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정보
드디어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던 신형 하드웨어 중 하나입니다. 아이디어패드 Slim5 모델은 MX350을 장착한 국내 최초의 노트북 중 하나죠. 물론 제가 작년에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던 아이디어패드 S540의 후속작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MX350의 성능을 실제로 테스트하고 싶어서 리뷰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테스트를 시작하기 앞서 이번 모델은 램이 온보드 구조여서 별도의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하고, 기본적으로 듀얼채널 구조라는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CPU : 클럭 & 발열
스트레스 테스트 클럭은 다소 낮게 나왔지만, 아이스레이크 CPU는 기본적으로 14nm 코멧레이크와 발열 패턴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안좋다고 판단하기는 애매합니다. 10nm CPU가 공정 차이로 인한 클럭 당 효율(IPC)이 약 18% 정도 좋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코멧레이크 CPU가 2.6GHz로 구동되는 수준의 성능이라고 봐도 되겠죠. 실제로 스트레스 테스트 시 3.1GHz에서 안정화됐던 8세대 위스키레이크 S340 모델과 비슷한 성능이었습니다.
그 대신 스트레스 테스트 상황에서도 온도가 상시 70도 이하로 매우 낮게 유지됐습니다. 그 덕분에 온도로 인한 스로틀링은 아예 없는 것으로 기록됐군요. 제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MX350 그래픽을 넉넉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CPU를 조금 넉넉하게 구동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내장그래픽으로 구동되는 아이스레이크 씽크북14의 경우는 더 높은 유지 클럭을 보여준 대신 코어 온도가 90도 이상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CPU : 단순 벤치마크
아이스레이크는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기대보다 클럭이 낮게 나오지만 실제 성능을 테스트해보면 상당히 좋은 결과를 보여주더군요. 확실히 10nm 공정 CPU가 클럭 당 효율(IPC)이 좋은 것 같습니다. Cinebench로만 평가하자면 확실히 아이스레이크가 15W 저전력 CPU 중에서는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네요.
그리고 Geekbench 점수가 낮게 나왔던 레노버 씽크북과는 달리, Slim5는 제가 사용해본 울트라북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비록 Geekbench는 정확도가 조금 떨어지는 가상 벤치마크지만 이 정도면 데스크탑에 사용되는 i5-9400F와 엇비슷한 점수죠. 물론 노트북에서는 발열로 인한 스로틀링이라는 제약사항이 있기 때문에 실사용 성능은 데스크탑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만약 인텔이 10nm CPU가 높은 클럭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 개선을 한다면 엄청난 괴물 CPU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PU : 복합 벤치마크
PC Mark의 경우 15W 저전력 노트북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높은 점수를 자랑했습니다. 문서, 사진 편집과 같은 작업 성능을 대변하는 점수이기 때문에 아이디어패드 Slim5 모델을 업무용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매우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네요.
PassMark 역시 제가 테스트해본 저전력 15W CPU 노트북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였습니다. 클럭이 그다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속해서 CPU 점수가 좋게 나온 것을 보면 아이스레이크도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픽 : Direct X
누가 뭐래도 이번 리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MX350 그래픽이죠. MX150과 MX250은 거의 성능 차이가 없어서 큰 실망을 안겨줬던 반면, 이번에는 거의 20%에 가까운 성능 향상 폭을 보여줍니다. 아직 GTX1650을 따라갈 정도는 아니지만 GTX1050 성능의 70% 정도까지 따라잡은 모습이네요. 울트라북 용도의 저전력 그래픽이 몇년 사이에 이 정도 수준까지 성능이 좋아질 줄은 솔직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심지어 FireStrike 테스트 시 CPU 성능을 대변하는 물리 점수도 제가 테스트해본 15W 노트북 중에서 제일 높게 측정됐습니다. 여러모로 이번 아이디어패드 Slim5 모델이 제 기존 벤치마크 기록들을 경신하고 있군요.
그래픽 : 기타 API
Direct X 성능 외의 테스트에서도 MX350은 확실히 MX250에 비해 우월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모든 항목에서 점수가 16~19% 정도 높게 측정됐으니 발열 제어만 제대로 된다는 전제 하에 이제 울트라북도 어느정도 가벼운 크리에이터 노트북의 영역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OpenGL 성능은 고성능 GTX 그래픽 시리즈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이라 캐드 작업 용도로 노트북을 알아보고 있다면 MX350 탑재 제품도 상당히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네요.
실사용 : 게이밍
MX 그래픽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네요.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는 경쟁전을 해도 무리 없을 정도의 프레임 확보가 가능했습니다. 물론 14인치의 작은 화면이 제약사항이 될수는 있겠지만 이건 외장 모니터를 연결해서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MX 그래픽 시리즈는 어지간하면 배틀그라운드까지 테스트해보지는 않는데 이번에는 호기심이 발동해서 한번 구동해봤습니다. 1080p 해상도에서는 원활한 플레이가 힘들었고, 720p에 그래픽 옵션을 낮음까지 설정하니 그래도 나름 훈련장에서 60프레임 방어는 가능했습니다. 다만 가끔 프레임 드랍 현상이 발생해서 하위 1% 프레임 결과값이 좋지는 못하네요.
그래도 울트라북에서 나름 중~저사양 게임 정도는 별다른 타협 없이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분명 반길만한 일인 것 같습니다.
실사용 : 편집작업
동영상, 3D 그래픽 처리 작업도 제가 테스트한 울트라북 중 가장 빨랐습니다. 여러모로 저전력 15W 프로세서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수준이네요.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이 말을 자주 반복하는군요.) 물론 본격적인 작업을 하기에는 전 여전히 45W 등급의 H프로세서 노트북을 추천드리지만, 이제는 울트라북으로도 어지간한 작업은 불편함 없이 모두 해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실사용 : 기타
요즘은 어지간해서 중저가형 모델에도 고속 NVMe SSD를 달아주는 느낌입니다. 제가 테스트한 제품에 장착되어 있는 SSD의 속도는 NVMe 중에서는 평균적인 수준이었지만, SATA3 방식과 비교하면 확실히 큰 차이가 날 정도로 빠릅니다. 대용량 동영상 파일을 다룰 때에도 큰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라고 생각해요.
SD 카드 슬롯의 속도 역시 평범한 편이고, 사진이나 FHD 수준의 동영상은 큰 불편함 없이 전송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애초에 Slim5와 같은 울트라북 모델에 SD 카드 슬롯을 달아줬다는 것이 칭찬할만한 일이긴 하죠.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선 랜카드가 AC9560 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매우 훌륭한 카드이긴 하지만 인텔의 10세대 CPU의 큰 장점 중 하나인 와이파이6를 포기해야 하니까요. 일반적으로 아이스레이크 노트북에는 와이파이6가 지원되는 AX200 카드를 달아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유감스러운 원가절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공유기도 와이파이6 지원 안되는 건 함정)
와이파이의 속도나 안정성 자체에는 큰 불만은 없었으니 와이파이6 지원되는 인터넷 환경이 없는 분들에게는 별다른 단점은 아니긴 합니다.
종합
최근에 연달아서 아이스레이크 CPU를 테스트하다 보니 새롭게 느껴지는 점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까지는 공개됐던 여러 아이스레이크 벤치마크 결과를 보고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테스트해보니 단순히 클럭, 발열, IPC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결과들이 많이 나와서 해석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지금 제 머리속에 있는 몇가지 포인트만 요약하자면 :
- 아이스레이크는 높은 클럭을 뽑기 힘들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가면 발열, 전력 소모가 심하다.
- 낮은 클럭에서도 실사용 성능 및 테스트 점수가 매우 좋게 나온다.
- 만약 인텔이 아이스레이크의 높은 클럭 환경 문제만 해결한다면 의외로 괴물같은 CPU가 탄생할 것 같다.
그리고 MX350 그래픽의 성능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제는 정말 최신 고사양 게임이나 전문적인 편집 작업을 하지만 않는다면 울트라북으로도 모든 것을 쾌적하게 해낼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단순히 수치상 몇% 만큼 좋아졌다는 이런 딱딱한 수치놀음은 둘째 치고서라도 과거에는 울트라북으로 하기 힘들었던 작업을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는 그 특이점을 넘어섰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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