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희 채널에서 델 인스피론15 7510 모델의 리뷰를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과거 델 고사양 노트북들이 쿨링 설계가 썩 좋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우려가 많았는데, 의외로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면서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고요. 그래서 인스피론15 모델에서 화면만 16:10으로 키우고 RTX3060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인스피론16 7610 모델 정도면 저희 유튜브 채널의 영상 편집 노트북 용도로 쓰기 좋지 않을까 싶어서 구매를 해보게 됐습니다.
[ 요약 ]
[ 좋아요 ] 확장성 내부 온도 디자인 |
[ 싫어요 ] 디스플레이 느린 SD카드 슬롯 통풍구 배치 |
[ 한줄평 ]
그냥 인스피론15 7510 모델에서 화면 비율 키우고 쿨링 설계는 그대로 뒀으면 정말 좋았을 건데... 델 특유의 고집과 원가절감 때문에 만족도가 확 떨어졌다. 물론 모든 점을 감안해도 RTX3060 크리에이터 노트북 중에서는 쓸만한 모델이긴 한데, 그래서 더 아쉽다.
리뷰 제품은 직접 구매했습니다. 외부 간섭 없는 독립적인 리뷰임을 밝힙니다.
[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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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펙 & 가격
"차분한 디자인과 16:10 화면비, RTX3060 사양, 그리고 램 확장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구매했다."
[ 스펙 평가 ]
저희가 유튜브 영상 편집용 노트북을 구매할 때 두는 기준이 있습니다.
1) 16:10 화면비율
2) 자유로운 램 확장성 (최대 64GB까지)
3) GPU의 그래픽 메모리가 6GB 이상
4) SSD 슬롯 2개 이상
지금까지는 레노버 리전5프로 모델이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서 별다른 불만 없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요즘 노트북을 들고 이동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충전기까지 합치면 3kg가 넘는 노트북을 자주 들고 다니기 쉽지 않아서 조금 가벼운 모델을 찾고 있었죠.
델 인스피론16 7610 모델이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긴 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인스피론15 7510 모델을 리뷰하기 전까지는 델의 쿨링 설계력에 신뢰가 가지 않아서 구매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스피론15를 리뷰하면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았던 것에 용기를 내서 실사용 목적으로 구매를 하게 됐습니다.
[ 가격 평가 ]
저희가 선택한 사양 기준으로 가격이 약 200만원 정도입니다. (세일 아닐 때에는 210만원대) 게이밍 노트북이면 슬슬 RTX3070 사양도 노려볼 수 있는 가격이지만, 휴대성과 디스플레이 구성 등, 크리에이터 작업에 최적화된 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범주 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원하는 사양을 기준으로 잡으면 300만원이 넘는 씽크패드 X1 익스트림이나 델 XPS17 같은 모델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찌 보면 모든 요소들을 감안하면 나름 가성비가 괜찮다고 느껴지기까지 했죠.
이 대목에서 많은 분들이 레노버 씽크북 16P 모델을 떠올리실 건데, 저희도 씽크북 16P가 램 확장 슬롯이 2개 있었다면 심각하게 구매를 고려해봤을 거예요. 그리고 저희 채널 편집자인 톳톳님이 씽크북보다는 인스피론 디자인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요. 만약 16:10 화면 비율이나 RTX3060 사양을 포기할 수 있다면 훨씬 저렴한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점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만... 어떤 요소도 타협하기 싫어서 가격대가 다소 높아졌다는 점은 참고해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2. 외관 & 연결성
"고사양 구성임에도 차분한 사무용 노트북 느낌이 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 그런데 RTX3060 사양을 선택하면 RTX3050Ti 모델보다 무게가 많이 늘어난다는 점 주의."
[ 디자인 ]
인스피론16 7610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 둥그런 테두리 마감과 상판의 Dell 로고 정도를 제외하면 디자인적으로 튀는 요소가 없어서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업무용 노트북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장점이죠.
기존의 인스피론 시리즈들이 대부분 실버 색상인데, 인스피론16 7610은 어두운 네이비 색상이 적용됐더라고요. 대략 다크 네이비 색상의 차량 도색 느낌을 떠올리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델 노트북에서 실버 색상을 너무 많이 봤어서 그런지, 저는 이 신형 색상이 더 시크한 매력이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어요.
[ 휴대성 ]
인스피론16 모델의 공식 스펙시트 무게는 1.9kg입니다. 하지만 이건 RTX3050Ti 모델 기준이고, RTX3060 사양을 선택하면 내부에 쿨링팬이 하나 추가되기 때문에 무게가 늘어납니다. 저는 노트북을 받아보기 전까지 대략 100g 정도 차이 나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측정해보니 2.1kg가 넘더라고요.
물론 사양을 감안하면 여전히 가벼운 편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RTX3060 게이밍 노트북들은 2.3kg 이상) 살짝 실망스럽긴 했습니다. 그래도 PD 충전 지원이 되고, 16인치 디스플레이를 감안하면 전체적인 크기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휴대성이 나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 연결성 ]
포트 구성과 배치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USB-A가 양쪽에 1개씩, 왼쪽의 USB-C는 썬더볼트4 규격에 PD 충전, 디스플레이 출력까지 되는 구성이고 HDMI와 SD카드 리더까지 있으니 크리에이터 노트북 용도로는 나무랄 구석이 없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SD카드 리더의 속도가 최대 25MB/s밖에 되지 않아서 동영상 편집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많이 아쉽습니다. (대부분의 크리에이터 노트북은 90MB/s) 이건 델 인스피론15 7510에서도 지적했던 부분인데, 아무래도 동일한 메인보드를 사용한 모델이라서 그런지 특별히 개선된 점은 없네요. 혹시라도 16인치 모델은 조금 낫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 오히려 잘못이 아니었을까...
저희는 4K 원본 영상도 자주 다뤄야 하기 때문에 이 SD카드 리더기는 사용하지 않고 별도의 USB to SD카드 아답터를 사용할 계획입니다. 나름 고급 크리에이터 노트북을 지향하는 인스피론 모델들이 이런 요소에서 원가 절감하는 것은 정말이지 매우 별로라고 생각해요.
무선 랜카드는 인텔 AX201 모델이라서 특별히 사용하기 불편한 점은 없을거에요.
3. 내구성 & 내부구조
"측면 포트들의 알루미늄 테두리가 취약 포인트. 그 외에는 특별한 마감, 구조적인 결함은 없어 보인다."
[ 마감 & 재질 ]
베젤과 힌지 연결부 정도를 제외하면 노트북 프레임은 모두 알루미늄 재질입니다. 도색도 매끈하게 마감 처리되어 있어서 손으로 만질 때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충분히 듭니다. 그런데 측면의 포트를 감싸고 있는 알루미늄이 얇아서 그런지 노트북 하판을 분해할 때 해당 부분에 힘을 주면 쉽게 휠 수가 있더라고요.
평상시에 사용할 때에는 해당 부위에 특별히 스트레스가 가해질 일은 없겠지만, 분해할 때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내부 설계 & 확장성 ]
난이도 | 나사 개수 | 나사 길이 | 나사 규격 | 봉인 씰 | 분해 시작점 |
중 | 9개 | 모두 동일 | PH0 십자 | 없음 | 힌지 주변부 |
하판 분해 난이도 자체는 쉬운 편입니다. 나사를 풀면 자동으로 하판의 틈이 벌어지게 설계되어 있어서 신용카드나 헤라로 낑낑거리면서 결합부를 벌리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어요.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포트가 있는 측면 테두리는 힘을 많이 받으면 쉽게 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만 주의해서 분해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내부에 쿨링팬이 3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건 RTX3060 모델만 그렇다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RTX3050Ti 모델은 듀얼팬 구조입니다. 당연히 쿨링 성능은 더 좋아지는 대신 무게가 늘어난다는 단점도 있으니 이 부분은 개인의 사용 목적에 따라서 조율해서 사양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후면 통풍 그릴 중 1개는 플라스틱으로 아예 막혀있더라고요. 자세히 보면 CPU를 담당하는 왼쪽 쿨러의 히트싱크가 아예 해당 구멍과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사실상 4면 배기가 아니라 3면 배기인 셈이 되는데, 그러면 기존 인스피론15 7510의 장점이던 4면 배기 시스템을 포기했다고 봐야겠죠. 뭐야... 기껏 3팬 4면 배기를 기대하고 자신 있게 RTX3060 사양으로 구매했는데 이러면 조금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드네요.
그래도 고사양 크리에이터 노트북 중에서 램 슬롯이 2개 모두 탈착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SSD도 슬롯이 2개이긴 한데, 추가 확장 슬롯이 2230 길이라서 국내에서 업그레이드용 SSD를 구매하시기 힘들 거예요. 그래서 저도 알리에서 직구해서 부품이 도착하길 기다리는 중입니다.
4. 키보드 & 트랙패드
"크게 취향 타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한 타건감. 4열 넘버패드가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특수 기능키 배치가 조금 아쉽다."
[ 타건감 ]
타건감은 정말 평범합니다. 평가하기 귀찮아서 대충 평범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키 압력, 구분감, 반발력 모두 평범한 수준이어서 엄청 만족스러운 타건감까지는 아니지만 딱히 부족한 점도 없는 무난한 구성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나쁘게 보자면 특징이 없는 거고, 좋게 보자면 무난한? 딱 그런 정도입니다.
[ 키 배열 & 백라이트 ]
일단 4열 넘버패드가 포함된 구성이어서 수치 입력이 많은 엑셀, 도면 작업을 하시는 분들은 마음에 들어하실 것 같아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Home, End 버튼이 Fn+F11/F12 조합에 배정되어 있어서 사용하기가 불편하더라고요. 넘버패드 위에 계산기 전용 키들이 할당되어 있는데 그 자리에 Home, End, Pg Up/Dn을 넣어줘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데 또 톳톳님은 도면 작업할 때 계산기 전용 버튼 있는게 더 편하다고 하더라고요. 반대로 저는 트랙패드 비활성화 단축키가 따로 없다는 점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는데, 톳톳님은 엄청 불만스러워했고요. 역시 키보드 배열 같은 세세한 요소는 취향을 많이 타는 것 같습니다.
백라이트는 화이트 LED 단색으로, 밝기 조절은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 트랙패드 & 지문인식 ]
트랙패드는 얼핏 봐도 면적이 매우 넓습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맥북 프로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인데, 생각보다 팜 리젝션 인식도 좋아서 키보드 사용 중에 트랙패드가 오작동되는 경우도 거의 없었습니다. 클릭감이나 트래킹 정확도는 모두 만족스러웠어요.
굳이 단점을 찾자면 표면이 유리 코팅이 아니라는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면 감촉이 썩 나쁜 수준은 아니라서 대체로 좋은 트랙패드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지문인식 센서는 전원 버튼에 내장되어 있는데, 정확도나 인식속도 모두 좋은 편이었어요. 다만 전원 버튼이 일반 키들과 분리된 장소에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네요.
5. 디스플레이 & 사운드
"디스플레이가 너무나도 기대 이하... 실사용에 문제는 없지만 예상외의 단점이 너무 많아."
[ 힌지 ]
인스피론15 7510 모델은 디스플레이가 열려 있을 때 노트북 하판이 약간 바닥에서 떨어지는 드롭 힌지(에르고 리프트) 설계가 적용되어서 공기 순환에 신경을 쓴 모습이었는데, 의외로 16인치 7610 모델은 이 설계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트북을 평평한 바닥에 거치하고 사용하면 아무래도 15인치 모델보다 하판 공기 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동일한 전력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소음이 더 심하게 측정됐습니다.
위의 내부구조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딱 15인치 모델의 드롭 힌지와 4면 배기 설계를 그대로 옮겨오기만 했어도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 같은데 왜 16인치 모델은 오히려 설계가 더 퇴보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그리고 드롭 힌지 구조를 적용하지 않을 거면 디스플레이 개방 각도라도 늘려줘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에요. 드롭 힌지 설계가 아닌데도 디스플레이 개방 각도가 넓지 않다는 점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조금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단점을 발견해서 조금 흥분한 것 같은데, 힌지의 마찰 밸런스나 고정력 자체는 큰 문제없습니다.
[ 색역 & 밝기 ]
측정해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최대 밝기가 250nits 수준이라뇨? 그런데 실제로 옆에 300nits 패널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확실히 인스피론16 7610의 디스플레이가 살짝 어둡게 느껴집니다. 밝은 환경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때 최대 밝기가 딱 한 단계 정도 더 밝아져야 할 것 같은데, 올라가질 않으니 답답하더라고요.
게다가 분명히 홍보자료에는 10비트 색상 패널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윈도우 제어판에서는 8비트 패널이라고 나오네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산일자에 따른 부품 변경 문제인지 델에 공식 문의를 보내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행히 패널의 기본 캘리브레이션 상태가 좋고, TUV Low Bluelight 인증까지 받아서 확실히 장시간 사용할 때 눈의 피로도는 적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예상치 못한 복병이 하나 있었는데... 디스플레이의 응답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것이었어요. 저도 응답속도에 민감한 편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인스피론16 7610으로 게임을 할 때에는 확실히 미세한 잔상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간단한 응답속도를 테스트해보니 60Hz 상태에서 간헐적인 프레임 스킵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게임 용도로 만들어진 노트북이 아니니까 굳이 디스플레이의 게임 적합성에 대해서 평가하기는 애매하지만, 혹시라도 게임도 병행하고자 하는 분들은 아예 외장 모니터를 연결해서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 웹캠 & 마이크 ]
웹캠은 720p 해상도이지만, 그래도 품질이 썩 나쁘지는 않습니다. 마이크도 음성 전달력이 일반적인 노트북 중 평균 이상 수준은 되기 때문에 어지간한 화상회의 상황에서 큰 불만 없이 사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안면인식 카메라는 따로 없고, 웹캠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카메라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는 별도의 셔터는 있습니다.
[ 스피커 ]
인스피론15 모델과 마찬가지로 스피커가 하단 지향성이지만 음질 자체는 노트북 치고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참고로 키보드 상단에 있는 타공 구멍은 스피커 그릴이 아니니 상단 지향성을 기대하진 마시고요.
약간의 베이스 표현력도 있고, 높은 볼륨에서 음이 찢어지는 현상도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는 따로 헤드셋이나 스피커를 마련하지 않아도 큰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6. 성능 & 발열
"전력 제한이 많이 걸려있는 대신 내부 온도는 매우 착한 편. 쿨링 설계가 조금 더 좋았으면 소음까지 완벽하게 잡을 수 있었을 건데 아쉽다."
[ 전력 & 발열 프로파일 ]
일단 CPU와 GPU 전력은 하드웨어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최소치로 잡혀 있습니다. 대체로 CPU는 35~45W, GPU는 60~65W 수준에서 구동이 되더라고요. 어차피 높은 TGP에 목숨을 거는 게이밍 노트북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내부 코어 온도가 70℃ 전후로 유지가 되도록 보수적으로 전력 설정을 한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노트북의 성능을 최대한 쥐어짜는 것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아쉽게 느껴질 것이고, 대체로 적당한 성능을 뽑아내면서 내부 발열이 적은 것을 선호하는 분들은 만족스럽게 느끼지 않을까요? 저희는 게임 성능도 중요하지만 작업 안정성과 사용성에 더 비중을 두는 편이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CPU 벤치마크 ]
확실히 45W급 타이거레이크 CPU는 싱글코어 성능이 잘 나와줍니다. 덕분에 일상적인 작업에서는 동급 라이젠 노트북보다 미세하게 반응이 더 빠릿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멀티코어 성능은 라이젠보다 조금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이건 사용자가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서 호불호가 결정될 것 같네요.
저희는 쾌적한 4K 동영상 편집 환경을 원하기 때문에 싱글코어 성능이 더 좋고 Xe 내장그래픽의 퀵싱크 기능도 활용할 수 있는 인텔 모델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최종 결과물의 인코딩 속도는 멀티코어 성능이 우월한 라이젠이 더 유리하겠지만, 인코딩 속도보다는 편집 과정이 부드러운 것을 더 중시하고 있으니까요.
[ 그래픽 벤치마크 ]
아무래도 TGP(그래픽 전력)가 RTX3060 치고는 상당히 낮은 65W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확실히 그래픽 성능 방면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상 RTX3060보다는 조금 오버클럭 된 RTX3050Ti 느낌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그렇기 때문에 RTX3060 모델을 선택하면서 큰 폭의 게임 성능 향상을 기대하고 계셨다면, 실망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저희는 영상 편집 작업 중에 VRAM(그래픽 메모리)이 6GB 이상 필요한 것으로 느꼈기 때문에 굳이 RTX3060 모델을 선택했어요. (RTX3050Ti는 VRAM 4GB) 저희처럼 구체적으로 높은 VRAM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인스피론16 7610 모델을 구매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대부분 RTX3050Ti 모델을 추천드릴 것 같습니다.
[ 게임 성능 ]
게임 | 옵션 | 평균 FPS | 최대 FPS | 하위1% FPS |
오버워치 | FHD / 매우높음 | 115 | 137 | 73 |
오버워치 - PD충전 |
FHD / 매우높음 | 114 | 128 | 76 |
로스트아크 (카던) |
FHD / 최상 | 53 | 63 | 31 |
디아블로2 레저렉션 |
FHD / 매우높음 | 71 | 81 | 44 |
배틀그라운드 (훈련장) |
FHD / 울트라 | 86 | 131 | 57 |
사이버펑크 2077 |
FHD / 매우높음 / DLSS | 53 | 67 | 38 |
그래도 기본적인 RTX3060의 체급 덕분인지 그럭저럭 게임 성능은 괜찮게 나옵니다. 배틀그라운드 같은 고사양 게임까지도 옵션 타협 없이 60프레임 이상 방어가 가능했고, 사이버펑크 2077 같은 최신 AAA급 타이틀도 조금만 옵션 조절을 하면 부드럽게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물론 144 프레임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TGP가 높은 RTX3060, 혹은 RTX3070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이 맞겠지만, 인스피론16은 어디까지나 작업 성능을 우선시하는 크리에이터 노트북이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봐도 되겠죠.
[ 실사용 성능 ]
저희가 중요하게 4K 영상 편집 성능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이건 기존에 사용하던 리전5 프로도 마찬가지였는데, 휴대성 때문에 교체를 하게 된거니까 대략적으로 저희가 필요로 하는 사양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리전5 프로의 TGP가 130W까지 올라가는 반면 인스피론16 7610은 65W 밖에 되지 않아서 그래픽 성능 저하를 걱정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게임 성능은 확실히 리전5 프로보다 떨어지긴 하지만, 편집 작업 중에서는 전혀 성능 저하를 느낄 수가 없더라고요. 확실히 매 순간마다 프레임을 업데이트해야 되는 게임 같은 작업만 아니면 TGP 차이가 생각보다 편집 작업에서는 체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오히려 과거보다 휴대성도 챙기고, 내부 발열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게임 성능 조금 떨어진 거야 뭐... 여전히 가끔 게임하는 목적으로는 문제없는 수준이니까요.
[ 발열 & 소음 ]
앞서 언급했던 여러 쿨링 설계의 문제들 때문에 예상보다 팬 소음이 시끄러운 편입니다. 4면 배기, 혹은 드롭 힌지 설계 정도만 적용해줬어도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매우 아쉽네요. 그래도 최대 성능 모드 기준 대부분의 게이밍 노트북은 55dB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인스피론16 7610도 크리에이터 노트북 중에서 시끄럽다 뿐이지, 게이밍 노트북과 비교하면 그래도 정숙한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방해금지(저소음) 모드로 설정을 해도 고사양 작업을 하면 소음이 47dB까지 올라가니까 조용한 환경에서는 시스템에 부하가 많이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참고해주세요.
내부 온도 자체는 낮게 유지가 되기 때문에 표면으로 전달되는 온도 역시 낮은 편입니다. 키보드 중앙 상단은 41도 정도까지 올라가긴 하는데, 사용자의 손이 닿는 부위는 아니라 신경 쓰이지 않고, 그 외에는 WASD 키 주변도 38도 내외로 쾌적한 편이었어요.
[ 저장소 성능 ]
기본적으로 장착된 SSD의 성능은 좋습니다. PCIe 3.0 세대 중에서는 최상급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물론 PCIe 4.0급 속도 (5000MB/s)를 원하시는 분들도 계실 건데, 대부분의 사용자는 3000MB/s 속도도 온전히 다 사용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PCIe 4.0 SSD는 속도가 빠른 대신 발열이 더 심해서 노트북 환경에서는 아직 적극적으로 추천드리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SD카드 리더기 속도가 처참하다는 점은 크리에이터 노트북인 인스피론16의 특성상 치명적인 단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 원활한 영상 편집 용도로 사용하려면 90MB/s 수준을 기대하는데, 인스피론16의 SD카드 리더는 속도가 최대 28MB/s 밖에 되지 않더라고요. 사실 이건 이미 인스피론15를 리뷰할 때 단점으로 지적했던 부분인데, 혹시라도 16인치 모델은 이 단점이 개선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조금 했었는데... 여지없이 기대가 박살나버렸군요.
7. 배터리
"3K 디스플레이가 배터리를 많이 먹는 것 같다. 그래도 간단한 외출 시에는 충전기 없이도 충분히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
[ 배터리 지속력 ]
타이거레이크 CPU가 전력 효율이 좋지 않기로 유명한데, 45W급 H프로세서 시리즈는 생각보다 전성비가 나쁘지 않더라고요. 타이거레이크 세대 끝물에 나와서 기존에 안 좋았던 이미지를 그대로 물려받아서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시리즈이긴 합니다.
인스피론16 7610도 대용량 배터리에 45W급 i7-11800H CPU라서 가벼운 작업만 한다면 나름 6시간 조금 넘게 실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해상도가 FHD였다면 1~2시간은 더 버텨주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3K 디스플레이에 고사양 구성인 노트북 치고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 충전기 ]
기본 충전기도 130W 규격이라서 상당히 가볍습니다. (약 500g) 대부분의 게이밍 노트북 충전기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라고 봐야겠죠. 그런데 충전기 모양이 심하게 못생겼어요. 사실 큰 단점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델 노트북은 충전기가 이쁜 실린더 모양이어서 유난히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어차피 충전기를 2개 구비하고 사용하는 편이라서 XPS에 사용되는 실린더형 130W 충전기를 따로 구매했습니다. 문제없이 호환이 되더라고요.
PD 충전은 30W 보조배터리, 65W, 100W 충전기 모두 문제없이 인식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PD충전기 상태에서도 성능 저하가 없었고요. 다만 30W 보조배터리로 충전 중에 고사양 작업이나 게임을 하면 배터리가 서서히 닳는 드레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참고해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배터리 상태에서의 성능 차이 ]
CPU 성능은 배터리 상태나 충전기 연결 상태나 큰 차이가 없지만, 그래픽 성능은 40% 가까이 하락합니다. 대부분의 편집 작업 중에는 크게 체감이 될 정도는 아니지만, 충전기 없이 게임을 하고자 한다면 프레임 차이가 제법 날 것 같네요.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 130W 충전기 없이 게임을 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가벼운 PD 충전기나 보조 배터리라도 들고 다니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8. 소프트웨어 & 기타
"델의 바이오스, 소프트웨어 지원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 바이오스 메뉴 ]
델 노트북은 대부분 바이오스 메뉴를 통해서 기본 성능모드 조절, 배터리 충전 제한, 디스플레이 기본 밝기 등 다양한 설정을 해줄 수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도 깔끔해서 바이오스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쉽게 다룰 수 있을 거예요.
[ 컨트롤 소프트웨어 ]
인스피론15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최근 델의 자체 소프트웨어 완성도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여러 가지 앱들의 기능을 My Dell 소프트웨어로 통일하면서 성능 설정, AS 신청 등 다양한 작업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더라고요.
원래는 저는 노트북 제조사의 자체 컨트롤 소프트웨어 중 레노버의 Vantage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개편 후에는 My Dell 앱의 기능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윈도우11 지원 여부 ]
인스피론16 7610은 윈도우11이 지원됩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실사용 중인 씽크패드 X1 익스트림도 윈도우11로 업그레이드해서 사용하는 중인데...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고 아직 버그도 조금 있어서 후회하고 있습니다. 어지간하면 당분간은 윈도우10을 그대로 사용하세요.
9. 총평
스펙시트만 놓고 보면 델 인스피론16 7610 모델은 나무랄 구석이 없는 완벽한 크리에이터 노트북입니다. 좋은 디스플레이, 높은 그래픽 사양 옵션, 깔끔한 디자인, 좋은 SSD와 램 확장성 등... 그런데 각 요소들을 세부적으로 파헤쳐보면 단점들이 제법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1) 생각보다 낮은 디스플레이 밝기
2) 디스플레이 응답속도 느림 / 게임 용도로 매우 부적합
3) 15인치 모델보다 쿨링 설계가 안 좋음 (드롭 힌지 없음 / 통풍구 하나 막아버림)
4) SSD 슬롯 1개는 부품 공수가 어려운 2230 길이 규격
5) SD카드 리더기 속도 느림
6) RTX3060 모델은 생각보다 무거움
나열하고 보니 생각보다 많긴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장성 좋고 어느 정도 휴대성도 확보되는 16인치급 크리에이터 노트북을 원하신다면 사실상 150~200만원 가격대에서는 레노버 씽크북 16P와 델 인스피론16 7610 정도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각 모델의 장단점도 뚜렷하게 나눠지기도 하니 취향에 따라 선택해도 된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그래서 저는 인스피론16 7610이 나쁜 노트북이라고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조금만 더 신경 써줬으면 정말 종결자급 크리에이터 노트북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미련 때문에 아쉬움이 강하게 남습니다. 딱 인스피론15 7510의 쿨링 설계를 그대로 가져오고 디스플레이, SD카드 슬롯 원가절감만 없었어도 완벽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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