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여러 IT 언론들을 통해 LG 그램의 "블랙라벨" 한정판 모델이 출시됐다는 소식이 많이 퍼졌죠. 약간의 디자인 변화, 기존의 그램 시리즈에 없던 상위 스펙, 그리고 무엇보다도 몽블랑 가방을 같이 껴준다는 점을 앞세워서 무려 320만원이라는 가격표를 달고 나왔더라고요. 그것도 1000대 한정판으로요.
대기업 IT 제품과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는 과거에도 자주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마케팅적인 이슈를 제외하고 그램 블랙라벨 에디션을 순수하게 "노트북" 제품으로써 놓고 보면 제법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은 한번 짧게 그 얘기를 해볼게요.
[ 스펙과 가격 ]
일단 320만원이라면 강렬한 가격표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그램 블랙라벨 에디션은 기본 구성품에 전용 파우치와 몽블랑 가방을 제공해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금액의 상당 부분이 가방 값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겠죠. 파우치는 몽블랑 제품이라는 명시가 없는 것으로 봐서 그냥 LG 자체 제작일 것 같고, 가방은 최대한 비슷한 디자인의 몽블랑 제품을 찾아보니 57만원 정도 하는 것 같네요.
추가로 상판에 "gram" 로고가 은색에서 검은색 도장으로 바뀌었고, 트랙패드에 구매자가 원하는 이니셜을 각인할 수 있는 옵션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한정판" 제품 치고는 기존의 2021년형 16인치 그램과 디자인적인 차별 요소가 크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고 느껴졌습니다. 디자인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삼성 갤럭시 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 레노버 요가 스타워즈 에디션, 에이서 포르쉐 노트북과 같이 한눈에 봐도 일반형 모델과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기본형 그램 검은색 모델의 디자인 자체가 몽블랑과 잘 어울리긴 합니다만... LG가 조금 더 디자인적인 포인트를 넣어주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 맞지 않았을까요?
[ 독특한 하드웨어 구성 ]
그래서 저는 이번 그램 블랙라벨 에디션을 한정판 제품이 아니라 순수하게 노트북 제품으로써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집중해서 보려고 해요. 일단 CPU 모델명이 굉장히 특이하죠. i7-1195G7은 애초에 타이거레이크 CPU 출시 발표 때에도 공개되지 않았던 모델인데,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일반적인 i7-1165G7 칩에 수율 좋은 녀석을 골라서 극한으로 오버클럭 걸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존에도 i7-1185G7 모델도 i7-1165G7 보다 부스트 클럭이 조금 더 높은 형태였는데, i7-1195G7은 보다 클럭이 더 높은 것이죠. (최대 5.0GHz)
그런데 아무리 클럭이 높아도 CPU에 그만큼 전력을 많이 공급하고 그에 따른 발열 처리가 잘 되어야 의미가 있잖아요? 그램 시리즈가 특별히 쿨링 설계가 좋은 것도 아니기도 했고...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그냥 보여주기식 스펙이다 싶었는데, 블랙라벨 에디션은 듀얼 쿨링팬 구조네요?
기존에 그램 시리즈 사용자들이 조금 무게 늘어나도 괜찮으니 듀얼 쿨링팬 달아달라고 목이 닳도록 외칠 때에는 일관성 있게 무시하다가, 초고가 프리미엄 한정판 모델에만 싹 달아주다니... 심지어 무게도 일반형 그램과 20g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요. (일반형 1.19kg / 블랙라벨 1.21kg) 이 정도면 무게 차이면 무조건 듀얼 쿨링팬으로 달아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요. LG도 소비자가 정확히 뭘 원하는지 알고 할 수 있는 능력도 있는데, 의도적으로 최선을 다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네요.
기존의 LG 그램 시리즈의 가격이 저렴하거나, 국제 노트북 시장에서 위상이 드높다면 그나마 이런 페이스 조절 정책을 이해할 수 있겠는데,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있는 기술력도 다 넣어주지 않고 한정판 제품에만 적용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조금 흥분해서 얘기가 길어졌는데, 제 생각에 그램 블랙라벨 에디션은 쿨링 설계를 강화한 덕분에 i7-1195G7 CPU를 제법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타이거레이크 CPU 구동에 유리한 4266MHz 대역폭의 LPDDR4x 램을 사용하기도 하고요.
참고로 LPDDDR4x 램은 온보드 구조라서 사용자가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 그램 블랙라벨 에디션은 기본적으로 32GB 램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아쉬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기본 1TB SSD에 추가 확장 슬롯도 있으니 용량 구성도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고요.
그래서 저는 제일 수율 좋은 타이거레이크 저전력 CPU와 LPDDR4x 램, 개선된 쿨링 구조, 썬더볼트4 조합 덕분에 그램 블랙라벨 에디션이 eGPU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용도로는 최고의 노트북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몽블랑 가방 가격을 제외하고 그램 블랙라벨 에디션의 가격을 260만원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비싸긴 해도 완전 납득 불가능한 수준은 아닌 것 같아요. (소신발언)
당연히 저전력 노트북에서 램 32GB와 5GHz 클럭의 CPU가 필요한가, 그리고 아무리 몽블랑 가방이 포함되어 있어도 320만원의 가격이 합당한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겠지만요.
어찌 됐건 저는 앞으로 LG가 괜히 이런 한정판 프로모션보다는 일반 모델의 완성도에 더욱 집중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국제 시장에서 노트북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도 부족할 텐데, 이미 보유하고 있는 좋은 기술력을 고작 1000대 한정 판매 용도의 이벤트 제품에만 적용하다니...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점이라면, 일단 LG가 무게를 크게 늘리지 않고 듀얼 쿨링팬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으니 내년 그램 시리즈부터는 내부 설계 개편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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