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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NUC M15 출시 소식 – 인텔이 베어본 & ODM 노트북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

게사장(crabbyreview) 2021. 2. 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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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NUC 시리즈는 대부분 초소형 케이스에 사용자가 원하는 램과 SSD만 추가로 장착해서 구성할 수 있는 베어본 미니PC 제품군이었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직접 미니 ITX 규격으로 미니PC를 조립할 수는 있지만 부품 호환성에 대한 공부도 조금 필요하고 크기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어서 NUC 시리즈는 나름 마니아층에게 인지도가 있는 제품군이었죠.

 

일반 NUC / 고사양 NUC / 미니 ITX

 

그런데 최근 인텔이 NUC 시리즈에 노트북도 추가를 한다고 발표를 했더군요. 그런데 일반 NUC 시리즈와는 다르게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를 하지는 않고 노트북 제조사에게 ODM 방식으로 판매하기 위한 B2B 제품군이라고 합니다.

 

** 노트북 시장에서는 ODM 제품을 베어본, 혹은 화이트북이라고도 칭하지만 편의상 이 포스팅에서는 ODM이라고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

 

 

대표적인 노트북 ODM 제조사로는 대만의 클레보, 중국의 통팡 정도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주로 한성 컴퓨터를 통해서 “한성 노트북”이라는 브랜드로 유통이 되고 있죠.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제가 최근에 리뷰했던 TFX 5470H 모델도 원래는 중국 통팡에서 만든 ODM 제품을 수입해서 한성이 리브랜딩해서 유통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작년에 미국 월마트에서 유행했던 Motile 노트북 시리즈도 통팡 ODM 제품이기도 했고요.

 

ODM 노트북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을 통해서 인텔 NUC M15 베어본 노트북이 어떤 녀석인지, 그리고 인텔이 왜 굳이 번거롭게 수익성도 높지 않은 노트북 ODM 시장에 진입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 간단히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 목차 ]

 

1. 인텔 NUC M15의 특징

2. AMD 라이젠 노트북의 성장세

3. 인텔의 새로운 브랜딩 : EVO

4. 왜 ODM 방식인가?

5. 개인적인 생각

 


1. 인텔 NUC M15의 특징

 

  • 크기/무게 : 355 x 230 x 14.9mm (1.66kg)
  • CPU : 인텔 i5-1135G7 / i7-1165G7 (목표 TDP 28W)
  • GPU : 인텔 내장 Xe 그래픽 (80~96eu)
  • 램 : 8~16GB LPDDR4x-4266MHz 듀얼채널 (온보드)
  • 저장소 : m.2 SSD 슬롯 1개
  • USB-A 포트 : 2개 (3.1버전 이상으로 추정)
  • USB-C 포트 : 2개 (썬더볼트4)
  • 기타 포트 : 3.5mm 오디오 / HDMI / 켄싱턴락
  • 배터리 : 73Wh
  • 예상 가격 : $999~1499 (미화 기준)

 

모든 베어본 ODM 노트북이 그렇듯이, 인텔 NUC M15 모델도 외관상 별다른 특징이 없습니다. 상판은 수입 제조사가 각자 로고를 각인할 수 있도록 아무런 초기 각인도 없이 깔끔한 모습이고요. 이미 북미 지역에서는 XPG, Schenker와 같은 제조사가 NUC M15에 기반한 제품을 출시했는데, 해당 제품에는 각 제조사의 로고가 각인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만으로는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풀 메탈 재질이고 통풍구 위치로 미루어보아 쿨링팬이 2개 달려 있는 구성일 것으로 예상이 되네요. 별도의 외장그래픽이 없는 저전력 CPU에 듀얼팬 조합이면 쿨링은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인텔의 11세대 타이거레이크 CPU 중 28W 모델은 어지간한 쿨링 구조로는 온전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긴 하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제가 최근에 진행한 MSI 서밋 B15 모델의 벤치마크에서도 언급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NUC M15는 무게가 1.66kg로, 울트라북 치고는 제법 무거운 편이죠. (MSI 서밋 B15와 비슷한 무게)

 

 

애초에 인텔도 28W 규격의 타이거레이크 CPU는 1kg 초반대의 설계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존의 노트북 시장은 휴대성에 집중한 15W 저전력, 휴대성은 포기하고 성능에 집중한 45W 규격으로 나눠졌다면 이제는 중간 체급인 28W 등급이 추가됐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문제는 인텔의 타이거레이크 CPU는 15W와 28W 제품군의 모델명이 비슷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동이 오기 쉽다는 점입니다. 이제 기껏 대중에게 U프로세서(15W) / H프로세서(45W) 개념이 잡혀가기 시작하는데 더 헷갈릴 일만 생겼네요.

 

 


2. AMD 라이젠 노트북의 성장세

 

이제 인텔 NUC M15에 대해 더 얘기하기 전에 최근에 AMD 라이젠 프로세서가 장착된 노트북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것 같네요. AMD가 노트북 CPU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은 2018년 부터인데, 당시에는 1세대 라이젠 “레이븐릿지” 노트북들은 가성비는 괜찮지만 전력 효율이나 최적화가 약간 애매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레이븐릿지 노트북은 대형 제조사에서 몇몇 모델만 실험적으로 생산하고 대중화에 성공하지는 못했었죠.

 

 

그런데 2세대 “피카소” 제품군부터는 이전 세대의 문제점을 많이 고치면서 강력한 내장그래픽 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가성비 노트북 제품군에서 인기몰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 새로 출시된 3세대 “르누아르” 제품군은 동급 인텔 노트북은 가격 뿐만 아니라 성능으로까지 이기는 결과가 나와서 인기 기종은 물량이 부족해서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죠.

 

통계 자료를 보면 이미 2019년 “피카소” 제품군이 출시됐을 때부터 노트북 시장에서 AMD 라이젠 CPU의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여전히 인텔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 통계는 대기업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는 비즈니스 노트북까지 포함된 것이고, 일반 소비자 시장은 AMD 노트북의 비중이 훨씬 높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텔 입장에서는 이제 노트북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 타이틀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겠죠. 그래서 저는 인텔이 굳이 노트북 ODM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이유가 금전적인 수익 보다는 어떻게든 인텔 노트북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3. 인텔의 새로운 브랜딩 : EVO

 

반복된 공정 개선의 실패로 인해 인텔 CPU가 점점 성능적인 측면에서 AMD 라이젠에게 밀리기 시작하자, 인텔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문에 최근 인텔의 발표 자료들을 보면 순수 성능이나 벤치마크 결과보다는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단순 CPU 성능보다는 배터리 지속력, 빠른 USB 인터페이스, 빠른 시스템 반응속도와 같은 요소들이 실제 노트북을 사용할 때 사용자에게 체감이 더 많이 된다는 주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인텔은 올해부터 EVO 인증제도를 실시했는데, 인텔이 생각하는 “좋은 노트북”의 기준을 만들고 해당 조건에 해당하는 제품은 EVO 인증마크를 달아주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 델 XPS 시리즈, 삼성 갤럭시북 시리즈가 EVO 인증 제품이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EVO 인증이 까다롭기도 하고 해당 조건을 모두 충족하려면 노트북 제조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품질관리와 R&D(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메이저 노트북 제조사가 아닌 이상 EVO 인증 노트북을 생산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고급 노트북은 역시 인텔” 이라는 이미지로 노트북 시장의 점유율을 방어하고자 하는 인텔 입장에서는 골칫거리겠죠.

 

그래서 프리미엄 노트북을 설계할 기술력이 없는 노트북 제조사 및 유통사들도 인텔 EVO 노트북을 판매할 수 있도록 NUC M15를 직접 제작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4. 왜 ODM 방식인가?

 

그런데 인텔 EVO 노트북을 많이 판매하고자 한다면 왜 인텔이 직접 판매하지 않고 굳이 유통 단계를 더 거치는 ODM 제조 방식을 택한 것일까요? 일단 당연한 이유로는 인텔은 최종 소비자용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유통망이 없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것보다는 인텔은 결국 CPU를 노트북 제조사에게 납품하는 업체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인텔이 본격적으로 노트북을 양산해서 직접 판매하기 시작한다면 협력 관계인 제조사들의 파이를 뺏어먹는 꼴이 되겠죠.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런 사정 때문에 서피스 시리즈를 출시할 때 의도적으로 사양과 가격을 조절해서 직접적으로 협력 제조사들의 주력 판매 제품과 경쟁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텔 입장에서는 제조사들에게 EVO 인증 노트북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동시에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 기업들도 프리미엄 인텔 노트북을 유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기 위해 ODM을 선택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자체 유통보다 ODM 방식이 인텔 입장에서는 제조 단가가 더 저렴하기도 했을 거고요.

 


5. 개인적인 생각

 

괜히 쓸데없는 얘기까지 많이 늘어놓은 것 같으니 간단히 요약부터 하고 넘어가보도록 할까요?

 

  1. NUC M15는 인텔 입장에서 수익보다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제품이다.
  2. 협력 제조사 배려, 유통망 극대화를 위해 ODM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생각된다.
  3. 인텔이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정도로 AMD 라이젠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물론 인텔이 이런 ODM 방식의 베어본 노트북을 처음 출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에 XPG Xenia 15와 같은 게이밍 노트북 모델도 설계 자체는 인텔이 했었고요. 하지만 인텔이 본격적으로 NUC와 같은 인지도 있는 브랜드 네임을 부여하면서 ODM 시장에 뛰어든 것은 처음이긴 하죠.

 

 

그만큼 인텔도 노트북 시장 점유율의 압도적인 우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CPU 자체만으로 승부수를 던지기에는 불안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제는 “인텔 노트북” 자체를 EVO 인증이라는 이름 하에 통째로 브랜드화해서 “고급 노트북 = 인텔” 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인텔 NUC M15는 이런 EVO 인증 노트북을 전 세계로 빠르게 보급하기 위한 첫 걸음이겠죠. 하지만 본질적인 인텔 CPU의 공정 개선을 통한 성능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이런 브랜드 마케팅만으로는 결국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긴 합니다.

 

어찌됐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고급 노트북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테니 좋은 일이겠죠? 아직 국내에 NUC M15 기반 노트북이 출시된다는 소식은 없지만 빠른 시일내로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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