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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노트북 이야기 - 이런 노트북도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게사장(crabbyreview) 2021. 8. 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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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리뷰만 뽑아내느라 심신이 조금 지친 것 같네요. 그래서 그냥 자유롭게 아무 소리나 늘어놓는 칼럼이나 하나 써볼까 싶습니다.

 

노트북이라는 제품이 시장에 등장한 지 벌써 30년이 넘게 지났지만, 근본적인 형태는 크게 변하지 않았죠. 그런데 그 와중에 특이한 시도를 했던 노트북 모델도 분명 존재하긴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특이하거나 재미있는 노트북 모델들을 몇 개 추려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 목차 ]

 

1. 컨버터블 노트북의 진화

 

2. 듀얼 디스플레이의 도전

 

3. 변태 같은 하이브리드

 

4. 헤비급 게이밍 노트북

 

5. 특이한 쿨링 구조

 

6. 러기드 노트북

 

7. 기타

 

* 각 소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부분으로 창이 이동합니다 *

 


1. 컨버터블 노트북의 진화

 

노트북을 태블릿 형태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2in1, 혹은 컨버터블 구조는 현재까지도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많이 팔리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습니다. 요즘은 컨버터블 제품이라고 하면 거의 힌지가 360도 돌아가거나 태블릿 형태에 키보드를 부착하는 방식을 많이들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

 

2013~2015년 사이만 하더라도 아직 이런 컨버터블 노트북의 폼팩터에 대한 정의가 확실하게 내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상당히 특이한 방식으로 태블릿 모드를 구현한 노트북 모델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 델 XPS 12 (2013) -

 

델의 프리미엄 XPS 시리즈 중 컨버터블을 표방했던 모델입니다. 보시다시피 디스플레이가 프레임 안에서 360도 회전하는 구조라서 필요에 따라 조금 두꺼운 태블릿처럼 활용할 수가 있었죠. 일반적인 360도 힌지 노트북과 다른 점은, 태블릿 모드로 접었을 때 키보드가 사용자의 손에 걸리적거릴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름 실사용자 만족도도 괜찮았던 제품인데, 아마 생산 단가 때문에 단종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 IBM+레노버 씽크패드 X41 (2005) -

 

씽크패드 라인업이 레노버에게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2005년)에 나온 제품으로, 당시 노트북 제조 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미지만 놓고 보자면 2010년대에 만들어진 물건이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죠.

 

하지만 당시에 IBM 씽크패드는 황혼기에 이미 접어든 상태였고, X41 모델도 살인적인 가격 때문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데에는 실패합니다. 이 제품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던 IBM은 PC 부서를 레노버한테 매각하게 됐고요.

 


- 레노버 요가 시리즈 (2013 & 2016) -

 

2010년 이후, 레노버는 컨버터블 노트북을 360도 힌지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에 씽크패드 X1 요가 모델이 괜찮은 평가를 받으면서 "요가" 시리즈가 아예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잡기 시작했죠. 초기에 생산된 레노버 요가900 모델은 고급 시계줄을 연상시키는 "워치밴드 힌지"가 상징적인 요소였으나, 단가 문제 때문인지 현재 생산되는 레노버의 요가 모델들은 모두 일반적인 360도 힌지를 달고 나오고 있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2013) -

 

앞서 소개해드린 제품들은 제조사들이 "노트북을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제품들이었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 시리즈는 "태블릿을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 시리즈와 함께 윈도우의 터치 인터페이스를 개선하느라 힘을 많이 썼지만... 썩 평이 좋지 못했죠. (윈도우 8)

 

서피스 시리즈는 초기에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다가 3세대 이후부터는 단점들이 대폭 개선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서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7세대까지 나온 상태고요.

 


-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북 (2015) -

 

서피스 프로 시리즈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보다 실험적인 컨버터블 제품을 개발하게 됩니다. 서피스 북은 보다 노트북 형태에 가까운 컨버터블인데, 필요에 따라 상단 디스플레이만 탈착 해서 태블릿처럼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CPU와 램, SSD는 모두 디스플레이 부분에 장착되어 있었기 때문에 노트북 본체와 분리해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키보드덱 내부에는 별도의 외장 GPU가 탑재되어 있어서 하판과 디스플레이가 결합된 상태에서는 나름 고성능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녀석입니다.

 


2. 듀얼 스크린의 도전

 

요즘 스마트폰 업게에서도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유행입니다. 전반적인 기기의 크기가 큰 노트북 시장에서는 아직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단가나 기술적이 문제 때문에 흔하지는 않지만, 기기에 보조 추가 디스플레이를 달기 위한 시도는 많았습니다. 특히 에이수스가 유독 이 듀얼 디스플레이 기능에 대한 집념이 강하죠.

 


- 에이수스 젠북 프로 (2018) -

 

2015년 전후로 에이수스는 휴대용 노트북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독창적인 기능을 통해 언론의 주목을 받으려는 마케팅을 시도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2018년에 출시된 에이수스 젠북 프로 모델에는 트랙패드에 보조 디스플레이를 넣어서 앱이나 유튜브 영상을 띄울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당시에 저도 리뷰를 했었는데, 이 보조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상당히 괜찮은 노트북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XPS15의 명성에 밀려서 판매 실적이 저조했지만, 해외에서는 나름 인기몰이에 성공을 했고요. 그래서 에이수스는 이후에 이 보조 디스플레이 기능(스크린패드)을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게 됩니다.

 


- 에이수스 프로젝트 프리콕 (2019) -

 

2019년 전후의 에이수스는 어떻게든 힙한 물건을 만들겠다는 집착이 있었던 것 같아요. 컨셉 제품으로 공개했던 "프로젝트 프리콕" 모델은 아예 터치 디스플레이르 2개 합친 독특한 제품이었습니다. 평소에 터치 화면을 통해 가상 키보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 때문에 결국 양산되지는 못하고 컨셉 제품으로 끝나버리긴 했지만요.

 


- 에이수스 젠북 듀오 (2020) -

 

프로젝트 프리콕 모델의 양산을 포기한 후 출시된 제품이 바로 젠북 듀오 모델입니다. 키보드가 아예 없는 노트북은 너무 불편하니까 하판의 절만은 키보드에 할당하고 절반만 보조 디스플레이로 달아주자는 생각이었겠죠. 의외로 내부 설계도 탄탄하고 걱정했던 것보다 키보드 타건감이 나쁘지 않아서 조금 특이한 노트북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나름 인기를 얻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듀얼 스크린 기능이 신기해서 관심을 갖게 됐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전반적인 마감이나 쿨링 성능, 타건감 같은 노트북으로써의 기본기가 높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게 됐던 제품입니다.

 


- 인텔 허니콤 글래시어 (2019) -

 

에이수스가 독특한 듀얼 스크린 노트북 제품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자, 인텔도 특이한 컨셉 제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바로 프로젝트명 "허니콤 글래시어"라는 제품인데, 앞서 소개해드린 젠북 듀오와 비슷한 구조인데, 보조 디스플레이의 시야각을 개선시킨 설계라고 보면 되겠네요.

 

그런데 사진으로만 봐도 노트북의 균형이 상당히 불안정할 것 같고 생산단가도 높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결국 양산화 되지는 못하고 컨셉 제품으로만 그치게 됐습니다.


-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2020) -

* 우측 사진은 제품 개발 초기 컨셉 아트입니다 *

 

2018년부터 레노버의 씽크패드 부서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반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다양한 추측성 컨셉 아트가 난무했지만, 2020년 CES 행사를 통해서 씽크패드 X1 폴드의 최종 디자인이 공개됐죠.

 

아무래도 1세대 기기인 데다가 탑재된 인텔 레이크필드 프로세서가 너무 똥(...)이라 가격 대비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초, 그리고 현재까지 (2021년 8월 기준) 세계 유일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노트북이라는 점 때문에 저도 돈만 많다면 한대 구매해서 소장해두고 싶긴 하네요.

 


3. 변태 같은 하이브리드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컨버터블, 혹은 듀얼 스크린 노트북인 현재 노트북 시장에서 나름 주류 제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독특한 기능을 조합해서 정말 특이하지만 신기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는데,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 드래곤플라이 퓨처폰 (미출시) -

!! 주의 !!

투자비만 받고 현재는 제품 개발이 중단된 인디고고 먹튀 브랜드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소개해드리고 있으니 혹시라도 이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있다면 100% 사기라는 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드래곤플라이 퓨처폰은 2014년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에 등록됐습니다. 평소에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 2개의 디스플레이를 펼쳐서 태블릿이나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독특한 컨셉 때문에 여러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게 됐는데, 단 1개의 제품도 발송하지 않은 채로 2016년에 운영진이 모두 잠적하면서 결국 사기극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됩니다.

 

드래곤플라이 퓨처폰은 인디고고 사이트에서만 70만 달러를, 그리고 각종 투자처를 통해 총 570만 달러라는 거액을 펀딩 받았다고 합니다. 추후 이 일당은 검거돼서 캘리포니아 법정에서 20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받았다고 하네요. (관련 기사)

 


- 삼성 애니콜 SPH-9000 (2006) -

 

사실 이번 포스팅에 이 제품을 포함시킬 생각은 없었지만, 드래곤플라이 퓨처폰을 보다 보니 문득 떠올랐네요. 바로 삼성의 애니콜 부서에서 2006년에 만든 SPH-9000 모델인데, 노트북이라기보다는 당시에 유행하던 PMP에 키보드가 부착된 형태라고 보는 것이 맞겠죠.

 

저도 써보지는 않았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실사용하기 힘들 정도로 성능이 매우 떨어졌다고 합니다.

 


- 레노버 요가북 C930 (2019) -

 

앞서 소개해드린 에이수스의 "프로젝트 프리콕" 컨셉 제품과 마찬가지로 2개의 디스플레이가 부착된 형태의 노트북+태블릿 혼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키보드가 터치 기반이라는 점이 상당히 불편했었죠. 나름 고성능 햅틱 기능을 통해서 최대한 타건감을 살려주려고 노력은 했지만, 아무래도 평평한 터치 표면에서는 원활하게 타자를 치기가 힘들었습니다.

 

나름 보조 디스플레이에 E잉크 화면을 넣어줘서 전자책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고, 화면과 펜 사이에 종이가 있어도 펜 입력이 인식되는 등, 나름 활용도가 다양했지만 기본적인 노트북으로써의 사용성이 너무 떨어지고 가격마저 비싸서 잘 팔리지는 않았습니다.

 

 


- 셜록 포터블 PC (출시일 불확실) -

 

이건 저도 이번 포스팅을 위해서 자료 정리하다가 발견했는데, 셜록이라는 제조사에서 이런 컨셉의 제품을 많이 만들더라고요? 사실상 그냥 미들~빅타워 데스크탑 PC 케이스에 손잡이 하고 디스플레이, 키보드를 달아줬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 에이서 트리톤 900 & 컨셉 D7 Ezel (2019) -

 

굳이 따지자면 과거 델의 XPS 12의 회전하는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컨셉이라고 회전식 디스플레이입니다. 다만 이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모델이 고사양의 게이밍, 혹은 크리에이터 노트북이기 때문에 태블릿 용도로 사용하기보다는 영상 시청, 혹은 필기에 적합한 각도로 디스플레이를 기울일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신기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사기에는 약간 실용성에 대한 의구심이 먼저 들긴 합니다.

 


- 에이수스 ROG 마더쉽 (2019) -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 시리즈의 컨셉에 스테로이드를 먹였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에이수스가 2020년 당시 최상급 게이밍 노트북 수준의 스펙인 i9 CPU와 RTX2080 그래픽을 터치 태블릿 형태로 만들어버렸더군요. 아무래도 태블릿 형태라서 쿨링 성능에 대한 불안감이 들지만, 실사용자들의 말에 의하면 의외로 발열제어가 좋은 편이었다고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한번쯤은 만져보고 싶었지만 700만원에 달하는 출시 가격 때문에 깔끔하게 포기했었습니다.

 


4. 헤비급 게이밍 노트북

 

2010년 전후만 하더라도 게이밍 노트북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고 무거운 물건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제한된 노트북 설계에 고사양 하드웨어를 탑재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겠죠. 요즘은 노트북의 쿨링 설계나 부품의 전력 효율이 많이 좋아져서 이런 헤비급 게이밍 노트북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나름 인상적이었던 모델 몇 개만 소개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MSI GT 타이탄 시리즈 -

 

아마도 "게이밍 노트북은 크고 무겁다"는 인식을 심어준 장본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MSI의 GT 타이탄 시리즈는 매 세대마다 휴대성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최고의 사양을 탑재해주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래서 휴대성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데스크탑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출중했었죠.

 

특히 MSI GT80 모델은 노트북 중 최초로 기계식 키보드를 탑재한 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

 


- 에이서 프레데터 21X (2017) -

 

에이서에서 2018년에 작정하고 거대한 게이밍 노트북을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1000대 한정판으로요. 출시 가격이 무려 9천 달러(한화 약 1천만원)였는데, 당시 최상급 GPU인 GTX1080이 무려 2개나 SLI로 연결되어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데스크탑 PC 등급의 CPU, 기계식 키보드에 21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 과연 이게 노트북이 맞나 싶을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녀석이었죠.

 

그런데 문득 이 모델의 벤치마크 성능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3D 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기준 2만 점 정도였다고 합니다. 요즘 어지간한 200만원 전후의 RTX3070 게이밍 노트북이 그 정도 점수는 거뜬히 나오니 노트북의 성능이 정말 빠르게 발전하긴 했네요.

 


- 델 에일리언웨어 Area51m (2019) -

 

델의 에일리언웨어 Area51m 모델은 작정하고 데스크탑 PC에 사용되는 CPU와 GPU를 넣어줬습니다. CPU 소켓도 데스크탑과 동일해서 사용자가 원할 경우 추후 업그레이드까지 가능한 무식한 컨셉이었죠. 그런데 거의 4kg에 달하는 엄청난 무게에도 불구하고 쿨링 성능이 한참 부족해서 하드웨어의 성능을 제대로 뽑아내지 못해서 평가가 썩 좋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에일리언웨어 브랜드 값까지 합쳐서 가격도 엄청 비싸서... (출시 가격 기준 400만원부터)

 


5. 특이한 쿨링 구조

 

요즘은 노트북용 CPU와 GPU의 전력 효율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게이밍 노트북들은 발열 해소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특이한 설계가 많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런 시도 덕분에 현재 게이밍 노트북들의 전반적인 설계가 좋아진 것이기도 하겠죠?

 

깊게 파고들면 정말 많은 제품들이 있지만, 정말 특이한 녀석들 몇 개만 보고 가도록 할게요.

 


- 에이수스 ROG GX700 & GX800 (2016) -

 

2015년 전후의 조립 PC 시장에서 엄청 핫한 키워드가 있었습니다. 바로 "수냉식 쿨링"이었죠. 당연히 노트북에는 수냉식 쿨러를 달아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데스크탑 PC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에이수스가 특유의 똘끼로 노트북 전용 도킹식 수냉 쿨러를 달아줬습니다.

 

ROG GX700과 GX800에 적용이 됐었는데, 평소에는 노트북만 들고 다니다가 집에서는 수냉식 쿨링 시스템에 도킹을 해서 최대 성능을 활용하는... 조금 변태적인 구성이었어요. 뭐 당시 기준으로 성능은 잘 뽑아줬다고 합니다.

 


- 에이서 헬리오스 700 (2020) -

 

사실 모든 전자기기는 쿨링 구조의 원리가 단순합니다. 표면적이 넓은 물체에 열을 전도한 뒤 시원한 원소(공기/물)와 접촉을 하게 해서 열을 발산시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공랭식 노트북 쿨링 구조에서는 외부의 시원한 바람을 최대한 많이 빨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에이서는 노트북의 하단부에서만 공기를 흡입할 것이 아니라, 상단부 공간도 흡기에 활용하자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바로 헬리오스 700 모델입니다. 아예 상단부 키보드덱이 일부분 열리면서 추가 흡기구를 노출시킬 수 있는 구조인데, 직접 사용해본 결과 효과는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내부의 쿨링 구조가 사용자에게 그대로 노출되면서 소음도 엄청나다는 단점이...

 


-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X501 (2017) -

 

엔비디아가 GTX1000번대 시리즈에서 저전력 Max-Q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본격적으로 게이밍 노트북들의 경량화가 시작됩니다. Max-Q 그래픽은 일반 모델보다 성능이 조금 떨어지는 대신 발열이 훨씬 적어서 얇은 게이밍 노트북 디자인 가능해졌던 것이죠.

 

이 컨셉을 제일 잘 구현한 제품이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GX501 모델인데, 헬리오스 700과 마찬가지로 키보드덱의 공간 일부를 아예 비워서 쿨링 팬의 흡기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가 됐습니다. (순서로 따지자면 GX501이 헬리오스 700보다 먼저 나왔지만)

 

실제로 얇은 노트북 치고는 쿨링 효율이 대단히 좋아서 당시에 최고 사양인 GTX1080까지 탑재되어서 출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 삼성 오디세이 Z (2018) -

 

삼성이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던 시절,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GX501 모델을 본떠서 만든 모델입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의 설계만 비슷할 뿐, 아직 삼성은 게이밍 노트북 설계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해서인지 여러 가지 방열, 전력 효율 설계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습니다.

 

제피러스 GX501은 2.2kg에 최대 GTX1080 사양까지 감당이 가능했는데, 삼성 오디세이 Z는 2.4kg의 무게인데도 GTX1060 사양까지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또 엄청 비쌌다는...) 결국 "국산 대기업 게이밍 노트북"을 원하는 극소수 국내 수요층을 제외하면 국제 시장에서는 철저하게 외면을 받게 되었죠.

 


6. 러기드 노트북

 

러기드 노트북은 공사 현장, 군사 작전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할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어진 제품군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용할 일은 없지만 특유의 마초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디자인 보는 맛에 가끔 신제품 출시 소식을 챙겨보는데요. 애초에 러기드 노트북을 만드는 제조사도 많이 없기 때문에, 세부적인 모델보다는 제조사 위주로만 간단히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 델 래티튜드 러기드 -

 

델은 일반 소비자보다는 기업 대상의 B2B 납품에 주력하는 제조사입니다. 그래서 나름 다양한 러기드 노트북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나름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 지텍 러기드 -

 

러기드 노트북만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미국 업체입니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 내에서 군대, 경찰 기관에 주로 납품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가끔 현대 전쟁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등장하는 군용 노트북은 대부분 델이나 지텍(Getac) 제품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 파나소닉 터프북 -

 

저도 일본 노트북에는 관심이 많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파나소닉이 일본 내에서는 거의 델 수준으로 인지도가 높은 제조사더라고요. 그래서 나름 러기드 노트북 라인업까지 갖추고 있는데, 일본 내에서는 델 제품보다 오히려 선호도가 높다고 합니다.

 


- 에이서 엔듀로 -

 

에이서도 2020년 신제품 발표를 통해서 "엔듀로(Enduro)"라는 러기드 노트북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제가 알기로는 대만 제조사 중에서는 최초로 러기드 노트북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것 같더라고요. 에이서 입장에서는 대만 내수 시장만 노리기에는 수익성이 없을 것 같고, 결국 국제 시장을 노려야 될 텐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중국 시장을 노리기에는 외교 문제가 클 것이고, 미국 시장을 노리기에는 이미 델과 지텍이 버티고 있으니...

 


7. 기타

 

마무리하면서 정말 무작위로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제품을 몇 개 추려봤습니다. 어차피 현시점에서 국내 구매가 거의 불가능한 모델들이니 그냥 이런 게 있었구나 정도로만 봐주세요!

 


- 특이한 씽크패드 시리즈 : 701C & 550BJ (1990년대) -

씽크패드 701C / 550BJ

 

90년대 IBM 시절, 씽크패드는 정말 괴상한 시도를 자주 하기로 유명했었죠. 그중에서도 유난히 특이한 제품 2개만 골라보자면, 씽크패드 701C와 550BJ 모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씽크패드 701C는 키보드가 아예 반으로 갈라져서 접히는 구조인데, 나름 "버터플라이 키보드"라는 특허까지 등록된 설계입니다. 씽크패드 550BJ는 노트북 내에 간이 프린터가 설치된 모델인데, 90년대에는 프린터를 사용해야 될 일이 많았기 때문에 나름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 후짓수 라이프북 플로랄 키스 (2013) -

 

후짓수(Fujitsu) 플로랄 키스 모델은 제품 자체가 특이하다기보다는 2013년 당시 일본의 "여성상"이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예시인 것 같아서 이번 포스팅에 추가해봤어요. 공식 홍보 영상을 보면 여성 노트북 유저를 할 일 없이 카페에서 SNS나 하고 집에서는 침대에 뒹굴거리면서 핸드백 쇼핑이나 하는 이미지로 그려내서 해외 언론에서도 "불쾌한 광고(Offensive)"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만약 2021년에 이런 광고가 나오면... 정말 큰일 나긴 하겠죠?

 


- 다양한 커스텀 노트북들 -

 

미국에서는 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커스텀 노트북 시장이 형성이 잘 돼있더라고요. 커스텀 노트북 제조사는 거의 소규모 워크샵 형태로만 운영이 되는데, 부품 단계부터 제작해서 조립하는 업체와 완제품 노트북에 가죽 스킨 제작이나 도색 입히기 정도만 하는 업체로 나눠집니다.

 

당연히 세부 부품까지 모두 커스텀 된 노트북은 가격이 어마 무시하고요. (위의 이미지에서 스팀펑크 노트북은 약 75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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