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는 삼성의 최고급 노트북으로, 매년 출시될 때마다 국내 사용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모델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세계에서 최초로 인텔의 ARC(아크) 외장그래픽을 달고 나와서 해외 IT 매체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도 이번 리뷰는 제품에 대한 평가 외에도 삼성과 인텔에 대해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 해당 내용은 따로 영상으로 제작해서 업로드해보겠습니다. 일단 이번 블로그 리뷰에서는 제품에 조금 집중해서 평가해보도록 할게요.
[ 요약 ]
[ 좋아요 ] 무게 / 두께 쿨링 설계 CPU 성능 |
[ 싫어요 ] 아크 그래픽 드라이버 불안정 FHD AMOLED 디스플레이 배터리 |
[ 한줄평 ]
극단적으로 얇은 설계임에도 불구하고 발열 제어가 상당히 좋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프리미엄 제품에 어울리지 않는 디스플레이 스펙과 아크 그래픽의 불안정한 성능은 상당히 큰 단점.
리뷰 제품은 사비로 직접 구매했습니다.
[ 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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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펙 & 가격
"프리미엄 울트라북이라고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갤럭시북2 프로가 프리미엄 울트라북의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 사양 구성 ]
인텔 12세대 엘더레이크 CPU에 인텔의 아크 그래픽과 같은 신형 하드웨어가 탑재돼서 스펙시트 보기가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데, "경량 울트라북"이라는 기본적인 구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작년 모델로 치면 i5-1135G7 + MX450 구성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만약 엘더레이크 CPU 모델명과 코어 구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28W급 저전력 CPU에서는 i5와 i7의 성능 차이가 크게 체감이 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저는 기본적으로 i5-1240P 사양을 추천드리는 편입니다. GPU는 내장그래픽이냐, 아크 350M 외장그래픽이냐를 두고 선택해야 되는데, 작년에 엔비디아 MX450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무조건 외장그래픽 옵션을 추천드렸습니다. 노트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가 대폭 넓어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리뷰를 작성하는 현 시점(22년 4월 19일) 기준으로 인텔의 아크 그래픽 드라이버가 불안정해서 의도한 성능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리뷰 후반부에 따로 다루겠지만, 일부 작업에서는 아크 350M 그래픽이 내장그래픽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성능이 저조한 경우도 있어서 그냥 이런 복잡한 하드웨어 문제로 골머리 썩히고 싶지 않으시다면 내장그래픽 모델을 선택하시는 것도 고려해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SSD는 탈착 가능한 m.2 슬롯이 2개 있으니 입맛에 맞게 세팅이 가능한 대신 램은 추후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온보드 방식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현재 출시된 갤럭시북2 프로 모델은 모두 기본 16GB 램 구성이라서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지만요.
[ 가격 평가 ]
저는 i5-1240P + A350M + 프리도스 구성인 NT950XEV-G51A 모델로 구매했습니다. 예판 세일 기간에 주문해서 가격은 대략 162만원이었고요. 삼성, LG 노트북은 초기 출시 가격이 비싸고 몇 달 지나면 크게 세일을 하는 경향이 많으니 급하지만 않다면 여유 있게 기다려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작년 갤럭시북 이온2 MX450 모델도 처음에는 160만원대에 출시했다가 세일 기간에 11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었으니까요.
어찌 됐건 i5 등급의 중위 스펙 구성으로 160~170만원 정도의 가격이면 사실상 각 제조사의 최상위급 프리미엄 울트라북 라인업과 경쟁해야 되는 포지셔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는 압도적으로 얇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FHD 16:9 디스플레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스펙 때문에 프리미엄 감성이 확 깨지는 느낌이 없잖아 있죠.
그래서 갤럭시북2 프로가 "프리미엄 울트라북"의 기준에 해당하는지, 이에 해당하는 가격이 합당한 지에 대한 평가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서 갈리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삼성의 최고급 노트북 라인업이면 누가 보더라도 "프리미엄" 제품군이라는 것을 인정할 정도로 잘 만들어줬으면 좋겠지만요...
2. 외관 & 연결성
"놀라울 정도로 얇고 가볍다. 작년에 있던 프레임 팔랑거림 이슈도 많이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 디자인 & 마감 ]
저는 기존에도 갤럭시북 프로와 구형 이온 시리즈의 디자인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다만 노트북을 오래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힌지 긁힘이나 도색 이염, 벗겨짐을 방지할 수 있는 사소한 설계적인 배려가 부족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었죠.
사진으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이번 신형 갤럭시북2 프로는 전반적인 도색, 마감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느껴졌습니다. 각진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테두리에 미묘한 테이퍼링 처리가 되어 있어서 날카롭게 느껴지지 않았고, 외부 도장도 불규칙한 표면 없이 깔끔하고 부드럽게 잘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일단 마감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네요.
그리고 이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노트북이 정말 극단적으로 얇아요. 닫힌 상태로 제일 두꺼운 후면 부분의 두께를 측정하면 (고무발판 높이 제외) 1.3cm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라서 손에 쥐고 있을 때 노트북보다는 태블릿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제품을 이렇게 얇게 만들기 위해서는 외부 프레임이 극단적으로 얇아질 수밖에 없어서 갤럭시북2 프로는 손으로 여기저기를 눌러보면 메탈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종이처럼 쑥쑥 눌린다는 느낌이 난다는 단점을 동반합니다.
그나마 올해 신형 모델은 작년의 갤럭시북 프로 1세대 모델보다 하판의 결합부가 더 많아져서 손으로 키보드덱을 뒤틀 때 트랙패드가 제멋대로 눌러지던 어이없는 강성 이슈는 많이 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께와 프레임 강성의 밸런스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으니 인근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체험해보고 판단해보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 연결성 ]
보통 이렇게 극단적으로 얇은 노트북은 포트를 USB-C로 통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갤럭시북2 프로는 놀랍게도 HDMI, USB-A, 마이크로 SD슬롯 같은 전통적인(?) 포트들이 모두 존재합니다. USB-C 중 하나는 썬더볼트4, 하나는 3.2 Gen2 세대이긴 한데, 두 포트 모두 PD 충전과 디스플레이 출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특별히 썬더볼트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신경 쓰지 않고 사용해도 됩니다.
무선 랜카드도 와이파이6e 규격까지 지원되는 최신 인텔 AX211 모듈이기 때문에 와이파이 연결 속도나 안정성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 크기 & 무게 ]
갤럭시북2 프로가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무게입니다. 비록 저전력 모델이지만 외장 그래픽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15인치의 크기에 무게가 1.2kg 이하라는 것은 제법 인상적이긴 하죠. 그리고 대부분의 외산 노트북 브랜드는 얇고 가벼운 모델을 13~14인치 크기로만 만들고 15인치 이상은 조금 무거운 고사양 제품군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어서 "휴대성 좋은 15인치 이상의 대화면 모델"을 찾고 있을 경우 이런 요소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얇고 가벼운 만큼 쿨링 성능, 배터리, 프레임 강성 같은 단점이 있다는 점은 감안해서 본인에게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한지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3. 내부구조 & 설계
"두께 대비 내부 설계는 상당히 잘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SSD 슬롯도 2개라는 점도 상당히 큰 장점 중 하나"
[ 하판 분리 ]
분해 난이도 | 나사 개수 | 나사 규격 | 분해 시작점 |
중상 | 4개 | PH0 십자 | 측면 |
갤럭시북2 프로는 하판에 나사가 4개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나사가 고무 발판 아래에 숨겨져 있고, 하판이 워낙 얇아서 무리하게 힘을 주면 쉽게 휘어버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작년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의 키보드덱 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인지, 이번 신형 모델에는 하판이 프레임에 맞물려 있는 걸쇠가 유난히 많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걸쇠 하나하나 풀리는 것을 확인하면서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무 발판은 상단부와 하단부의 높이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위치를 기억해둬야 합니다.
[ 설계 평가 ]
방열 구조 | SSD | 램 | 포트 보강 |
1 히트파이프 (공유) 2 쿨링팬 |
2280 m.2 (x2) | 온보드 4채널 | 플레이트 보강 |
워낙 두께가 얇은 제품이라서 내부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계 자체는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CPU와 GPU가 하나의 히트파이프를 공유하는 구조이지만, 쿨링팬이 양쪽으로 나눠져 있어서 사실상 열전도 효율을 듀얼 히트파이프와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통풍구 쪽의 히트싱크도 통풍구에 조금이라도 공간이 있는 틈 사이에 자잘하게 더 길게 배치했고, 쿨링팬 자체도 날개가 매우 얇아서 크기 대비 송풍량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설계팀도 이런 노고를 인정받고 싶었는지, 히트그릴과 히트파이프가 구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분에 색이 드러나도록 단열 도료를 약간 벗긴 부분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게다가 이런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에서는 외장그래픽 옵션이나 듀얼 SSD 슬롯 확장성 같은 요소들을 챙기기 어려운데, 갤럭시북2 프로는 이 모든 게 가능하다는 점은 정말 칭찬할만하다고 생각해요. (깔건 까더라도 칭찬할건 칭찬해야죠)
[ 분해 도구 & 호환 부품 목록 ]
↓ PCIe 3.0 SSD / 발열, 전력소모 적음
↓ PCIe 4.0 SSD / 속도 빠름, 발열은 조금 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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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입출력 장치
"악명 높은 FHD AMOLED 디스플레이... 올해에도 그대로"
[ 디스플레이 ]
패널 종류 | 크기 | 해상도 | 화면비 | 표면 처리 |
AMOLED | 15.6 인치 | 1920 x 1080 | 16:9 | 글레어 |
작년 갤럭시북 프로 모델이 가장 혹평받았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삼성의 FHD AMOLED 디스플레이였습니다. 물론 AMOLED 기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고, 갤럭시북 프로의 얇은 두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IPS 패널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의 갤럭시북 프로 FHD AMOLED 패널은 번인 방지를 위해서 청색 소자를 과하게 키워서 화이트 밸런스가 좋지 못하고, 흰색 배경에 검은색 글씨를 표현할 때 테두리가 흐리게 보이는 가독성 이슈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프리미엄 노트북에서 QHD급 해상도에 16:10 화면비를 사용하는 게 대세라서 저도 올해에는 갤럭시북2 프로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작년과 완전히 동일한 패널을 그대로 사용했네요.
물론 "못써먹을 정도로 나쁜 디스플레이냐?"라고 물어보신다면 그정도는 아니긴 해요. 하지만 삼성의 자존심이 걸린 최상급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최신 노트북 시장의 트렌드에 뒤쳐지는 요소를 방치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소비자의 피드백에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색역 | 최대 밝기 | 대비 | 초기 감마 | 초기 색온도 |
sRGB 100% NTSC 97% P3 100% |
386.6 nits | 무한대 (OLED) | 2.2 | 8000K |
AMOLED 디스플레이도 나름의 장점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색상 재현력과 암부 표현력(흑백 대비)이 IPS 패널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긴 하죠. 하지만 OLED 특유의 과장된 색감으로 인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오래 사용할 경우 번인(잔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 또한 존재합니다. 번인에 대해서는 삼성이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청색 소자를 키움으로써 많이 방지하긴 했는데, 그로 인해 텍스트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생겼고요.
삼성도 이런 소비자 의견을 아예 모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삼성 Settings 앱에서 과한 색상 표현을 억제시키는 차분한 색감의 sRGB 모드 프로파일도 기본적으로 제공해주고, 그나마 텍스트 가독성을 최대한 올려주는 윈도우 ClearType 기능을 기본적으로 활성화시켜놓긴 했으니까요. 하지만 하드웨어적인 문제를 억지로 소프트웨어로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속 시원하게 더 고급 디스플레이를 달아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너무 디스플레이 문제를 오래 잡고 얘기하는 것 같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FHD AMOLED 패널은 조금 더 하위 기종인 갤럭시북 NT750에 달아주고, NT950급인 갤럭시북2 프로는 QHD 16:10, 혹은 90Hz 고주사율 패널을 달아줬으면 제품의 전반적인 완성도가 많이 올라갔을 것 같습니다. 프리미엄 제품은 특정 요소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밸런스가 잘 잡혀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심지어 삼성은 자체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이 있어서 제가 방금 말씀드린 스펙의 패널을 모두 생산하고 있기까지 한데... 너무 아쉽습니다.
[ 키보드 & 트랙패드 ]
노트북이 얇아지면 당연히 키보드의 스트로크 깊이도 얕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 삼성 갤럭시북 이온 시리즈도 얕은 타건감이 큰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었죠. 그나마 작년에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로 브랜딩 되면서 키보드 타건감 부분은 많이 개선되긴 했습니다. 키 스트로크가 여전히 얕긴 하지만 구분감이나 반발력이 많이 좋아져서 밋밋하게 바닥을 두들기고 있다는 느낌은 많이 사라졌으니까요.
물론 씽크패드나 HP 엘리트북 같은 타건감이 짱짱한 비즈니스 노트북을 사용하고 계셨다면 아쉽게 느껴지겠지만, 그래도 갤럭시북2 프로의 키보드 정도면 대부분의 사용자가 적응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고는 생각합니다. 굳이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넘버패드가 압축 3열이 아닌 정식 4열 배열이었으면 좋겠다는 정도?
트랙패드도 작년 갤럭시북 프로 모델에서는 키보드덱에 힘을 주면 제멋대로 눌러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올해에는 이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릎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사용하거나 팜레스트에 힘을 줘도 의도하지 않은 클릭이 입력되는 경우는 없더라고요. 다만 삼성이 트랙패드 커서 움직임에 이상한 가속 기능을 추가한 것 같은데, 이 때문에 트랙패드 조작 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마치 맥북 시리즈 특유의 커서 가속을 어설프게 따라한 느낌이었는데, 그냥 윈도우 기본 커서 움직임 상태로 두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 스피커 & 웹캠]
갤럭시북2 프로의 홍보자료를 보면 5W급 스피커라서 음질이 좋다고 많이 강조하는데, 막상 사용해보면 그냥 평범합니다. 노트북의 두께를 생각하면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어디 가서 특출 난 스피커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정도였어요. Dolby 음장도 기본적으로 지원이 되지만 중음역대가 더 강조될 뿐, 전반적인 다이나믹 레인지나 표현력 자체가 좋아진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웹캠은 기존 720p에서 1080p로 해상도가 높아졌습니다. 요즘 화상회의 기능의 중요도가 올라가면서 웹캠의 성능도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트렌드를 잘 따라간 것 같네요. 소소하지만 웹캠이 사용자의 얼굴을 화면의 중앙에 맞춰주는 오토 프레이밍 기능이나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넣어줘서 화상회의를 자주 한다면 매력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여기에 안면인식 로그인 기능까지 달아줬다면 더 좋았겠죠...?
5. 성능 & 발열
"두께를 생각하면 정말 쿨링 성능은 엄청나다. 그런데 이걸 인텔 아크 그래픽이 다 말아먹네..."
[ 전력 & 발열 프로파일 ]
이번 삼성 갤럭시북2 프로의 성능에 대해서는 정말 풀어야 되는 얘기가 많습니다. 일단 인텔의 Dynamic Tuning Technology(DTT) 드라이버가 시스템의 성능을 과하게 억제한다는 이슈가 있는 상태여서, 수동으로 DTT가 활성화된 상태와 비활성화된 상태를 비교해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이 DTT 문제는 향후 드라이버 업데이트로 해결될 수 있지만, 리뷰 시점 기준(2022년 4월 20일) 대부분의 사용자는 기본적으로 DTT가 켜진 상태에서 갤럭시북2 프로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참고해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CPU는 28W, GPU는 25W의 전력을 깔끔하게 70도 이하의 코어 온도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경량형 노트북은 내부 전력을 20W 이상 유지하기 어려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갤럭시북2 프로의 쿨링 설계는 상당히 좋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CPU와 GPU가 동시에 부하가 걸리는 상황에서는 내부 코어 온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 CPU의 전력을 15W 이하로 극단적으로 낮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휴대용 울트라북에서는 최대 성능보다는 표면 온도나 소음 같은 사용자 편의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삼성 Settings 앱에서 "고성능" 모드로 구동해도 이런 전력 제한이 걸린다는 점은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인텔의 DTT 드라이버를 수동으로 비활성화해서 테스트해보니 CPU와 GPU 전력이 모두 28W 가까이 올라가더라고요. 물론 그에 따라 내부 코어온도가 80도까지 올라간다는 단점은 있지만, 최소한 고성능 모드에서는 이런 설정으로 구동할 수 있게 제한을 해제해두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결국 갤럭시북2 프로의 내부 설계 자체는 좋은데, 인텔의 DTT 드라이버 때문에 순정 상태에서는 최대 성능에 제한이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네요.
[ CPU 벤치마크 ]
일단 인텔의 12세대 엘더레이크 CPU의 성능은 엄청납니다. 물론 인텔 CPU의 특성상 이런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높은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쿨링 설계가 중요한데, 갤럭시북2 프로는 놀랍게도 i5-1240P CPU가 요구하는 28W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가 있었어요.
Cinebench R23과 Geekbench 5 테스트 기준으로 2021년형 노트북들에 비해 싱글코어 성능은 물론, 멀티코어 성능도 압도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인텔이 8세대부터 매번 성능 개선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데, 이번 12세대 엘더레이크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네요.
[ GPU 벤치마크 ]
그래픽 벤치마크 점수는 놀라울 정도로 높게 나왔습니다. 작년 MX450 그래픽이 달린 노트북들보다 그래픽 점수가 대폭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심지어 DTT를 비활성화하면 성능이 눈에 띄게 높아지기까지 하니까 기대가 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벤치마크 외에 실제 프로그램이나 게임 구동 시 체감되는 성능은 정말 처참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영상을 만들었으니 이걸 참고해주시고, 지금은 간단히만 요약해볼게요.
노트북에서 외장그래픽이 필요한 상황은 크게 2가지잖아요?
1) 게임을 하거나
2) GPU 하드웨어 가속이 필요한 고사양 편집 작업을 할 때
그런데 고무적인 게임 벤치마크 결과와 달리 대부분의 게임 성능 테스트는 2021년형 M450 노트북과 비슷하거나 못한 수준이었고, GPU 하드웨어 가속 기능은 대부분의 영상, 3D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에서 지원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런 호환성 문제는 향후 업데이트되겠지만, 현시점에서는 차라리 MX450 그래픽이 안정성이나 성능적인 측면에서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더라고요.
그나마 다빈치 리졸브 영상 편집 프로그램에서는 인텔의 AV1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인코딩 속도가 대략 1.8배 정도 빨라지긴 하니까 GPU 하드웨어 가속이 호환되기만 한다면 아크 그래픽도 편집 작업 용도로는 괜찮은 성능을 보여줄 잠재력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소비자가 이런 것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인텔이 완벽하게 준비해서 아크 그래픽을 출시하는 것이 맞겠죠...?
[ 게임 성능 테스트 ]
게임 성능은... 정말 처참합니다. 특히 DTT가 활성화된 상태에서는 CPU와 GPU 전력 제한이 심하게 들어가서 MX450 그래픽은 물론, Xe 내장그래픽보다도 못한 성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DTT를 비활성화하면 그나마 나아지긴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MX450에 비해서 뚜렷하게 성능이 좋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이럴 거면 그냥 MX550 그래픽을 달고 나왔으면 훨씬 나았을 건데, 아크 그래픽 때문에 갤럭시북2 프로는 내부 쿨링 설계까지 잘해놓고 성능에 대한 비난을 많이 받게 될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이런 그래픽 드라이버 이슈, DTT 비활성화 과정이 귀찮으신 분들은 차라리 갤럭시북2 프로는 조금 더 저렴한 Xe 내장그래픽 모델로 구매하는 것이 속편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벤치마크 점수만 보면 아크 그래픽의 잠재력은 분명 뛰어난데... 빠른 시일 내로 이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드라이버 최적화가 이루어질지는 장담드릴 수 없겠네요.
[ 표면 온도 & 소음 ]
고사양 작업 중 소음 | 중간 사양 작업 중 소음 | 아이들 상태 소음 | 고사양 작업 중 표면온도 |
약 47dB | 약 42dB | 35dB 이하 | 약 39도 (DTT on) 약 44도 (DTT Off) |
↓ JN테크리뷰 소음 측정 기준표 보기
성능을 제외하고 생각하면, 갤럭시북2 프로는 DTT 비활성화 상태에서 CPU와 GPU에 각각 28W 정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쿨링 성능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 소음이 47dB 정도니까 노트북의 두께와 도달 가능한 성능을 종합해서 생각하면 상당히 조용한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소음 모드에서 가벼운 작업만 하거나 아이들 상태에서는 소음이 거의 없는 수준이어서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에서 사용해도 문제없을 것 같아요.
표면온도는 조금만 사양을 타는 작업을 해도 39도 정도까지 올라가서 조금 따뜻하게 느껴지긴 하는데, 장시간 사용해도 열이 크게 누적되는 패턴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DTT 기능을 꺼서 성능 제한을 해제하면 표면 온도가 44도까지 올라가서 제법 뜨겁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6. 배터리
"노트북이 얇은만큼 배터리 용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사용하기 불편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경쟁 기종에 비하면 확실히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은 편"
[ 배터리 지속력 ]
요즘은 저전력 노트북도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서 충전기 없이 7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갤럭시북2 프로는 두께가 얇아서 그런지 배터리 용량이 68Wh로 15인치급 노트북 치고는 평범한 수준이더라고요. 화면 밝기를 300nits 정도로 맞춰서 저소음 모드로 설정하고 가벼운 블로그 텍스트 편집 작업 용도로만 사용하면 약 5시간 반 조금 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막 배터리 지속시간이 엄청 짧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충전기 없이 하루 일과를 모두 보기에는 살짝 불안한 수준이긴 하죠. 사실 삼성이 갤럭시북2 프로에 FHD AMOLED 패널을 유지한 이유 중 하나가 배터리 지속시간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아무래도 QHD 해상도나 90Hz 고주사율 패널은 배터리 소모가 더 클 테니까요.
[ 충전기 ]
충전기도 살짝 불만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작년 갤럭시북 시리즈에는 크기가 작교 가벼운 접지 PD 충전기를 넣어줘서 호평을 받았었는데, 올해 모델에는 접지 플러그를 없앴더라고요? 다행히 충전 중에 노트북 표면에 미세 전류가 느껴지는 현상은 없었지만... 작년에 호평받았던 충전기를 왜 굳이 바꿨는지 이해가 가지는 않네요.
어찌 됐건 충전기 자체는 여전히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좋습니다. 65W 규격의 USB-C PD 충전기라서 스마트폰 고속 충전 용도로 겸용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갤럭시북 프로는 꼭 PD 충전기가 아니어도 15W급 일반 스마트폰 충전기로도 저속 충전이 가능해서 가끔 충전기를 깜빡해서 집에 두고 나와도 어떻게든 응급 충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7. 기타
[ 드라이버 & 소프트웨어 ]
삼성과 LG 노트북은 초기에 쉽게 세팅할 수 있도록 드라이버 자동 설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것이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그 외에 삼성 Settings 앱을 통해서 배터리 최대 충전 용량 제한, 디스플레이 색감 변경, 성능 모드 변경과 같은 기본적인 제공을 보기 편한 인터페이스로 구현해놔서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도 있고요.
대부분의 노트북 제조사들이 이런 편의 기능은 제공해주긴 하지만 확실히 국산 노트북이 이런 인터페이스 요소들은 한국인의 취향에 맞게 잘 만들긴 한달까요?
[ 바이오스 메뉴 ]
[ 갤럭시 생태계에 대하여 ]
삼성이 최근에 강조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갤럭시 생태계입니다.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의 인터페이스를 최대한 비슷하게 통합하고 각 기기간의 유연한 연동 기능을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보면 되는데, 기본적인 방향성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태계와 관련된 기능은 말 그대로 노트북의 완성도에 있어서 부가적인 요소일 뿐이지, 주된 마케팅 포인트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어요. 오히려 삼성이 생태계를 1순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는 점이 하드웨어적인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갤럭시 생태계를 꾸준히 발전시키는 방향성은 유지하되, 하드웨어적인 완성도에 더 신경 쓰고 홍보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8. 총평
여러모로 내용이 많은 리뷰였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갤럭시북2 프로는 프리미엄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갈게요. 안타깝지만 저는 아니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 갤럭시북2 프로는 얇고 가볍다는 뚜렷한 특징이 있고, 내부 설계에도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보여서 나쁜 노트북이라고 폄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조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군이라면
1) 특정 요소만 강조하기보다는 모든 방면에서 두루 밸런스가 잘 잡힌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2) 제품의 가격이 비싸지는 한이 있어도 원가절감을 위해 타협하는 모습이 드러나면 안 되고
3) 사용자 경험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는 100~200g 정도 더 무거워지더라도 내구성과 배터리 용량, 타건감을 더 개선하고 디스플레이도 FHD AMOLED가 아닌 QHD 이상 등급의 16:10 비율로 경쟁 제품군과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아크 그래픽을 삼성의 프리미엄 제품군에 사용한 것도 실책인 것 같고요.
현재 갤럭시북2 프로 모델의 구성은 "주력 모델"보다는 "전략 모델"에 가까운 구성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어요. 극단적으로 얇고 가벼운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 이런 컨셉의 제품운 남겨두되, 삼성 노트북 라인업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진정한 "프리미엄" 모델이 등장하기를 기원해봅니다.
9. 구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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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5-1240P + 아크 외장그래픽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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