보더라도 의도적으로 SSD가 CPU와 떨어져 있도록 슬롯 방향을 조절한 것을 확인할 수 있죠.

 

높은 SSD 온도 / 그램과 이온2의 SSD 위치 차이

 

그램의 하판 분해 난이도는 쉬운 편입니다. 다만 모든 나사가 고무 발판이나 덮개에 가려져 있어서 일일히 제거해야 하판 나사에 접근할 수 있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초보자도 주의만 한다면 SSD 추가 장착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으니 참고 영상을 보면서 도전해보셔도 될것 같아요.

 

정 불안하시다면 추가 SSD만 별도로 구매하셔서 LG 서비스센터에서 장착 요청을 하시면 노트북을 구매할 때 SSD 확장 옵션을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3. 키보드 & 트랙패드

“정말 내가 알던 그램의 키보드 맞나? 작년 모델보다 훨씬 좋아졌다.”

 

키보드 품질은 정말 제 기대 이상으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홍보 자료에서 키보드가 좋아졌다는 얘기는 듣긴 했지만, 그냥 의례적으로 하는 마케팅성 멘트인 줄 알았죠.

 

그런데 이번 2021년형 그램은 키캡 재질도 훨씬 단단해지고 키 스트로크 깊이, 타건음과 구분감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씽크패드 X1 시리즈와 같이 정말 타건감에 특화된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그램의 키보드도 고급 노트북 중에서도 상위권이라고 평가해도 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무한 동시입력은 지원되지 않지만, 이건 게이밍 노트북이 아닌 이상 기대하는 요소가 아니라서 단점이라 보기는 어렵고요.

 

 

키 배열 자체는 크게 불만을 가질 부분은 없지만 넘버패드가 아직도 3열 구조라는 것은 조금 불편했습니다. 넘버패드는 눈으로 보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반적으로 익숙한 풀배열 키보드의 4열 넘버패드가 아니면 사용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요. 17인치 모델은 4열 넘버패드가 적용되긴 했지만, 16인치 모델도 공간은 충분해 보여서 더더욱 아쉽더라고요.

 

지문인식 센서는 전원 버튼에 내장되어 있고,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인식률이 좋았습니다. 너무 가볍게 누르면 인식이 안되는 경우가 있으니 살짝 의식을 하면서 눌러줘야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전원 버튼이 다른 키들과 조금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사용하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트랙패드도 매끄러운 유리 코팅에 프리시전 드라이버를 사용해서 촉감, 정확도, 인식률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굳이 사소한 부분까지 따지자면 트랙패드를 클릭할 때 생각보다 깊게 눌러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불편하다고 느끼지는 않을 것 같아요.

 

 


4. 디스플레이 & 사운드

“광색역, 2K 해상도, 16:10 비율 덕분에 학업/사무 용도로는 최적의 디스플레이. 스피커 성능도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기존의 그램 시리즈는 17인치 모델만 2K 해상도에 16:10 화면비였고, 나머지는 모두 일반적인 FHD, 16:9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15.6인치 모델도 2K 해상도, 16:10 화면비가 적용이 됐더라고요. (화면이 위-아래로 조금 넓어지면서 15.6인치가 16인치로 바뀜)

 

일반적으로 문서, 사진, 영상 편집 작업을 할 때에는 디스플레이의 상-하 공간이 넓은 것을 선호하고, 게임이나 동영상 시청은 좌-우로 넓은 기존의 16:9 화면비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그램 시리즈는 이제 확실히 학업, 사무용 노트북이라는 정체성을 굳히는 변화라고 생각해요.

 

16:9 와 16:10 디스플레이의 차이
해상도 차이

 

그램의 디스플레이는 색상 재현력이나 밝기 모두 좋습니다. 최대 밝기는 일반적인 경쟁 기종과 비슷한 300nits 수준이고, 실내에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함은 없습니다. 갤럭시북 이온과 같이 일시적으로 600nits 까지 밝기가 높아지는 “야외 모드”는 따로 없어서 실외에서 사용하기는 조금 힘들고요.

 

색상 재현력은 최근에 영상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DCI-P3를 100%까지 지원합니다. 사실 전문적인 동영상 편집을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웹 표준 색역인 sRGB 100%만 되면 (약 DCI-P3 80% 정도) 그 이상은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죠. 패널은 약간 반사가 있는 유광 코팅이지만 크게 신경쓰일 정도로 거슬리는 반사는 아닙니다.

 

 

스피커 성능은 의외로 매우 좋았습니다. 과거 그램 시리즈는 전형적인 “깡통 스피커” 수준이어서 올해 그램 공개 행사 때 스피커가 개선됐다는 말을 크게 믿고 있지는 않었거든요. 그런데 특별히 스피커 유닛이 많이 커진 것 같지도 않은데 사운드 품질이 어떻게 이 정도로 좋아질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작은 스피커 유닛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베이스 표현력도 있었고 높은 볼륨에서도 특별히 음이 찢어지거나 뭉개지는 현상도 없었습니다. 이 정도면 저는 특별히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하지 않고 그냥 사용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특히 갤럭시북 이온2와 비교하면 스피커는 그램이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정말 예상하지도 못한 결과였어요.

 

 


일반적으로 QHD급은 픽셀 카운트로 따지면 대략 2.5K에 해당되지만,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2K라고 표현한 점에 대해 안내드립니다. 정보 지향성 리뷰에 부정확한 표현을 사용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향후 “16:10 QHD급, 혹은 16:9 FHD급” 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5. 성능 & 발열

“조용하지만 답답한 성능과 쿨링. 그냥 가벼운 작업만 하라는 LG의 배려가 느껴진다.”

 

 

일단 저도 그램 시리즈가 고사양 작업을 위한 노트북이 아니라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그램의 무게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주 내에서 훨씬 더 성능을 개선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LG가 설계 변경에 있어서 보수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워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기껏 하판 통풍구를 만들어주고 2/3 정도는 테이프로 다시 막는다거나, SSD의 위치도 조금만 신경쓰면 CPU 온도와 충돌이 없도록 바꿀 수 있는데 몇 세대동안 동일한 구조를 고집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무게가 100g 정도 늘어나더라도 갤럭시북 이온처럼 히트파이프와 쿨링팬을 하나씩 더 달아줘쓰면 하지만, 이건 그램 시리즈의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이라 그렇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는 있겠죠. 그런데 쿨링팬 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어서 타이거레이크 CPU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저소음, 밸런스 모드에서는 성능을 희생하고 팬 소음을 정숙하게 세팅하는 것은 저도 찬성이지만, 최소한 고성능 모드에서는 노트북이 조금 시끄러워지더라도 성능을 더 뽑아낼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요. 아마도 LG 입장에서는 “그램은 조용하다”는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쿨링팬 속도에 제한을 심하게 걸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조금 서두부터 불평 불만을 많이 늘어놓긴 했지만, 결국 LG 그램의 본질인 문서 편집, 인터넷 서핑, 사무 작업 용도로는 문제를 느낄만한 성능은 절대 아닙니다. 사실 2017년 인텔 7세대 CPU 이후로는 어지간한 경량 노트북도 가벼운 일상 작업에는 충분한 성능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굳이 최신 11세대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개선된 내장그래픽 성능을 통해 조금이라도 그래픽, 영상 편집 작업이나 가벼운 게임도 곁들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런데 LG 그램은 쿨링, 설계, 팬 속도 조절 방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요인들 때문에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특별히 노트북의 용도 자체가 바뀔 정도의 성능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대부분 쿨링 성능이 좋은 타이거레이크 노트북들은 내장그래픽으로 오버워치와 같은 가벼운 게임도 충분히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죠.

 

** 인트로 부분에 램 클럭 오타입니다! 8GB / 4266MHz 에요! **

 

따라서 그램에 장착된 타이거레이크 CPU의 내장그래픽은 간단한 사진, 영상 편집을 할 때 보조하는 용도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어야 구매하고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6. 배터리

“대용량 배터리 덕분에 2K 해상도 상태에서도 제법 배터리 지속시간이 긴 편. 기본 PD충전기 제공도 반가운 변화.”

 

그램16은 무려 80Wh 라는 엄청난 용량의 배터리를 품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저전력 울트라북의 배터리 크기가 40~60Wh 정도가 평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용량이죠. 덕분에 올해 그램은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2K 해상도 디스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만족스러운 배터리 지속력을 보여줬습니다.

 

제가 블로그 편집 작업을 하는 패턴으로는 7시간 반 정도, 보다 부하가 많이 걸리는 PC Mark 8 배터리 테스트로는 5시간 14분을 버텼습니다. 이 정도면 평균적인 FHD 해상도의 저전력 노트북을 상회하는 결과이고, 제 사용 패턴으로는 하루에 1번만 충전해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습니다.

 

 

기본 충전기는 65W 규격의 USB-C PD 충전기인데, 전력 규격에 비해서 크기가 살짝 크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과거에 사용하던 그램 시리즈의 65 AC 충전기와 단자 모양만 제외하면 완전히 동일한 모양이죠.

 

그래도 특별히 휴대하기 어려운 크기도 아니고 유사시 스마트폰도 충전할 수 있는 USB-C 타입이기 때문에 사용하면서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고급 노트북에 GaN 소재의 작은 PD 충전기를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날이 오겠죠…?

 

충전기 실측 266g

 


7. 총평

“성능 외적인 부분에 대한 완성도는 많이 좋아졌다. 사용 목적에 부합한다면 만족스럽게 사용 가능하겠지만 가격이 비싸니까 세일을 노리자”

 

저는 올해 그램의 출시 소식을 듣고 성능과 쿨링 방면에서 대한 개선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전 모델보다 히트파이프도 굵어졌고 하판에 통풍구까지 추가로 생겼기 때문이죠. 그리고 정작 LG가 강조하던 스피커, 키보드와 같은 개선 사항들은 그냥 “약간 좋아지고 말겠지 뭐” 하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형 그램16을 만져보니 성능과 쿨링에 대한 개선 사항들은 기대 이하였고, 반대로 외적인 개선 사항들은 기대보다 훨씬 좋아졌더라고요.

 

 

어찌 보면 “휴대성이 좋은 가벼운 작업 용도의 고급 노트북” 이라는 그램 시리즈의 정체성이 더욱 확고해진 것이기 때문에 꼭 나쁜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타이거레이크 CPU의 엄청난 내장그래픽 성능을 기대하고 구매하시는 분들은 후회하게 될 것 같아서 무조건적으로 추천하기에는 조금 조심스러운 녀석이에요.

 

고사양 작업을 하지만 않는다면 개선된 키보드, 스피커, 디스플레이는 확실히 큰 매력 요소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그램 시리즈는 3월, 5월, 11월 정도에 세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셔서 구매 결정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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