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AMD의 신형 노트북 CPU 공개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존에 데스크탑 CPU에 대한 자료는 많이 풀렸지만 노트북에 대한 테스트 결과는 대부분 유츌 자료에 의존하고 있었죠. 하지만 오늘(3월 30일) 제가 이전에 소개했던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4의 프로토타입 모델을 받은 리뷰어들의 임바고가 풀리면서 각종 데이터가 공개되고 있습니다.
벤치마크 데이터가 공개되기 전에도 엄청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건 기대를 뛰어넘어도 한참 뛰어넘는 수준이라 감탄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원래는 오늘 포스팅할 계획이 없었는데, 너무나 흥분된 마음에 간단하게 오늘 공개된 결과에 대한 분석과 향후 노트북 시장의 방향에 대한 간단한 의견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 르누아르 CPU 정리 ]
먼저 AMD 라이젠의 3세대 모바일 CPU (이하 코드명 “르누아르”로 통칭)에 대해서 간단히 짚고 넘어가보겠습니다. 여러 파생형을 제외하면 라이젠은 15W 저전력 R3 / R5 / R7, 그리고 45W 고성능 R3 / R5 / R7 / R9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인텔의 i3 / i5 / i7 구분과 비슷합니다.)
15W 저전력에는 “U” 알파벳이 붙고, 45W 고성능에는 “H”가 붙는 네이밍 체계도 인텔과 동일하지만, 특이하게도 35W 등급의 “HS” 모델이 존재합니다. 고성능이지만 얇은 노트북에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전력 등급이 조금 타협된 모델이라고 보면 되겠죠. 참고로 2세대 제품은 “H”가 35W였고, 별도로 45W 제품이 없어서 고성능 노트북 프로세서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텔이 우위라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G14 모델의 CPU는 4900HS로, 최상위 라이젠9 제품군 중에서 전력 등급을 살짝 낮춰서 얇은 노트북에도 장착 가능하도록 설정된 35W 제품입니다. 즉, 발열 제어가 잘되는 무거운 노트북에 사용될 4900H는 이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는 말이죠.
이런 점을 참고해서 현재 인텔의 주력 CPU인 i7-9750H, 최상위 CPU인 i9-9980HK, 그리고 AMD의 이전 세대 최상위 노트북 CPU였던 R7-3750H와 집중적으로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테스트한 결과는 아니지만요)
[ 벤치마크 결과 분석 ]
단일 제품의 벤치마크 결과로 CPU의 전체적으로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R9-4900HS의 성능은 “경이롭다”는 표현을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놀랍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한 세대만에 CPU의 성능이 이 정도로 좋아진 것은 처음인 것 같네요. 2세대 R7-3750H의 성능은 “선방했다” 수준이었지, 결코 인텔의 주력 i7-9750H를 뛰어넘는 정도는 아니었죠.
이 때문에 저전력 울트라북에서는 폭넓게 라이젠 2세대 CPU가 사용됐던 반면, 게이밍/크리에이터 노트북 시장에서 프리미엄 노트북은 철저하게 인텔 CPU의 독점 무대였습니다. 라이젠 H프로세서는 거의 가성비 옵션이라고 봐도 무방했죠.
가장 직관적으로 CPU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테스트인 Cinebench R20을 기준으로 보면 R9-4900HS는 거의 i9-9980HK와 비교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보입니다. (공개된 테스트 결과 기준 3700~4100점) 기존 i9-9980HK는 300만원 이상의 노트북에서도 발열 때문에 제대로 성능을 내기 힘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결과죠.
제가 직접 테스트했던 노트북 중 i9-9980HK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한다고 느꼈던 모델은 4.8kg에 달하는 에이서의 프레데터 헬리오스 700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성능을 2kg 이하의 14인치 노트북이 발열 제어까지 무난하게 해내면서 따라잡았으니 뭔가 다른 차원의 성능을 보는 것만 같죠.
무엇보다 기존 AMD CPU는 게임 성능에 중요한 단일코어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반면, 이번에는 단일/다중코어 성능이 모두 우월하게 측정됐습니다. 세부적인 성능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아무리 AMD가 좋아도 게임은 역시 인텔” 이라는 평가도 무색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번에 공개된 G14에 사용된 GPU가 기존에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GTX1660Ti Max-Q와 RTX2060 Max-Q 였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말이죠.
인텔이 10세대 H프로세서에서 혁신적인 성능 개선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전세가 역전되지 않을까 싶은 수준입니다. 일반 작업 시 인텔 i9의 성능에 게임 중에는 인텔 i7급 성능이라니… 꿈만 같네요.
특히 GPU 보다는 CPU의 다중코어 성능을 중시하는 크리에이터 노트북 제품군에서는 혁명이라고 칭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텔이 4세대 동안 (6~9세대) 보여줬던 성능 향상보다 훨씬 큰 폭의 개선이니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달까요?
[ 결론 ]
지금 글을 작성하는 시각이 새벽 2:00 정도인데, 잠이 싹 달아날 정도로 흥분되는 결과입니다. (AMD 주식 사놓길 잘했…) 비단 이번에 공개된 G14 뿐만 아니라 향후 노트북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휴대성과 성능의 정의를 뒤엎어버릴 수 있는 수준의 CPU가 나온 것 같네요.
물론 완전히 뚜껑을 열기 전까지 너무 설레발 치는 것은 금물이지만,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리뷰어 및 테스터들의 결과라서 제 기대를 크게 벗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Jarrod’s Tech / Hardware Canucks / Dave2D)
일단 제 머리속에 드는 첫 번째 생각은, 빠른 시일내로 지금 사용 중인 9세대 인텔 H프로세서 노트북을 처분해야겠다는 것이네요. 현재 레노버 씽크패드 X1 익스트림, 에이서 헬리오스 300, 기가바이트 에어로15 모델을 사용 중인데, 신형 르누아르 노트북이 대거 출시되면서 입소문이 퍼지면 중고가 시세가 폭락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섭니다.
특히 i9-9980HK CPU를 사용하는 고성능 노트북을 사용하는 분이라면 르누아르 노트북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 중고가 폭락 정도가 더욱 심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물론 저도 AMD가 x86 CPU 시장을 독점하는 일은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인텔이 뭔가 큰 한방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텔이 보여준 행보를 생각하면 큰 믿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아마 10세대 CPU에서는 인텔이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고 11세대에서 엄청난 혁신을 들고 오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봅니다.
AMD 라이젠이 낯설어서 기피했던 사용자분들에게도 저는 2020년 하반기에는 꼭 생각을 달리 하셔서 객관적으로 인텔과 AMD 제품을 비교해본 후에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것을 권장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이번에는 너무나 큰 혁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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