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저의 관심을 사로잡기 시작한 제품군 중 하나가 바로 러기드(Rugged) 노트북입니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노트북이라고 보면 되는데, 주로 군사 시설이나 중공업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제품이라서 일반 소비자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을 거예요.
저도 지금까지는 러기드 노트북을 어떻게든 한번 리뷰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최근에 지텍의 S410을 만져볼 기회가 생겨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그러면 과연 러기드 노트북이 어떤 물건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 요약 ]
[ 좋아요 ] 내구성 배터리 확장성 / 포트구성 |
[ 싫어요 ] 무게 완전 방수/방진은 아님 추가 옵션들의 가격 |
[ 한줄평 ]
일반 소비자용 노트북의 "튼튼함"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내구성을 자랑한다. 100% 방수/방진을 지원하는 풀 러기드가 아닌 IP53 수준의 세미 러기드라는 점은 주의
리뷰 제품은 씨에스글로비즈로부터 대여받았습니다. 별도의 협찬이나 컨텐츠 간섭은 없었습니다.
[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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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펙 & 가격
"러기드 노트북은 성능보다 외부 프레임 내구성과 완성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 스펙 평가 ]
모든 변수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스펙만 놓고 보자면, 지텍 S410은 비싸고 무거운 인텔 11세대 저전력 노트북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러기드 노트북은 성능보다는 극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내구성과 신뢰성 때문에 구매하는 물건이죠. 그래서 이번 리뷰는 단순 스펙시트만 놓고 제품의 가치를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단 스펙시트에 드러나지 않는 주요 포인트를 짚어보자면, 지텍 S410은 "세미 러기드" 모델입니다. IP53 등급의 생활 방수/방진은 지원하지만, 기기를 완전히 물에 침수시켜도 문제없는 IP66 등급인 "풀 러기드"보다는 살짝 하위 등급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노트북을 가지고 정글이나 극지방 탐험을 하러 가거나 군사 특수작전을 수행할 것이 아니라면 굳이 생활방수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풀 러기드 노트북은 더 무겁고 가격도 훨씬 비싸니까요.
참고로 지텍(Getac)이라는 브랜드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원래는 우주, 항공, 군사 목적의 합금 및 부품을 주로 생산하다가 2012년부터 러기드 컴퓨팅 장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나름 미국 국방성에도 납품을 할 정도로 러기드 장비 시장에서는 잔뼈가 굵은 브랜드예요.
[ 가격 평가 ]
모델 | S410 에코노믹 | S410 비즈니스 | S410 프로페셔널 |
디스플레이 | 1366 x 768 (HD) | 1920 x 1080 (FHD) | 1920 x 1080 (FHD) |
CPU | i3-1115G4 | i5-1135G7 | i7-1165G7 |
RAM | 8GB | 8GB | 16GB |
SSD |
256GB | 256GB | 512GB |
가격 |
218만원 | 352만원 | 434만원 |
현재 오픈마켓에서 검색 가능한 가격 정보는 위의 표와 같습니다. 사양이나 구성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비쌉니다. 하지만 애초에 이런 물건은 오픈마켓에서 단품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따로 대량 공급 계약으로 주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냥 참고 용도로만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러기드 노트북들은 신형 모델 출시 주기가 매우 긴 편이어서 아직도 인텔 6~8세대 CPU가 탑재된 제품들도 현역 취급을 받고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최신 11세대 CPU가 탑재됐다는 점도 제법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11세대 CPU부터는 내장그래픽 성능이 대폭 향상되면서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가 넓어지기도 했으니까요.
저도 러기드 노트북의 시세를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려워서 따로 조사를 해봤습니다. 세미 러기드 중 제일 저렴한 에이서 엔듀로 N3(인텔 10세대)는 시작 가격이 약 100만원 중반대, 풀 러기드의 대표주자인 델 러기드 익스트림 7424(인텔 8세대)는 최소 500만원 이상의 가격에 판매가 됐더라고요. 그렇게 따지면 지텍 S410도 나름 합리적인 가격대가 아닐까 싶긴 한데, 개인적으로 디스플레이, 램, SSD 사양 변화에 따른 가격 인상 폭이 불만스럽습니다.
2. 외관 & 연결성
"크고 무겁지만 마치 공구 박스가 연상되는 듯한 특유의 매력이 있다."
[ 디자인 ]
저는 개인적으로 러기드 노트북 특유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감성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측면의 방수캡과 상판의 수많은 나사, 각종 모듈 탈착을 위해 잠금 스위치들은 순수하게 기능적인 이유로 배치되어 있지만, 이런 요소들이 모여서 러기드 노트북만 지니는 독특한 디자인적인 매력을 완성한다고 생각해요. 공사 현장이나 정비소 같은 환경에서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물론 이런 디자인 포인트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무식하게 두껍고 투박한 노트북일 테니까요.
[ 휴대성 ]
지텍 S410은 얼핏 봐도 매우 두껍고 무겁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소비자용 노트북은 아무리 두꺼워도 2cm 이하인데, 지텍 S410은 무려 4.7cm로 무려 2배가 넘는 두께입니다. 무게 역시 기본 사양 옵션 구성으로 2.38kg 정도지만, 저는 추가 배터리팩을 3개까지 모두 꽉 채운 상태로 사용했기 때문에 무게가 3kg이 넘어갔어요.
그런데 이런 러기드 노트북은 어차피 백팩에 수납하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전용 손잡이로 일반적인 공구처럼 들고 다니는 형태여서 생각보다는 들고 다닐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현장 나갈 때 들고 다니는 장비 중 하나라는 느낌이랄까요...?
[ 연결성 ]
포트 구성은 세부 옵션에 따라서 비교적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한 모델은 USB-C 썬더볼트4 1개, USB-A 3개, HDMI, 3.5mm 오디오, RJ45 유선랜이 있는 구성이었어요. 여기에 추가로 보안카드, 시리얼 포트, LTE 유심슬롯과 같은 다양한 모듈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요. 모든 포트는 방수캡으로 닫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 방수 기능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당연히 캡이 닫혀 있는 상태에서만) DC 충전 단자는 따로 캡이 없어서 방수가 되는지 문의해봤는데, 가볍게 물이 튀는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측면에 있는 추가 모듈 슬롯에는 보통 ODD 드라이브가 장착되어 있는데, 필요에 따라 추가 SSD나 배터리를 장착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사용한 기기는 추가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된 노트북이라 그런지 탈착 가능한 모듈이 많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고 느껴졌어요.
무선 랜카드는 와이파이6가 지원되는 인텔 AX201 모델이니 연결 안정성은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3. 내구성 & 내부구조
"일반적으로 생각하던 튼튼한 노트북과는 차원이 다른 내구성을 자랑한다. 풀 러기드는 아니라는 점만 주의하도록 하자."
[ 결합부 & 마감 ]
전반적인 마감은 좋은데, 이게 일반적인 소비자용 노트북과는 다른 느낌이에요. 일반적인 노트북들은 깔끔한 테두리 마감, 표면 재질과 촉감, 결합부 유격 같은 요소들을 주로 봤는데, 지텍 S410은 거의 모든 결합부를 무자비하게 나사로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는 구성이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기는 어렵겠더라고요.
아무래도 내구성 확보를 위해서는 접착제나 걸쇠를 이용한 결합 방식보다는 물리적으로 구조물을 잡아주는 나사가 많은 것이 이득이겠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탈착이 가능한 모듈도 많은 편인데 모든 구조물이 물 샐 틈 없이 깔끔하게 딱 맞아떨어지게 잘 설계가 되어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요소들은 노트북의 프레임 설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듈들도 정밀하게 성형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보다 모듈형 전자기기가 이렇게 유격 없이 깔끔한 경우가 많이 없거든요.
심지어 배터리 모듈도 모두 탈착이 가능한 형태인데도 불구하고 생활 방수/방진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 재질 & 강성 ]
노트북의 프레임은 대부분 플라스틱이고 상판은 두꺼운 마그네슘 합금 재질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알루미늄 재질이 더 튼튼할 것 같지만, 알루미늄은 충분한 강성이 확보될 정도로 두껍게 만들면 지나치게 무거워지고, 러기드 노트북에서는 재질의 강성뿐만 아니라 탄력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두꺼운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충격이 자주 갈 수 있는 손잡이 주변이나 노트북 테두리, 하판은 두꺼운 고무로 추가 보강되어 있어서 어지간한 충격은 플라스틱 프레임에 직접 전달되지 않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노트북 어디를 만져보더라도 돌덩어리같이 탄탄하게 느껴질 것이고, 약간 움직임이 있는 상판 부위도 낙하 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장치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모로 정말 "탱크 같다"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이건 진짜로 직접 만져보지 않는 이상 어떤 느낌인지 알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 내구성 테스트 ]
제가 리뷰 기기를 대여받은 업체로부터 허락을 받아서 몇 가지 내구성 테스트를 직접 진행해볼 수 있었습니다. 진행한 테스트를 간단히 안내해 드리자면 :
1) 노트북을 냉동실에 2시간 넣어둔 후 사용
> 작동 가능한 온도 범위 : -28℃ ~ 63℃
2) 노트북을 열은 상태로 표면에 물 뿌리기 & 컵에 담긴 물 키보드에 쏟기
> 모든 포트의 방수캡은 닫혀 있어야 함
> IP53 방수/방진 범위 참조
3) 1m 높이에서 낙하
그 외에도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나 흙이 묻어도 고장이 나지 않을 정도의 방진이 된다고는 하는데, 깔끔한 상태로 반납해야 하는 대여 제품이라서 진행하지는 못했습니다.
참고로 지텍 S410의 IP53 등급은 기기를 완전히 물에 침수시키는 것은 불가능해서 완전한 방수/방진 기능을 원하신다면 IP66 등급의 풀 러기드 노트북으로 보셔야 합니다. (델 러기드 익스트림 7000번대, 혹은 지텍 B360 모델)
[ 내부 설계 & 확장성 ]
난이도 | 나사 개수 | 나사 길이 | 나사 규격 | 봉인 씰 | 분해 시작점 |
매우 어려움 | 매우 많음 | 매우 다양 | 매우 다양 | 없음 | 모듈 분해부터 |
러기드 노트북은 일반적으로 완전히 분해해서 정비하지는 않습니다. 방수방진 기능 때문에 곽 맞물려있는 구조물도 많고 다시 조립할 때 방수용 고무 패킹 위치도 잘 맞춰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 정비가 필요하다면 서비스 센터에 맡기는 것을 추천해 드릴게요. 어차피 램이나 SSD는 노트북을 분해하지 않아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애초에 사용자가 직접 분해할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로 SSD나 추가 배터리 모듈은 내부에 추가 걸쇠로 고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탈착을 할 때에는 하판에 있는 스위치를 누른 상태로 조작해야 합니다. (그냥 힘으로 빼려고 하면 절대 안 빠져요)
내부 쿨링 설계는 일반적인 1팬, 1히트파이프 구조입니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SSD 위치에도 별도의 보조 히트파이프가 있다는 점이겠네요. 일반적으로 인텔 타이거레이크 CPU는 성능을 제대로 내기 위한 전력 값이 높은 편이라서 쿨링이 살짝 걱정됐는데, 막상 테스트해보니 생각보다 결과가 나쁘지 않았어요. (리뷰 성능&발열 챕터 참고)
4. 키보드 & 트랙패드
"상당히 취향 타는 키감. 하지만 키캡 재질이 조금 더 고급스러웠으면 좋겠다."
[ 타건감 ]
지텍 노트북의 타건감은... 상당히 독특해요. 뭔가 구분감은 뚜렷하고 키 트래블도 깊은데 2000년대 초반 시절의 멤브레인 키보드를 치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노트북에서는 처음 느껴보는 타건감이었는데, 아마도 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손가락에 구분감이 전달되기 위한 의도적인 구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덕분에 타건 소음이 조금 시끄럽긴 합니다. (어차피 시끄러운 장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노트북이지만...)
그런데 키캡 재질과 각인이 조금 저렴한 느낌이 나서 이 부분만 조금 더 보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키 배열 & 백라이트 ]
기본적으로 14인치 노트북이고, 외부 프레임 자체가 두꺼워서 내부에 키보드를 배치할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은 구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넘버패드는 당연히 없고, Tab / Shift / 스페이스바 같은 특수 키들의 폭이 상당히 좁아서 약간 적응 기간이 필요할 거예요.
그리고 왼쪽의 Fn과 Ctrl 키가 일반적인 노트북과는 다르게 위치가 뒤바뀐 상태인데, 산업용 노트북은 이게 오히려 정석이라고는 합니다. 그런데 Ctrl이 Fn보다 왼쪽에 있는 배열이 더 익숙하신 분들은 사용할 때 신경이 많이 쓰이지 않을까 싶네요. 지텍 소프트웨어나 바이오스로 Fn과 Ctrl 기능을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해봤는데 그런 메뉴는 따로 없었습니다.
기본 백라이트는 특이하게도 빨간색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밝은 장소에서의 시인성 때문인지, 눈의 피로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러기드 노트북들은 백라이트가 빨간색으로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 트랙패드 & 지문인식 ]
트랙패드도 방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 터치 표면과 버튼이 분리가 된 형태입니다. 그래서 트랙패드 자체의 면적이 매우 작아서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적응 기간이 조금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기능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고, 대부분의 러기드 노트북들이 트랙패드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크게 단점이라고 지적할만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일부 러기드 노트북들은 두꺼운 장갑을 착용한 상태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감압식 터치도 지원이 되도록 만드는데, 지텍 S410은 정전식 입력만 지원이 되기 때문에 작업용 장갑을 착용하면 조작이 불가능합니다.
지문인식 센서는 보통 키보드 오른쪽에 탑재가 되는데, 제가 사용한 모델은 지문인식 센서 옵션이 없어서 빈 공간만 있었습니다.
5. 디스플레이 & 사운드
"색역이 조금 아쉽지만 노트북의 용도를 생각하면 최대 밝기, 감압식 터치 패널과 같은 기능성이 강조됐다는 점은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 힌지 ]
일반적인 노트북과는 달리 지텍 S410의 힌지는 외부에 노출이 된 상태로 별도의 나사로 본체에 고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 덕분에 디스플레이와 힌지의 연결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어서 파손될 우려가 적어 보이고 디스플레이의 최대 개방 각도도 넓더라고요.
디스플레이를 최대로 개방하면 190도 정도까지 열리는데, 노트북을 평평한 바닥에 뒀을 때 디스플레이를 최대한 뒤로 꺾어도 힌지에 스트레스가 가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장치인 것으로 보입니다.
[ 색역 & 밝기 ]
디스플레이 색역은 NTSC 45% 급이라서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굳이 따지자면 색역이 중요한 작업을 하기 위한 노트북이 아니지만, 그래도 NTSC 72% 급만 맞춰줬으면 참 좋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지텍 S410의 기본 모델은 해상도가 768p HD급 해상도라서 FHD 해상도 옵션 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고요.
그래도 최대 밝기가 1000니트까지 올라가고 10포인트 멀티터치 정전식, 혹은 감압식 터치 모두 지원이 되는 디스플레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전식, 감압식은 별도 기능키를 통해 수동으로 변경해줘야 함)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정전식 터치가 더 정확하지만, 두꺼운 장갑을 끼고 있거나 디스플레이 표면에 물이 묻어 있는 상황에서는 입력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러기드 노트북은 물리적인 압력을 감지해서 터치를 인식하는 감압식 터치 패널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지텍 S410은 상황에 따라 사용자가 정전식, 감압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만약 손이 지저분해서 터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하기 힘들다면 내장된 정전식 터치 펜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와콤이나 엔트리그 같은 섬세한 입력 방식은 아니기 때문에 필기 용도는 아니고 손가락 터치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장치이지만, 현장에서는 의외로 사용할 일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 웹캠 & 마이크 ]
제가 사용한 제품은 웹캠 옵션이 빠져 있었습니다. 디스플레이 상단에 빈 공간이 있는데, 웹캠 옵션이 있을 경우 해당 부위에 탑재가 되는 것 같네요. 안면인식 로그인도 지원이 되는 웹캠이라고 하니 어지간하면 해당 옵션은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지문인식 센서나 웹캠 정도는 추가 옵션이 아니라 기본 기능으로 탑재해주는 것이 맞지 않나...
마이크 품질은 그냥 평범합니다. 화상 회의 용도로는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에요.
[ 스피커 ]
스피커는 손잡이 양쪽에 듀얼 채널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나름 스피커가 사용자를 향하고 있는 방향이기 때문에 지향성은 좋지만, 출력 자체가 썩 좋지는 않더라고요. 게다가 스피커 모듈도 생활방수 처리가 돼있어서 소리가 살짝 먹먹하게 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냥 기능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만족스러운 음질은 아니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6. 성능 & 발열
"저전력 인텔 CPU의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발열 설계. 하지만 최대 성능 모드에서는 소음이 약간 있는 편이다."
[ 전력 & 발열 프로파일 ]
↓ 그래프 보기
벤치마크를 진행하기 전에는 내부 쿨링 설계가 평범한 편이어서 과연 타이거레이크 CPU의 성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을지가 개인적으로 걱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스트레스 테스트를 돌려보니 저전력 타이거레이크 CPU가 요구하는 전력 수치인 28W까지 깔끔하게 유지할 수가 있더라고요. 타이거레이크 CPU는 최소 20W는 넘어가는 설계에서 제대로 성능이 나와주기 때문에 이 정도면 내장그래픽 노트북 중에서 성능 자체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최대 성능 모드에서 CPU 코어 온도가 90℃ 내외로 약간 뜨거운 편이긴 했는데, 28W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 삼을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이런 저전력 CPU가 탑재된 노트북은 시스템을 100% 부하 상태로 오래 사용할 일이 거의 없을 테니까요.
[ CPU 성능 ]
CPU 유지 전력은 높은 반면, 멀티코어 점수는 i7-1165G7 치고는 살짝 낮게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장시간 발열 누적이 되면서 스로틀링이 걸리는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모니터링해보니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결국 나중에 그래픽 성능 테스트를 하면서 알게 됐는데, 지텍 S410은 상대적으로 내장그래픽의 성능을 우선시하도록 세팅되어 있더라고요. 애초에 러기드 노트북들은 CPU 부하가 높은 작업을 자주 할 일이 없으니 오히려 도면이나 설계도 작업할 때 조금 더 편하도록 그래픽 성능을 조금 더 강조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게임 성능 ]
게임 | 옵션 | 평균 FPS | 최대 FPS | 하위1% FPS |
리그 오브 레전드 |
FHD / 매우높음 | 104 | 124 | 79 |
오버워치 | FHD / 낮음 | 75 | 99 | 58 |
GTA 5 | FHD / 보통 | 57 | 79 | 36 |
디아2 레저렉션 | FHD / 낮음 | 43 | 52 | 35 |
로스트아크 - 카던 | FHD / 하 | 36 | 48 | 19 |
생각보다 게임 성능이 괜찮게 나옵니다. 물론 내장그래픽이라는 한계가 분명 존재하지만, 외장그래픽이 없는 저전력 노트북 중에서는 그래픽 성능이 최상급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예요.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나 로스트아크 같이 어느 정도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은 그래픽 옵션을 낮춰도 60프레임 방어가 어려웠지만, 오버워치나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캐주얼 게임은 큰 불편함 없이 즐길 정도는 됐습니다. 물론 게임 때문에 러기드 노트북을 구매하는 분은 없겠지만...
[ 실사용 성능 ]
일반적인 휴대용 소비자 노트북과 비슷한 성능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같은 사양 구성인 레노버 요가7 모델과 비교하면 그래픽과 관련된 점수는 살짝 높게 나온 것이 인상적이네요. 가벼운 캐드 도면 조회 및 편집, 3D 그래픽 어셋 조회 정도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서 작업, 인터넷 서핑, 포토샵 같은 일상적인 작업은 전혀 문제없고요.
[ 발열 & 소음 ]
최대 성능 모드에서는 소음이 48.6dB로, 저전력 노트북 치고는 살짝 시끄러운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벼운 작업을 할 때에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 수준이기도 하고, 러기드 노트북의 특성상 주변 환경 소음이 있는 상황에서 사용하는 일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큰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노트북이 워낙 두꺼워서인지 고사양 작업 중에도 키보드 표면까지 발열이 전달되지 않아서 표면은 항상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 저장소 성능 ]
기본적으로 장착된 256GB SSD는 그냥 평범한 PCIe 3.0 등급의 NVMe 속도입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용자는 PCIe 3.0의 속도도 온전히 활용할 일이 없을 테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봐도 되겠죠.
7. 배터리
"확장 배터리까지 장착하면 하루에 배터리를 다 소모하기도 힘들 정도로 오래 버텨준다."
[ 배터리 지속력 ]
지텍 S410은 배터리 슬롯이 2개 있습니다. 그리고 DVD 드라이브를 제거하면 해당 슬롯에 추가 배터리 모듈 장착도 가능하고요. 기본 배터리는 각각 73Wh 용량이고, 추가 배터리는 43Wh인데, 모두 합치면 무려 189Wh나 되네요. 이 상태로 배터리 테스트를 진행하면 24시간 실사용도 충분히 가능하고, 전력 소모가 더 높은 PC Mark 8 배터리 테스트로도 무려 15시간 40분을 버텨줍니다. 지금까지 테스트해본 노트북 중에서 이 정도로 배터리가 오래 버텨주는 모델은 본 적이 없을 정도예요.
게다가 노트북을 사용하는 중에도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분 배터리만 보유하고 있다면 사용 시간이 무제한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 충전기 ]
기본 충전기는 평범한 90W 규격입니다. 휴대하기 특별히 무겁지는 않지만, 지텍 S410은 엄청난 배터리 지속력 덕분에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충전기 없이 들고 다니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USB-C PD 충전도 지원이 되니까 정말 급할 때에는 PD 충전이 지원되는 보조 배터리를 사용할 수도 있고요.
8. 소프트웨어 & 기타
"러기드 노트북 특유의 독특한 기능이 많다."
[ 전용 단축키 ]
전원 버튼 옆에 보면 P1, P2라는 특수 단축키가 있습니다. 초기 설정상 P1은 화면만 끄는 블랙아웃 기능, P2는 화면 밝기를 1000니트까지 올려주는 야외모드로 지정이 되어 있을 거예요. 그런데 내부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해당 단축키에 원하는 프로그램 실행, 비행기 모드, 디스플레이 정전식/감압식 터치 방식 변경 등 다양한 기능을 지정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펜 입력 ]
노트북의 측면에는 펜이 수납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일반적인 필기용 와콤, 엔트리그 펜이 아닌 단순 정전식 펜이에요. 단순하게 말하자면, 그냥 손가락 터치 기능을 대신해주는 막대기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죠.
요즘은 거의 4096 단계 필압에 틸트 인식 기능까지 당연시되고 있는 시대라서 이런 원시적(?)인 펜 기능이 왜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두꺼운 장갑을 착용하고 있거나, 비가 와서 디스플레이에 물이 묻어 있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장의 걱정이 없고 작동 원리가 단순해서 고장 날 일이 없는 입력장치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 윈도우11 지원 여부 ]
시스템 검사를 해보니 윈도우11 호환이 되긴 하는데... 러기드 노트북은 최신 기능보다는 신뢰성이 최우선이라 굳이 불안정한 최신 OS 빌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9. 총평
당연한 소리지만, 러기드 노트북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 아닙니다. 기기가 충격이나 먼지, 수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서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업종에서 사용하는 "도구"에 가까운 느낌이죠.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지텍 S410은 세미 러기드 등급 중에서는 최상의 내구성을 자랑하는 노트북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IP66 등급의 풀 러기드가 아니라는 점이 조금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어지간한 현장에서도 노트북이 완전히 침수될 일까지는 없을 테니 IP53 정도만 되더라도 충분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고 물리적인 충격에 대한 내구성만큼은 어지간한 풀 러기드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지텍 S410은 세미 러기드와 풀 러기드 중간 영역에 발을 걸치고 있다고 평가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물리 방어 만렙 + 준수한 원소저항)
저는 개인적으로 평소에 궁금해하던 러기드 노트북을 원 없이 만져볼 수 있어서 즐겁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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